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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선교원 사건 취재, 그리고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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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인권침해와 횡령 등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의 ‘B선교원’과 관련한 기사를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10일에 ‘조건부신고 복지시설, 또 경악스런 인권침해’라는 제목으로 위드뉴스에 기사화 했다.

이 기사를 본 이 모씨가 반론 형태의 의견성 기사를 보내왔다. 기사는 한마디로 원장 최씨를 너무 파렴치한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시설 생활자들이 국민기초생활보장대상자로 정부로부터 받는 월 1,700만원은 큰 금액이 아니라며 60인이 한 끼당 3,300원, 하루 1만원의 식사를 먹는다면 월 1,800만원이 들기 때문에 남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리를 위한 원장, 주방장, 관리인, 운전기사, 광열비 등을 합치면 오히려 모자란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자세히 살펴보면 비판할 것이 아닌데 무조건 까발리기 식의 보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 기사를 읽고 만감이 교차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론을 주장한 이 모씨가 경제적인 것 이외에는 다른 문제점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을 횡령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례들이다. 폭행, 성폭행, 강제결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원장을 너무 한쪽으로 몰지 말라는 주장이었다.

필자의 반론에 대해 몇 번의 댓글이 이어진 후 며칠 전 필자에게 이 모씨로부터 개인메일이 왔다. 그는 종교인이라고 신분을 밝히고, 자신도 시골에서 600여평의 땅을 마련하고 시설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설에 대한 규정들을 모르니 자세하게 취재를 해서 알려주든지 개인 메일을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메일에 대해 장문의 답장을 보냈다.
결론은 시설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만약 하려고 한다면 사회복지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법인화를 먼저 한 후에 하라고 했다. 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시설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종교적 열정과 정신으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오간 글에서 인권에 대한 전문성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부분이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 신념이든, 종교적 신념이든 그것 하나를 앞세우고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말한다. “갈 곳 없고 가족과 친지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을 내가 거두는데 내 맘대로 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

이들에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까?

작성자이철용 (위드뉴스 편집장)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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