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다가 몇 년, <br>그러다 죽으면 억울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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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성질환, 병명 아는데도 몇 년씩 걸려
만약 진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는 심각한 징후가 계속 된다면, 어떤 노력 먼저 하게 될까.
사람마다 질환마다 다르겠지만, 병명이 뭔지, 어디서 진료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부터 찾을 것이다.
희귀난치성질환은 치료가 어렵고 평생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병세가 악화되기 전에, 초기에 진단을 받고 의료 처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 희귀난치성질환인이 처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작년 8월 장향숙 국회의원(열린우리당)이 국내 희귀난치성질환인 5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겨우 37.3%만이 1년 이내에 확진을 받았단다. 확진에만 5년~10년 이상 걸렸다는 비율도 21.2%나 된다.
정부의 의료비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61.5%가 자발적인 환우모임을 통해서 접했고, 공공기관에서 알려줬다는 사람은 겨우 4%였다. 17.5%의 환자는 지원사업 존재 여부조차 아예 모르고 있었다.
61.5%의 환자들이 오진 경험이 있고, 그 횟수가 3회~11회 이상인 사람이 무려 39.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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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난치성질환센터 홈페이지 | ||
WHO가 규정한 희귀난치성질환은 6천여 종,
정부가 체계화한 질환은 2백여 종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유일한 정보 체계는 2004년에 시작한 ‘희귀난치성질환센터(http://helpline.cdc.go.kr’, 이하 센터)가 있다.
의약품 관련해서는 2000년에 시작한 '재단법인 희귀의약품센터(http://www.kodc.or.kr)’를 들 수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센터 홈페이지에는 희귀난치성질환 203종에 대한 정보가 정리돼 있다.
전국 75개 병원과 254개 전문과가 이 홈페이지에 등록돼, 질환과 병명을 적으면 관련 병원을 검색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 거점 병원으로는 충청권에 충남대병원이, 호남권에 화순전남대병원, 경상권에 인제대 부산백병원을 소개하고 있다.(07년 5월 현재)
그리고 대표적인 관련 민간단체로는 ‘한국 희귀․난치성 질환연합회(www.kord.or.kr)’와 ‘한국희귀질환연맹(www.kard.org)’이 있다.
전문 시스템 부재, 이중의 고통 짊어지게 해
희귀난치성 질환과 관련해 소개할만한 현 정보 체계는 이 정도 뿐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병명을 확진 받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의료정보가 체계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기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희귀난치성질환은 6천여 가지인데, 정부는 겨우 200여 종을 질환별로 체계화했을 뿐이다. 그러니 이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의료정보를 제공받을 곳조차 없다.
희귀난치성질환을 전공한 전문의도 거의 없다.
이에 대해 백혈병환우회 강주성 대표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전공한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예를 들어 혈관기형 질환 치료가 가능한 곳은 서울 S병원 뿐이다. 이 질환자들은 진료를 선택할 권리도 없다. 선택은커녕, 여기서 진료 받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라며 “특정 질환을 전공한 의사들을 최소한 주요 대도시에는 포진할 수 있게 키워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희귀난치성질환인에게 종합적인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토대가 미약하다.
2000년도 초반에 들어서 관련 전문센터를 만들고, 질환별로 분류해 정보는 축적하고는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
희귀난치성질환에 관련된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질환별로 당사자들의 현실이 어떤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질환별로 섬세하고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희귀난치성질환은 유병인구가 적어서 의료시장에서도 외면당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련된 연구나 치료제 개발 등에도 적극적인 나서야 한다.
희귀난치성질환은 누구든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할 수 있고, 발병하면 평생 병과 싸우며 견뎌야 한다.
병에 걸린 것도 억울한데, 무슨 병인지,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서 헤메다가 치료 시기까지 놓친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이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당사자에게 정보 제공만 된다면 당하지 않아도 될 사회적 차별이다. 발병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이들에게 적어도 이중의 고통을 주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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