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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제는 사라지게 된 새만금 갯벌

새만금 갯벌, 너무나 소중한 우리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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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6일 새만금연안 주민들의 "끝막이공사 저지
투쟁대회"모습 ⓒ부안21
▲4월 21일 오후 1시 경 새만금방조제 끝물막이 공사
진행모습. 22일 이 공사가 완료됨으로써 새만금 갯벌의
마직막 숨통이 끊어졌다. ⓒ전라도닷컴

 

 

 

 

 

 

 

 

 3월 16일 대법원의 새만금 최종판결이 내려졌다. “원고 패소” - 상고 기각이란다.

언론을 타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몇몇 지인들이 전화를 했다.

“수녀님. 어떡해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힘 내세요!”

전화를 끊고 나니 이건 정말 너무 어이없는 일이 아닌가 싶었다.

대법원의 판결도 어이가 없었고, 전화를 건 사람들, 그래도 나를 소중히 여기고 생각해 주는 그 사람들의 반응도 어이가 없다.

지금, 정말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누구인가.

진짜로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동안 갯벌을 살리자고 애써온 환경단체나 종교인들 몇몇이 아니지 않는가.

새만금 갯벌을 그들만의 갯벌이 아니다.

새만금 갯벌은 전라북도만의 갯벌도 아니다.

새만금 갯벌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갯벌이고 세계 시민 모두의 갯벌이고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갯벌이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과 그들의 아이들…의 갯벌이다.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인 새만금 갯벌은 5천여년이란 세월이 흘러 만들어진 갯벌로 인위적으로 공장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공산품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하구 갯벌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조개 생산지이고 어류들의 중요한 산란장이자 생육장이며 동아시아 호주에서 러시아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간 경유지이다. 그리고 갯벌은 거기 몸 붙여 살고 있는 어민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고 그들의 평생직장이다.

수질을 정화하여 바다의 적조를 막아주는 이 갯벌을 막아 버린다면 이미 시화호에서 경험한 것처럼 흐르지 못하는 호수가 되어버린 만경강와 동진강은 썩은 물을 담은 호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갯벌을 국립공원화 하여 보존하고 가꾸기에 힘을 다한다는데,

땅이 바다보다 낮아 어쩔 수 없이 간척을 해온 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이제 간척의 문제점을 깨달아 역 간척을 한다고들 하는데…,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엇을 생각하며 저 소중한 갯벌을 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가며 이렇게 무참히 죽이고 있는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을 이렇게 파괴해도 괜찮은 건가.

전라북도가 아무리 원해도 모든 국민이 다 들고 일어나 “이건 아니야!”라고 외친다면 우리 모두의 힘으로 갯벌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간척은 안 돼. 갯벌은 소중해.”하며 설문조사에서 대답했다던 그 83%의 얼굴 없는 민중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라북도의 발전이 정말 새만금 하나에만 매달려 있는가?

새만금 갯벌을 죽여 거기 1억2천만평의 땅이 생기면 전라북도가 말하는 것처럼 기업들이 그쪽으로 몰려들고 동아시아의 거점이 되어 전북의 경제가 풀려 새만금으로 하여 정말 잘사는 곳이 될 수 있을까?

순덕 아줌마의 말처럼 가만히 두면 거기서 매일 매일 수많은 어패류를 잡아 우리 어민들의 명퇴 없는 삶이 계속될 수 있는데….

새만금 갯벌에는 1만2천여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제 방조제의 마지막 구간을 막아 버리면 그 숱한 생명들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죽음의 호수에 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또한 대대로 바다에 의지하며 생활해 온 어민들이 삶이 있다.

계화도에서 살아오면서 백합 조개잡이를 하는 순덕 아줌마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바다에 10원 한 장 줘 본 일이 없습니다. 나는 바다에 어떤 비료도 준 적이 없고 농약을 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갯벌은 늘 내게 자신을 내어 줍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나가기만 하면 5만원, 7만원, 10만원씩 벌이를 시켜 줍니다. 이 바다가 나를, 내 자식들을 먹여 살렸고, 이 바다가 내 자식들을 공부시켰고 시집, 장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누가, 무슨 권한으로 이 바다를 죽인다는 말입니까?” 하며 절규했다.

누가, 무슨 자격으로 이 갯벌을 죽일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무슨 말로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새만금 간척사업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글 오영숙 수녀

(사랑의씨튼 수녀회. 화해와 상생을 여는 새만금 국민회의)

작성자오영숙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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