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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연료 지원 제도 폐지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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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가 LPG 연료 지원 문제로 시끄러워질 조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문제는 돈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중 기획예산처는 LPG 차량을 보유한 장애우에게 LPG 구입금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현 제도를 없애는 대신 저소득 장애우에게 일정액의 교통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감세 정책이라며 수개월 째 장애우 차량 LPG 세금 면세를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정부와 야당의 상반되는 주장 외에도 기획예산처 방안이 발표되면서 장애우들 가운데서도 차를 소유한 장애우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차를 소유하지 못한 장애우들간의 갈등도 표면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LPG 연료 지원 문제를 놓고 여기저기서 심한 혼돈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또 예견되고 있는데, 이 문제는 내막을 들여다보면 마찬가지로 딱히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 데서 객관적인 분석과 주장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먼저 현 지원 제도를 없애고 저소득 장애우에게 이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기획예산처 안은 사회적인 관점과 시각에서 보면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차를 소유할 정도면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다고 봐야 하는데 경제력이 있는 장애우에게 작년 기준으로 2459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그래서 이 예산을 돌려 저소득 장애우에게 주겠다는 안에 대해 솔직히 반대할 명분이 없다. 방치되어 있는 저소득과 중증장애우 현실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정부 예산 지원의 우선 순위가 주어져야 하고, 어떤 명분이든 지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에, 정부안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고,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맞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LPG 연료 지원 문제는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LPG 차량을 사용하고 있는 장애우들은 LPG 차가 보장구와 같은 개념의 이동수단이라고 말한다. 경제력이 있어서 차를 구입한 게 아니라 차가 없으면 다른 이동수단이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차를 구입했다고 하소연한다. 일면 타당성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장애우 차량이 장애우의 사회통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고 있는 주장이다.
그러면 결론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어차피 주장은 상충될 수밖에 없고, 지금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합일점을 찾기 힘들어 보이지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보면 LPG 연료 지원 제도 폐지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LPG 연료 지원 제도가 유일한 보편적인 지원 제도라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적이라는 말은 이 제도가 장애우의 소득 여부를 가리지 않고 지원하는 유일한 복지 지원제도라는 것이다. 만약 기획예산처 안대로 보편적인 지원 제도를 없애면 저소득층 장애우 지원제도만 남게 되는데, 한편에서는 그게 뭐가 문제냐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우 입장에서는 저소득층에 편입되지 않으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등식이 성립되는 거여서 장애우들의 빈곤층으로의 편입이 가속화되고, 그리고 나아가 빈곤층에서 안주하려는 경향이 구체화 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또 하나 문제는 지금 기획예산처 안은 빵을 부풀려서 나눠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빵을 이쪽에서 뺐어서 저쪽으로 주겠다는 발상인데, 이런 발상은 장애우들간에 갈등만 부추길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의 해법은 LPG 연료 지원 제도는 지금처럼 시행하고, 저소득층 장애우에게는 별도로 이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장애우들이 LPG 연료 지원과 교통수당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도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여기에는 예산의 추가 투입이 필수적이다. 이왕 교통수당 지급 얘기가 나온 만큼 정부는 장애우들끼리 싸움을 부추기는 치졸한 방안을 고집하지 말고 예산 추가 투입으로 LPG 연료 지원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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