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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또다시 낙하산 인사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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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공단)의 낙하산 인사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본지 4월호를 비롯, 언론과 장애우계의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낙하산인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공단은 5월8일자로 12명의 경력직원을 특별채용하면서 해군대령 출신의 서아무개씨를 1급인 교육훈련부장으로 발령하고, 다수의 노동부 퇴직 공무원 출신인물들을 채용하는 등 낙하산인사를 단행해 공단 노조(위원장 최현숙)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공단 노조는 이번 공단인사를 "고위간부 채용에 여전히 공단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하위직 특채
에서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경력직간에도 일관성 있는 원칙이 결여되었다"고 주장하며 "묵과할수 없는 파행 인사"라고 규정지었다.

  공단 노조는 이어 5월 11일, 12일 이틀간에 걸쳐 곽직하 기획관리이사 방과본부 9층 로비에서 항의 농성을 벌였다. 농성을 벌이면서 노조는 △간부 채용에 있어 최대한 공단사업과 관련한 전문성과 경력을 지닌 사람을 채용하도록 약속할 것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경력직을 채용할 경우 서적인 경로를 통한  특별채용을 지양하고 공개채용을 하도록 할 것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인사위원회에 조합의 대표1인이 참가하도록 제도화 할 것 등을 공단측에 요구했다.

  이런 노조측의 요구에 대한 공단측은 "노조가 인사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비난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다 문제가 시끄러워지자 12일 오후3시경 곽지하 이사가 노조와 대화를 갖고 "경력직 직원 채용에 있어 합리적인 인사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농성사태를 무마했다.

  이날 노조가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공단의 낙하산 인사로 제기된 불협화음은 표면상 잠복기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상황 전개 여부에 따라서는 이번 사태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언제나 상존하고 있다.

  우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부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단 직원들이 낙하산 인사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30여명에 달하는 내부승진 예정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는 물어볼 것도 없이 이들의 승진가능성을 제한 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런 불이익을 직원들이 묵과할 리 만무이며, 또한 공채는 5급으로 선발하면서 난데없는 낙하산 인사는 4급 이상으로 채용함으로써 촉발된 위화감도 사태 재발 가능성을 한층 크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공단은 자력으로 낙하산 인사를 막을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해보았을 때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답변이 우세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 공단이 정치권과 노동부의 입김을 배제할 수 있을 만큼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데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정부투자기관에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군사정권의 관행이었다. 이런 관행이 유감스럽게도 어김없이 공단에 적용되고 있고 공단은 무력하게 낙하산 인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노동부는 공단을 사기관으로 보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잦은 노동부 퇴직 공무원 채용과 문제가 된 노동부장관 집무실 제공은 이런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증표이다.
  따라서 이런 외부의 입김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공단 문제는 적당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제 다른 누구도 아닌 장애우들이 공단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기업이 장애우를 고용하지 않아 내는 고용부담금이 재원인 공단은 정치권과 노동부의 공단이 아닌 바로 장애우들의 공단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는가!!

[공단 노동조합에서 낸 성명서 전문]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상식이 구겨진 곳에서라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이 남아있음은 그래도 하나의 위안일 텐데.

자꾸만 길들여져 가는 습성들과 매너리즘, 무감각과 무기력으로 포장된 패배주의에 빠져가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허탈감
 
매번 인사가 있을때마다 문제점들을 제기해가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잃지는 않았었는데...
어느 직장을 막론하고 인사문제는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없다. 그것이 본인에 관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화제와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만큼 직장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인사는 경영자 고유의 권한이긴 하지만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직장이 사기를 진작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악영향을 초래할 소지가 더욱 클 수 있다. 공정한 인사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번 5월 8일 경력직 직원12명에 대한 특채를 바라보며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떨칠 수 없다.
 
공단설립 초창기 공단의 연륜이 짧아 기존의 직원들만으로는 특수성을 띤 공단의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워 전문성을 띤 경력직원을 채용한다는 데는 기본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없으나, 기왕에 공단의 허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온 만큼 그 시행은 빨랐어야했다.
 
이미 기존의 공단직원들 중 올해 3․4급 진급대상자는 십수명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으로 무리 없는 공단사업의 수행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며 노력해온 바 있다.
 
보다 나은 공단의 앞날을 원한다면 이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줌으로써 공단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어야만했다. 그나마 나름대로의 노력들을 통해 충분히 공단의 허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지는 즈음에 경력직원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원칙과 형편성이 결여된 특별채용은 오히려 공단에 대한 애정과 꿈을 키우기가 어려울 뿐이다.
 
장애인고용전문기관의 직원으로서 자신들의 재능과 꿈을 펼칠 수 있는 직장을 위해서는 공단의 경영진은 인사에 관한한 눈앞의 상황에만 의존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실제로 금번 특별채용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위한 전문기관으로서의 경력직원 채용이었는가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단이 교육 훈련부는 장애인의 성공적인 직업재활을 위한 중추적 공단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이며, 가장 전문적인 능력이 요청되는 곳이기도 하다.

과연 이러한 곳에 단순히 수십년의 군 경력을 지닌 사람이 부서장으로 와 장애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업무를 수행해 살수 있을 것인가. 또한 국립직업안정소에서의 15년의 전문적인 경력을 지닌 사람을 채용해서 지방사무소의 관리부장으로 임용하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 하물며 발전적인 공단의 모습을 그려낼 건설추진반에 공단사업에 대한 전무적인 지식과 이해가 결여된 사람을 추진반장과 차상급자로 임명하고 어떻게 발전적인 공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한편 공단 5급 공채시 제반 근무조건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응시치 않았던 자를 4급으로 특채하고, 주요경력이 전산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교육훈련 부서에 배치함은 진정 경력직원을 채용한다는 의도에 부합한다고 할수 있는가?
 
약 1개월간의 공단5급 상당 전문요원 경력과 어린이신학교에서의 채1년도 안되는 경력을 지닌 자를 대졸후 4년 경력자로 인정4급 5호봉으로 특채한 근거는 무엇이며, 기존 직원들과의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별정직 6급을 공단2급으로, 별정직7급을 공단3급으로, 별정직5급도 공단3급으로 임용하는 기준은 또 어디에 있는가.
 
누구는 공단을 위해 땀흘리는데 전 직장에서의 하위 진급자가 이제 상급자로 특채되어 온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과연 이들 모두가 공단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해를 지닌 공단에서 정말로 필요로 했던 경력직원들이었을까. 물론 공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직원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금번 특별채용자의 명단을 다시 밝히며, 7월 두군데의 지방사무소 개소와 함께 이루어질 또 한번의 인사에 있어 보다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기대할 뿐이다.
 
요즘들어 우리 공단이 활력이 없고 꿈이 없는 직장으로 전략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를 접할 때가 많아 안타깝기만 하다.
 
흔히들 행복의 조건을 사랑하는 사람, 일할 직장, 쉴 수 있는 가정의 세가지 조건을 갖추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일할 직장이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인정받을수 있는 곳이며, 희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 한마디로 일할 맛나는 직장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공단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 아니라면 미래의 행복을 기약할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가.

  다시한번 직원 모두가 이를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며 공단 경영진역시도 변화하는 사회에 맞서 공단 가족의 빈 가슴을 채워 줄 수 있는 희망적이고 내실있는 비전의 제시와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1995. 5. 9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노동조합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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