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우의 성폭력관련 서비스 지원체계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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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대안 논의
우리사회에서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여성장애우에 대한 성폭력을 방지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개입과 지원서비스 체계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6월20일 한국여성장애인연합(상임대표 이예자) 주최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방지 서비스 전달체계 마련을 위한 간담회”는 여성장애우 성폭력과 관련하여 원론적인 문제제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피해자를 위한 상담, 법적, 의료적 지원체계와 사후 관리 체계 등이 모색되고,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대안들이 함께 논의되는 자리였다.
이번 간담회는 여성장애우 전문 성폭력상담소가 문을 열고, 여성부가 여성장애우에 성폭력과 관련된 정책안을 내놓는 시점에서 개최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강릉의 K양, 부산의 Y양, 장흥의 초등학생 자매, 서울의 L양 등 일련에 드러난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사건에 대해 여성장애우단체, 장애계, 여성계가 공동 대처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여성장애우 전문 성폭력 상담소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올해 들어 부설로 서울, 부산, 대구, 전주, 청주 등 5개 지역에 여성장애우 전문 성폭력상담소를 개소하였다. 또한 여성부는 2001년 중점 추진과제 중의 하나로 여성장애우 성폭력피해상담소 지정 및 설치 운영에 관한 안으로 여성장애우 전문상담소 7개소 운영, 지정상담소 16개소(일반 성폭력상담소) 지정, 여성장애우 상담강화를 위한 상담원 전문교육 실시 등을 내놓았다. 이처럼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방지에 대한 대안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흐름 속에 이번 간담회는 전문가와 관련단체 종사자들이 함께 참석하여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방지 전달체계에 관하여 앞으로의 발전방향과 합리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안들이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였다.
먼저 이번 간담회의 주제발제를 한 서울여성장애우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은 여성장애우 성폭력에 대한 대책과 사회적 지원체계는 매우 미약한 실정으로 피해자들의 장애유형별 특성에 맞는 개입을 할 수 있는 전문 성폭력상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전문상담소의 과제에 대해서는 첫째, 여성부와 지자체는 전문상담소 지원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둘째, 전문상담소의 역할이 정립되고 이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하며 셋째, 점차 전국의 16개 시도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전문상담소가 설치, 운영되어야 하고 넷째, 전문상담소는 장애우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지원 체계망 구축의 구심점이 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장 소장은 현재 여성부가 전국 16개 도시 일반 성폭력상담소 중에 장애우성폭력피해 상담소를 지정하는 안을 마련하고 현재 각 지자체별로 지정상담소에 대한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인데, 이를 지정할 때 합리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지정 상담소의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지정상담소에서 여성장애우 담당자들은 필수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장 소장은 여성장애우 성폭력 상담강화를 위한 상담원 전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전문상담원 양성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현실적으로 피해상담을 하면서 피해자 보호시설 즉 쉼터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여성장애우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지원을 하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고 여성장애우 성폭력피해자의 경우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장애진단에 따른 비용, 증거채취비, 검사비, 진단서 발급비, 치료비 등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매우 커서 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요청되며 여성장애우 피해자는 법적인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피해자 가족들도 저소득층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법적 지원 능력이 미약한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요청된다고 언급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단체들 간에 반드시 네트워크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 소장은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장기보호시설의 필요성, 사회복귀 시설의 활성화, 그리고 사회복지제도의 마련 등을 강조하고 성폭력 예방을 위한 과제로는 전문가 집단 양성,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여성장애우 성문화 연구모임 활성화 등을 들었다.
성폭력 피해방지 전달체계,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 필요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양혜경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소장은 여성장애우 전문 성폭력 상담소가 개소한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여성장애우 폭력 문제에 대해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룬 결과라고 전제한 뒤 전문상담소에 대한 차별적인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행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정황검사비 지원은 지역의 성폭력상담소를 통해서 지원이 가능하지만 장애우의 경우는 지역에 상관없이 어느 지역에서나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책임간사는 피해 여성이 치료 후에 다시 성폭력의 무력한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지원과 여성장애우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인영 한국장애우단체총연맹 간사는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서비스 전달체계 전문화 방안으로 전문인력 양성, 종합적 지원이 가능한 지원체계 마련, 사회복귀 프로그램 및 자원마련, 각 사회단체의 네트워크 구축, 전문적인 조사, 연구 등을 제시하였다.
정순교 강릉여성의 전화 회장은 강릉의 K양 사건에 대해 여성계, 장애계 등 관련 시민단체가 함께 연대하여 대처하였기 때문에 이 문제를 우리사회에 이슈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하고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기영 서울시 여성정책관실 여성복지 팀장은 현재 기존의 보호시설(쉼터)로는 여성장애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개입이 어려우므로 특화된 쉼터가 상담소와 연계한 사업의 일환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의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정제숙 여성부 폭력방지과장은 여성부 안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 관련단체들에서 전문상담원 교육 프로그램 등 좀 더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일선의 성폭력상담소 종사자, 장애우·여성단체 실무자 등 70여명이 참석하여 우리사회에서 여성장애우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계기로 여성장애우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환기되고, 상담·의료적·법적·사후관리 등 적절한 서비스 지원체계가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조 옥(서울여성장애우 성폭력상담소 상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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