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타오른 함성, “87년 6월은 계속된다” > 기획 연재

서울 거리에서 20년 전 민주화를 향한 ‘6월항쟁’의 뜨거웠던 열기가 재현됐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준) 등으로 구성된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민간조직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범국민 대행진’을 선포하고 명동성당 앞까지 행진한 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가협,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 여러 시민단체와 각계각층의 시민 400여명이 참여해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정오에 6월 항쟁의 서막을 알렸던 성공회 성당의 종소리와 자동차 경적소리가 울려 퍼지며 시작된 행사는 대학생 새내기에서 회사원, 주부에 이르기까지 각계 시민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또,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의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범국민 대행진’ 선포와 함께 시작된 행진에서는 20년 전의 역사적 사건을 되새기고자 87년 6월항쟁 당시를 재현하는 여러 가지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남대문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행진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FTA 저지, 한반도 평화 실현, 실질적 민주주의 완성 등 현재의 사회적 의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실천적 의미로 “호헌철폐,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1987년 당시 펼쳐든 태극기 앞으로 웃옷을 벗은채 '최루탄을 쏘지마라'고 외치며 달려간 청년을 기리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또 87년 당시 거리로 나온 신부와 수녀, 넥타이 부대, 통치마에 밀짚 모자를 눌러쓴 농촌 아주머니, 안전모를 쓴 건설 노동자 등도 재현됐고, 건물 옥상에서는 호외를 뿌리는 시위자들의 모습도 재현됐다.

퍼포먼스의 뒤를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민중 생존권 쟁취', '노점상 탄압 중단' 등 시민들의 요구를 담은 만장이 뒤따르기도 했다.

오후 2시 명동성당 앞 기념식에선 '상생, 평화, 연대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자'는 제목으로 ‘87년 6월항쟁 20주년에 즈음한 시민사회단체 공동선언문’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