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장애우 운동의 현주소(2)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특집] 한국 장애우 운동의 현주소(2)

기고:일본과 독일의 부모운동에서 배우자!

본문

    일본 및 독일의 부모회 운동과 우리나라의 부모회 운동을 살펴보면 많은 공통점과 함께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일본과 독일의 부모회는 시종일관되게 "우리 아이들"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연대의식을 고취하고 있으며
둘째, 장애종류 및 정도에 따라 각기 욕구에 따른 개별조직을 갖고 있지만 궁극에는 연합을 통한 부모회 활동으로 부모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 부모운동은 회원들의 책임과 열정으로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라는 연대의식의 부족으로 유사한 조직들이 연계 없이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 효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제는 우리 부모회도 이러한 연대의식을 통해 각각의 부모회가 독자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연합하여 대단위의 이익단체로서 정치적인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독일의 장애우 부모운동>
독일의 전체가정의 대략 3% 정도는 장애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과 양육으로 인한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자각하면서 장애우에 대한 열린사회, 그리고 연대의식을 가진 사회를 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모회 조직을 통한 적극적인 부모운동은 당사자가 자신의 욕구와 요구를 표현하는데 제한이 있는 정신지체장애우 부모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독일 정신지체 장애우의 수는 42만명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수는 대략 18만 5천명에 달하며, 이들의 85%(대략 16만명)는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반면에 성인의 경우 60%정도(14만명)가 부모나 다른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지체 장애우의 수는 12만명 정도이다.
 독일정신지체인부모회 Lebenshilfe는 1958년 15명의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모토아래 전문인들과 함께 스스로 그들의 자녀를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현재 12만5천명의 회원(대다수가 정신지체 장애우의 부모, 가족 그리고 당사자)은 542개 지역 및 지구협회와 16개 주협회에서 3,000여 개의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42만명 정신지체 장애우중 15만명의 아동,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이 Lebenshilfe에서 2만여명의 무보수 명예직인 부모들과 2만5천명의 전문 종사자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고 있다. 부모회의 역할은 재단으로서 전 시설운영비의 10 - 20%를 지원하기 위해 홍보, 후원사업에 전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그들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 인식개선과 차별금지를 위한 관계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부모회는 사실상 1960년의 연방사회복지법, 1969년 직업촉진법 그리고 1975년 중증장애우법 제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1990년대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장애우 복지에서 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하였다. 이 부모회 회원들은 자신들을 "희망 없는 영원한 투쟁자"로 자처하면서 공동의 목표인 "우리들의 자녀"를 위해 정부와 전문인력을 향한 끊임없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독일정신지체인부모회는 이익단체자치생활협회(ISL)와 함께 정신지체인의 적극적인 자립생활운동인 People First를 지원하고 있으며, 독일 전역의 43개의 장애우 자조, 및 자치단체와 함께 독일장애우협의회(DBR: Deutsche Behindertenrat)를 조직하여 1999년 "일치(화합)와 자치"라는 모토아래 장애우 자조단체의 사회참여와 자조의 원칙을 정관으로 만들고 2003년 대규모집회를 개최하였다.

<일본의 장애우 부모운동>
일본의 부모운동은 1950년에 그 싹이 텃으나 전국 각지에서 탄생하여 급속하게 확대된 것은 1960년대에 들어와서부터 이다. 이는 「회(會)」라는 하나의 조직을 구성하여 실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큰 조직은 전일본정신박약자육성회(全日本精神薄弱者育成會)와 전국지체부자유아부모회연합회(全國肢體不自由兒父母の會聯合會)로 그 설립취지와 조직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일본정신박약자육성회(全日本精神薄弱者育成會)(이하 육성회)는 1952년, 동경에 지적장애를 키우고 있는 3명의 어머니가 우리 아이의 행복을 기원하며 시작하였다. 그 후, 이 운동은 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넓게 펼쳐져 50년이 경과한 지금에는, 전국에 30만의 회원을 갖고 있는 큰 조직으로 발전하였다. 최근에는 정상화의 고조로 많은 장애우와 자원봉사자도 이 운동에 참가, 국민적인 운동이 되었다. 모든 도(都)도(道)부(府)현(縣), 및 시에서도 각기 육성회가 조직되어, 그 연합체가 동경에 있는 전일본 데오쯔나구 육성회(全日本手おつなぐ親の會)이다. 이 육성회는 자녀를 대신하여 대정부 및 사회에 강력한 발언을 하고, 동시에 일본정신박약자애호협회, 전일본특수교육연구연맹의 이른바 「정박3단체」의 중추수단으로 하여 전국적 조직의 국민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국지체부자유아 자부모회연합회(全國肢體不自由兒父母の會聯合會)(이하 연합회)는 지체부자유아관계의 최대의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부모회로 1950년대에 시작하여 1960년대에 급속하게 성장 발전한 부모의 운동조직 중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이 시기는 전후의 혼란상태가 수습되면서 권리의식이 확립되어 당시의 부족한 복지정책을 높이기 위해 부모가 스스로 부자유아의 교육에 일치단결하여 사회나 정부에 발언해야한다는 자각이 높았던 시기였다. 그러나 각자의 소규모 조직이나 활동으로는 그 성과도 자연히 한계가 있으며, 전국적인 조직에 의한 강력한 운동을 전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1958년 지체부자유 자녀의 부모모임에서 "부자유아 시설이나 양호학교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므로 전국의 부모의 힘을 모으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발언에 크게 공감을 일으키어 1961년 각지에 퍼져있는 부모회가 결합하여 전국조직인 연합회의 발족을 이루게 되었다. 연합회는 육성회와 병합하여 일본의 대표적인 부모회가 됨과 동시에 그 이후에 탄생하는 많은 부모회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1961년 연합회의 결성에 잇달아 1962년에는 언어발달장애와 그 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의 열의로 전국언어장애아 부모회, 1963년에는 심신장애특유의 의료서비스 욕구를 배경으로 심장병 어린이 부모회, 선천성이상아부모회(후에 아이들의 장래를 열어주는 부모회로 바뀜), 심신장애아를 둔 형제자매회가 결성되었다. 1964년에는 현대의학으로도 발생원인이나 차료법이 불가능한 진행성근위축증아를 준 부모회가 만들어졌으며, 그 해에 전국중도심신장애아부모회가 결성되어 아동복지법, 신체장애자복지법에 의한 설치된 시설체계에 중도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을 수용할 수 없으므로 입소할 수 있는 시설설립과 중도장애아에 대한 시책마련을 촉구하기위해 결성되어 특별아동부양수당제도, 국립요육소의 설치 등 그 운동과정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그밖에 1965년 전국정신장애자 가족회, 1967년 자폐증아 부모회, 1969년 풍진에 의한 농아부모회 등 각기 목적에 의하여 결성되었다. 이같은 많은 부모회가 결성된 이유는 각각 부모가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욕구의 특성과 요구가 조직을 통하여 그 성과가 빠르기 때문에 공통의 니드를 가진 부모들이 그 개별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장애별 단체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의한 부모들의 권리의식이 성장하면서 절실한 자녀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이러한 개별화된 조직에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고, 보다 강한 연대감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여 합쳐진 단체간의 조직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1965년 전국사회복지협의회안에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심신장애아 관계단체의 연결제휴를 측정하고 필요한 대책을 실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심신장애아복지협의회가 설치되었으며, 1966년에는 부모의 단체만의 협의회인 전국심신장애아부모연합회가 발족되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일본 및 독일의 부모회운동과 우리나라의 부모회 운동을 살펴보면 많은 공통점과 함께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일본과 독일의 부모회는 시종일관되게 "우리 아이들"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연대의식  을 고취하고 있으며,
둘째, 장애종류 및 정도에 따라 각기 욕구에 따른 개별조직을 갖고 있지만 궁극에는 연합을 통한 부모회 활동으로 부모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부모 운동은 회원들의 책임과 열정으로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라는 연대의식의 부족으로 유사한 조직들이 연계 없이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 효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제는 우리 부모회도 이러한 연대의식을 통해 각각의 부모회가 독자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연합하여 대단위의 이익단체로서의 정치적인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글 유병주(서울시그룹홈지원센터소장)

작성자유병주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