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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은 왜 인권위에 갔을까?

시각장애인 여론 수렴없이 신권지폐 제작...사실상 점자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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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폐가 나오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새 지폐에 대한 시각장애인들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새 지폐에 무용지물인 점자는 뭐 하러 넣었나’ 라는 문제 제기다.

화폐는 국민모두가 보편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시각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제대로 화폐를 사용할 수 없고 또 화폐 때문에 경제적인 피해를 입는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미 시각장애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실제로 새 지폐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남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시각장애인 정보통신망 넓은 마당을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각장애인들이 혼자서 지폐를 구별하는 방법이 없어서 새 지폐를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사결과 지폐의 액면가를 구분하지 못해서 손해 본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설문 응답자의 80%에 이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고, 또 조사 결과 ‘새 지폐의 점자 표기 식별이 가능 하느냐’ 라는 질문과 ‘점자 표기가 개선됐느냐’는 각각의 질문에 시각장애인들의 대다수가 ‘잘 모르겠다’,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변해서 새 지폐에 대해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설문조사와 별도로 취재 결과 가경 택시 요금으로 2천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지폐 식별이 불가능해 1만1천원을 지급해서 경제적인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있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지폐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은 누군가 옆에서 지폐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시각장애인도 지폐 분류가 가능하지만 옆에 사람이 없는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은 지폐 분류가 불가능해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은 한 목소리로 지폐 사용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지만 지폐 발행처인 한국은행은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혀 시각장애인들이 인권위에 제소 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은행은 본지에서 보도한 대로 현재로서는 시각장애인들의 문제 제기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은행은 시각장애인들의 화폐 식별을 위해 점자를 더 볼록하게 하면 잉크가 번져 지폐를 훼손시킬 위험이 있으며, 현금인출기에서 작동오류를 발생시킬 확률이 크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런 한국은행 측의 답변에 대해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들의 지폐 사용 권리보다 현금 인출기 오작동이 더 중요하냐면서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우선 아주 쉬운 얘기지만 지폐는 모두가 보편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현 지폐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구분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고, 두 번째는 절차 문제를 들 수 있겠다. 이 문제는 지폐 발행처인 한국은행 측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기술상 어려움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다면 당연히 한국은행은 새 지폐를 발행하기 전에 시각장애인들을 상대로 한 공청회나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렇지만 한국은행은 고작 대전맹학교 교사 몇 명에게 새 지폐를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으니 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시각으로 인지하는 인쇄 방식으로 점자를 찍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촉각으로 인지하라고 강요하는 문제. 새 지폐가 나오면서 구권 신권 합쳐 지폐 종류가 여섯 종류로 늘어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지폐를 구분하는데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문제, 이런 문제들을 시각장애인들은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인권위가 어떤 판정을 내릴 지 지켜볼 일이다.
작성자이태곤 기자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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