홀로 지내던 정신장애인 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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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서 주변의 관심부족과 공적 서비스 부재로 인해 한 장애인이 동사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2일 오후 4시 경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에 거주하는 김 모(48, 정신장애 3급)씨가 숨져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인은 굶주림으로 인한 탈진상태서 추위 견디지 못해 동사한 것으로 추정
충북 옥천경찰서는 보일러도 안 들어오는 집에서 끼니를 챙겨먹은 흔적도 없는 것으로 미뤄볼때 지난 18일경 탈진상태의 김 씨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동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형사계 태봉무 팀장은 “부모님이 사망한 후 대전에 있는 큰 형네 집에서 함께 생활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신장애로 인해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원에 입 퇴원을 반복했고, 결국 지난 6월 경 김 씨의 고향인 동이면 외딴 곳에 집을 얻어 혼자 생활해 오던 중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동이면사무소 김진아씨에 따르면 “5개월 전에 예산에서 이곳으로 전출 왔는데, 기초생활수급권자이고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에 수당과 수급비가 지급됐다.”라며 “이곳에서 생활하시기 전에도 정신장애 때문에 시설이나 정신병원, 재활센터 등을 전전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의 생전 상황에 대한 질문에 “김 씨가 살던 곳이 이웃주민들과 떨어진 외딴 곳이기도 했지만, 주소지만 이곳에 있을 뿐 거의 집에 계시지 않았고 이웃과도 거의 왕래가 없어 김 씨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주민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지원체계라곤 '시설 입소'뿐...대책마련 없으면 제2, 3의 김씨사건 발생할 것
김 씨의 동사사건은 지역사회 내 정신장애인이 처해있는 문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재발로 인한 입-퇴원의 반복은 필연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의 모든 책임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떠안겨 진다.
사회적 시스템 내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나 가족에게의 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느끼는 심적 고통은 날이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입소시키거나,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
이런 상황은 부모 사후에 더욱 심화되는데, 형제들 역시 자신의 가정을 꾸린 상황에서 ‘피붙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떠안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지만 해결책은 ‘시설입소’뿐인 상황이다.
김 씨처럼 장애등록이 돼 있는 상태서 홀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경우에는 해당 읍 면 동사무소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하나 ‘행정업무 이외에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기 일쑤다.
지역사회에서는 그들 나름대로 ‘정신장애인은 무서운 사람’이라는 편견 때문에 어울리기를 꺼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톨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굶주림으로 인한 탈진상태서 동사’라는 참혹한 상황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지금처럼 공적기관에서의 사회 서비스 부재와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김 씨처럼 외로움과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얼어 죽는 사건은 전조에 불과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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