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대회]"내가 죽어도 아이들이 지역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었으면"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이 키우는 최길자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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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장애민중행동대회 마지막 날인 오늘,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정신지체, 발달장애인 권리쟁취! 장애인부모 결의대회’가 오후 2시에 열린다.
오늘 결의대회는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각 지역 장애인부모회 구성원들의 투쟁발언으로 채워질 계획이다. 집회가 끝난 후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참가자들이 ‘우리의 요구’를 담은 붉은 풍선을 들고 행진할 계획이라고.
<함께걸음>은 현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 중인,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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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문화회관 앞에 친 텐트들. 최길자 씨 가족도 여기서 이틀밤을 보냈다. ⓒ소연기자 | ||
남편과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들과 함께 올라와 세종문화회관 앞 텐트서 이틀 밤을 보냈다.
최길자 씨는 “장애가 심하다고 해도 내 자식들입니다. 부모된 도리를 할 테니, 국가도 국가로써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성실히 져야 합니다. 이 아이들도 국민이니까요.”라며 정부의 책임을 촉구했다.
최 씨는 경배(9, 발달장애 1급)와 찬양(7, 발달장애 1급)을 10여 년간 키웠지만, 앞으로 10년은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경배와 찬양이는 현재 1시간에 2만 3천 원씩을 내고 언어치료와 동작치료 교육을 일주일에 두 번 받고 있는데, 석달치 교육비가 대략 1백만 원 든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최 씨에게 이런 사교육비는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장애 정도에 따라 여러 치료교육이 필요합니다. 승마, 수영, 미술 등... 돈만 있으면 다 시키고 싶지요. 하지만 교육비가 승마는 하루에 5만 원이고, 수영은 40분 수업에 2만4천 원이나 합니다. 우리 형편으로는 꿈도 못 꾸지요.”
지적장애가 있는 아동을 둔 부모들의 고통 중의 하나는 바로 부모 사후에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최 씨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막힌다고 했다.
“부모가 있을 때는 어쨌든 끌어안고 돌보지만, 부모 죽으면 우리 애들을 어떻게 살지...맘 내키면 시행하고, 또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불안한 복지 정책보다는 법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미래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최 씨는 “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최 씨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지적장애인의 인권과 자립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과 장애우 연금이다.
“제가 죽어도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역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이 아이들의 연금과 수당을 정직하게 관리해 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으면...그게 제가 바라는 단 한 가지 소원이에요.”
인터뷰를 마치고 최길자 씨는 경배와 찬양이를 불러들여 품에 안았다.
작성자최희정 기자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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