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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민주화 투쟁! 더디지만 올곧은 투쟁!

끝나지 않은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 2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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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시작한지 2년이 되었다.
당시 복지부지침을 무시한 이완수 관장의 장기집권에 반대해 정립회관의 장애우 이용자들과 노동자들이 231일의 점거농성을 하였고, 광진구청의 중재로 이완수 관장의 퇴임을 약속받고 농성을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중증장애우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이완수 관장을 이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정립회관 사태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730일의 현재진행형이 되었다.
최근 정립회관의 공채로 뽑은 새로운 관장이 임기를 마치지도 못하고 강제사직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사건에 대해 공대위는 서울시에 특별감사를 요구하였고, 담당관청인 광진구청이 조사를 했지만, 오히려 사태를 은폐시키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관장을 포함한 5명의 직원들이 집단 사직했고, 아직도 정립회관의 '관장'자리는 비어있다. 하지만, '관장' 자리에 곰두리봉사회 사무총장이자 한국소아마비협회 법인사무총장인 백 모씨가 온다는 얘기가 돌면서 정립회관은 365일, 24시간 혼란에 빠져있다.

정립회관은 1975년 설립된 최초의 장애우 이용시설이자, 2000년 중증장애우의 자립생활이념을 최초로 보급한 곳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정립회관은 장애우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로 그리고 시설중심의 복지정책이 아닌 자립생활정책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게끔 만드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그 어느 장애우 시설에서도 못했던 큰 흐름을 만듦으로써 중증장애우 당사자에게 정립회관은 여느 복지관과는 다른 의미를 갖게 하였다.

그러나, 정립회관은 단지 미국과 일본의 선진문물을 전하는 수입상의 역할을 했을 뿐, 여전히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손에 의해 움직였다. 그래서 정당하게 투쟁했던 장애우들은 그곳에서 더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함께 했던 조합원들은 해고와 징계와 그리고 승진 등에 있어 각종 불이익과 차별을 감수하고 있다.

정립회관은 사회복지의 국가책임을 대신 처리하는 대가로 막강한 권력을 부여받아, 회관을 이용하는 장애우에게 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그리고 시설장에 반대하는 장애우 이용자들과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더 이상 서비스를 받을 수도 일할 수도 없도록 만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자신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정립회관의 감독관청인 광진구청만 봐도 지자체가 사회복지의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립회관 문제는 단순히 한 시설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최대의 수용시설을 자랑하는 은혜원, 문혜원을 운영하는 성람재단은 총 13개 시설에서 1년에 100여 억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그런데, 그 13개 시설에 중 한 시설에서 27억의 공금을 횡령한 조 이사장이 구속 전에 이사직을 자기 아들에게 주고, 이사장직은 자신의 친구에게 넘겨주었다. 법적으로 보면 성람재단은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 씨가 구속된다고 해도 그 뿐, 시설에서 일어나는 생활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각종 비리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더 이상 복지시설이 시설장과 법인의 사유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시설로 가는 복지예산을 장애우 당사자에게 돌려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복지관은 당사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정립회관 민주화투쟁은 곧 이 사회의 잘못된 장애우 정책에 맞서는 투쟁이며, 장애우가 주체가 되기 위한 투쟁이다. 오늘도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은 이를 위해 한걸음 더 전진하고 있다.
글 깡이 (정립회관민주화를위한공대위 활동가//access.jinbo.net/jeongnip)
작성자깡이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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