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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먹을건 얼마나?

세계장애인한국대회 개최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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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DPI(장애인 연맹) 회원들의 축제 ‘제7회 세계장애인 한국대회’가 오는 5~8일까지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우리의 권리, 우리의 협약, 모든 인류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통과를 기념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방안을 나누기 위해 전세계 장애인들이 42개의 분과로 나눠져 열띤 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개막식은 세계 DPI 비너스 일레갠 의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상 메시지, 루이스 가이스예고 제1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특별위원회 위원장의 기조연설 등으로  진행된다.

또 세계 DPI 26주년을 기념해 DPI를 대표하는 26인의 손도장 기념 퍼포먼스와 축하공연, 장애관련 사진전, 장애용품 전시, 장애인 영화상영 등이 부대행사로 준비돼 있다.

대회 2, 3일차는 ‘장애인구너리협약관련 국제 모니터링’이라는 주제로 강경화 유엔부고등인권판무관 등 5명의 발제에 이어 42개의 분과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대회 마지막 날인 8일은 세계DPI 총회가 개최, 세계장애인 한국대회의 가치와 비전을 담은 ‘서울선언문’을 폐회식에서 발표하며 4일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한다.

세계DPI 와 한국DPI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 참가신청을 한 인원은 71객구 2천258명. 이중 국내 참가자는 1천523명, 해외참가자는735명이다.
이중 일본에서의 참가자가 320명으로 가장 많고, 당초 체류비 지원문제로 인해 참가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제3세계 국가에서도 80여명이 참가신청을 한 상태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거리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바탕으로 한 분과회의다.
▲권리협약 제6조 장애여성 ▲권리협약 제29, 30조 참여 ▲권리협약 제33, 34조 이행 및 모니터링 조치 ▲권리협약 제19조 자립생활 ▲권리협약 제7조 장애아동과 장애청소년 ▲권리협약 제32조 국제협력 ▲권리협약 제5조 평등과 차별금지 ▲권리협약 제10조 생명권 ▲권리협약 제8조 인식개선 ▲권리협약 제9조 접근성과 자립생활 ▲권리협약 제27조 노동 및 고용 ▲권리협약 제11조 위험상황 ▲권리협약 제28조 적절한 생활수준 등 13개 주제를 바탕으로 42개의 분과회의가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덩치 큰 행사다 보니 시작 전부터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분과회의의 국내 발제자는 대구대학교 조한진 교수를 비롯한 29명이며 해외 발제자는 13명.

국내 발제자의 경우 세계장애인한국대회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으나, 해외 발제자는 누가 어떤 주제로 발제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없다.
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와 있지만 홈페이지 분과회의 연사소개란에는 ‘coming soon'이라고 쓰여 있을 뿐 아무런 소개가 없는 상황.

분과회의 각각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소개 없이 신청을 받은 점도 아쉬움이 지적됐다.
장애인 단체 한 관계자는 “많은 국내 장애인들이 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내용이 어려워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신청서 접수당시 각 분과회의 내용에 관한 소개가 있었더라면 회의에 동참하고 활발하게 참여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장애인권리조약의 제정을 축하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프로그램과 달리, 한국 정부는 장애인권리협약만 서명했을 뿐, 비준을 위한 노력은 전무한 상태여서 대회 의미를 크게 반감시키고 있다.

세계장애인한국대회와 같은 기간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는 장애민중행동대회 측이 이번 세계장애인한국대회에 우려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장애인 활동가들의 오랜 투쟁을 통해 얻어낸 산물인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장애인권리협약 내 장애여성, 자립생활, 장애아동과 관련한 항목 삽입 등이 자칫 정부의 성과물인양 포장되고, 정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인 활동가는 “장애인 당사자 중 편의시설이 안돼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냐. 많은 불만사항이 나올 것을 입막음 하듯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 편의시설 등이 개선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하나씩 개선해 나갔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라며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돈뿐만이 아니라 편의시설 개선에 조금만 신경 쓰고 노력했더라면 최소한 대회 이후 일산지역 장애인 편의시설은 대폭 개선됐을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숙박, 편의시설, 교통편 등 이미 예견된 문제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알찬 프로그램 진행뿐.
장애인 접근권 보장이 안된 대표적인 시설 중 하나인 KBS홀에서 열리는 열린 무대가 상징하는 ‘전시행사’로 끝날 것인지, 한국의 장애인 인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는 오는 5일 드러날 것이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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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니기미님의 댓글

니기미 작성일

니기미... 세계대회라고 참가하는데 십만원내라고하네요. 40억원들이고 돈없는 장애인들한테는 10만원씩내라고하고.. 장애인단체들한테도 돈좀달라고 애걸복걸했다고 하던데... 디피아이 짭짤하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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