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여성장애우 대표들 청와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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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전국의 여성계인사 2백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 간담회가 진행됐다. 연극인 손숙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여성계와 대통령과의 간담회 사상 처음으로 각 영역별 여성장애우대표들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여성장애우 문제를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여성장애우측 인사로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예자 여성국장을 비롯하여 한국맹인여성회 이낙영 회장, 한국농아복지회 박우엽 부녀부장, 제주도 지체장애인협회 류진의 여성부장, 여성장애우모임 ‘빗장을 여는 사람들’ 이미자 회원 등이다.
이들 여성장애우 참가자들은 2층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오르기 위해 대통령 전용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장애우편의시설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데서 오는 특혜(?)를 받기도. 또 이날 간담회에는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다리 부상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완쾌된 모습으로 참석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은 “아내가 쾌유된 모습으로 동석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새로 구성된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의 윤후정 위원장은 “21C를 선도할 여성인력을 적극 개발하는데 주력 하겠다”는 인사말로 말문을 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위기 속에 대통령 직을 수행하게 된 어려움을 토로하고, “모두가 노력하면 내년에는 IMF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덧붙여 김 대통령은 또 “20세기는 경제·군사의 시대로 남성 위주의 시대였으나 다가올 21세기는 정보·문화의 시기로 여성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며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인사말에 이어 식사와 함께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에는 호주제 철폐, 여성실업대책마련,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의 여성할당제 이행 촉구 등에 대한 내용이 건의됐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이러한 여성계의 민감한 여성관련 정책사안에 대한 답변을 평소의 여성에 대한 철학이나 주변 일화 등 특유의 달변으로 슬쩍 피해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에 대해 새 정부의 여성정책에 강한 기대를 걸었던 참가자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여성장애우측 참가자들도 여성장애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 정부의 복안, 특히 결혼한 여성장애우에 대한 출산·육아 및 가사지원서비스를 국가 차원에서 시행해줄 것을 건의하려 했다. 그러나 시간관계로 발언할 기회를 얻지 못해 참가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얼마 전 검정고시에 나란히 수석등 상위합격 성적을 기록한 중증장애우 장욱, 장훈 군의 어머니인 엄영순 씨가 참여하여 관심을 모았다. 엄씨는 장애우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능력 있는 장애우가 많은데도 우리 사회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가 너무 힘들다. 이들이 일할 기회를 갖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정부가 장애우고용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나 역시 장애우라 장애우 문제에 무엇보다 관심 많다. 앞으로 정부부터 솔선하여 장애우 고용의무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통령의 장애우문제에 대한 관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성장애우문제가 언급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지 않아 모처럼 여성계의 한 자리를 차지한 여성장애우 참가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글/ 박숙경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여성국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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