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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장애유형조차 모르는 복지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서 간질장애인을 정신질환자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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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부가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부랑인복지시설 입소자 중 건강상태별 현황'과 '정신질환별 현황'  
 
부랑인시설 입소자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보건복지부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부랑인 복지시설 상태별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현황에 따르면 2007년 상반기 부랑인시설 입소자는 총 7천872명으로 2005년도와 비교할 때 1천181명이 줄었으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부랑인은 입소 생활인의 거의 대부분인 7천179명인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져줬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부랑인복지시설 입소자 중 건강상태별 현황'(2007년 9월)에 의하면 부랑인 입소자 중 장애인이 2천685명으로 전체 입소자의 34.1%를 차지했으며, 세부 장애유형별로 보면 지체장애가 614명(7.8%), 정신지체가 1,624명(66%), 시각장애가 82명(3.3%), 언어장애가 142명(5.8%), 간질장애가 223명(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정부는 부랑인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조기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 자활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올 상반기 '부랑인 시설 자활프로그램 운영실적'을 보면 전체 입소자 7천872명 중 자활프로그램 참여자는 2천260명, 사회복귀 예정자가 81명으로 자활율이 1.02%에 불과해 자활프로그램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라며 "이들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국가가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간질장애인이 정신질환자?

한편 안 의원이 복지부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가 안 의원에게 제시한 '부랑인복지시설 입소자 중 건강상태별 현황'을 보면 장애인이 2천462명, 정신질환자가 3천562명, 신체질환자가 774명, 노인성질환자가 381명으로 분류했으며, '정신질환별 현황'에는 정신과 질환이 2천632명, 간질이 223명, 알코올 중독이 707명으로 구분지어 작성했다.

하지만 장애인의 종류 및 기준을 밝혀놓은 「장애인복지법」시행령 별표 1에 보면 간질 장애인은 '간질에 의한 뇌신경세포의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명시해 놨다.

아주대학교 인문사회의학과 이영문 교수는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정신장애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대표적으로 정신분열이나 조울정신병 질환이 있어야 한다."라며 "간질장애는 병력에 따라 성격장애 등 정신적 질환이 생길 수는 있지만, 간질장애인에게 모두 이러한 정신적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신질환에 간질을 포함시켜 통계를 낸 것은 잘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장애유형과 관련한 기초적인 실수를 장애인과 관련한 주무부처인 복지부에서 저질렀고, 이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그대로 인용했다. 이 자료는 별다른 수정 없이 보도자료로 만들어져 대부분의 언론매체 역시 그대로 인용해 기사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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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2007년 상반기 부랑인복지시설 입소자현황의 건강상태별 분류를 보면 ▲정상인 ▲정신질환 ▲지체장애 ▲시각장애 ▲언어청각 등으로 정리해놔 정상인을 제외한 나머지 건강상태에 있는 이들은 비정상인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표현해놨다  
 
복지부의 이런 어이없는 실수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복지부 홈페이지 내 보건복지자료실에 기초생활보장팀이 올려놓은 ‘2007년 상반기 부랑인복지시설 입소자현황’을 보면 더욱 어이없다.

이 현황표는 입소자와 퇴소자 현황, 남여 건강상태별로 입소현황 등을 정리해 놓았는데 ‘건강상태별’ 항목을 보면 ▲정상인 ▲정신질환 ▲지체장애 ▲시각장애 ▲언어청각 ▲정신박약 ▲기타로 분류해 놓고 있다.

즉 정상인을 제외한 지체, 시각, 청각, 정신박약 등은 비정상인으로 인식할 수 있게 분류해놨다. 이는 굳이 복지담당 분야가 아니더라도 ‘정상인과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역행,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할 주무부처서 저지른 실수여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힘들 듯 보인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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