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장애아도 국내입양해야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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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장애아가 가는 곳으로는 장애우 시설 말고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는 방법도 있다.
장애아시설에서 아무리 잘 보살펴준다고 해도 보육사 1명이 장애아동 10명을 보살피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비록 친부모와 친형제는 아니지만, 부모와 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으로 입양돼서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것이 아동의 입장에서는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버려진 장애아동 중 입양되는 아동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96년도 입양실적을 보면 요보호대상 아동 4천9백51명 중 한 해 동안 입양된 아동은 3천3백9명이고, 장애아동은 9백5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중 국내 입양장애아가 17명, 국외 입양 장애아가 9백35명으로 전체 입양 장애아 98.2%가 국외로 입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육아동과 송영엽 씨는 “핏줄을 중시하는 유교적인 전통으로 인해 국내 입양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고아수출 1위국’이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다방면으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자원 활동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좀 더 국민의식이 성숙하면, 국내입양도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입양을 꺼리는 국내정서와 함께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안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장애아 입양은 1년에 17명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홀트사회복지회 후원홍보과장 김경주 씨는 “보건복지부에서는 국가의 국제적 이미지 차원에서 지난 92년 이후 국외입양을 자제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낸 적이 있지만, 국민 정서가 아직까지는 장애아를 입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인종차별과 같은 어려움도 있지만 장애우 정책이 안정적이고 입양절차가 공개적인 외국으로 입양을 가 재활에 성공한 장애아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서뿐만이 아니라 열악한 장애우 복지 수준이야말로 국민들이 국내입양을 회피하는 근본원인임을 꼬집었다.
한편 입양기관 중 유일하게 국내입양만을 주선하고 있는 성가정입양원은 지난 해 1백47명의 장애아를 입양시키는 성과를 올렸다.(전체 입양아 1천40명) 그 비결이 무엇인지 성가정입양원 김영화 원장에게 들어보았다.
“처음엔 대부분 장애아를 입양하는 것을 꺼려하죠. 그래서 장애아를 자주 보고 접하는 게 중요한데, 한 방법으로 장애아를 입양하는 대신 얼마 동안 위탁 가정에서 아이를 기르도록 하죠. 보통 짧게는 1년서 길게는 3년 정도 아이를 기르는데, 그 동안 아이와 정이 든 위탁모들이 입양하곤 합니다.”
위탁가정이란 입양기관에 맡겨졌지만, 쉽게 입양이 안 되는 아동을 위탁가정에서 일시적으로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는 1965년부터 시행했고, 현재 서울에만 약 3백 가구의 위탁가정이 있다. 그리고 입양한 장애아동이 장애우수첩을 발급받으면, 입양가정에서는 매달 10만원의 양육비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자녀 양육비를 받고 있는 장애아 입양가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양육비 10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입양 후에 장애우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대부분 등록을 안 하고 있죠. 또 장애우 판정을 받으러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는 동안 아이를 입양한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는 것 또한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한 해 이 기관을 통해 장애아를 입양한 가정 중 장애우 등록을 한 사람은 단 2명 뿐이라고 김 원장은 말했다.
버려진 장애아의 마지막 희망이랄 수 있는 입양이 역시 장애아를 입양한 가정에서 떠맡아야하는 경제적·심리적 부담 속에서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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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입양현황 (단위: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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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
’91 |
’92 |
’93 |
’94 |
’95 |
’96 |
|
국내 국외 |
1,241 2,197 |
1,190 2,045 |
1,154 2,290 |
1,207 2,262 |
1,025 2,180 |
1,229 2,080 |
|
계 |
3,438 |
3,235 |
3,444 |
3,469 |
3,205 |
3,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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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발생유형별, 상태별 현황 (단위: 명) |
||||||||
|
구분 |
계 |
성별 |
발생유형별 |
상태별 |
||||
|
남 |
여 |
미혼모 |
기아 |
결손가정 |
비장애 |
장애 |
||
|
국내 국외 |
1,229 2,080 |
538 1,180 |
691 900 |
906 1,916 |
271 26 |
52 138 |
1,212 1,145 |
17 935 |
|
계 |
3,309 |
1,718 |
1,591 |
2,822 |
297 |
190 |
2,357 |
952 |
*자료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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