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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을 달고 산다.
더욱이 그 자녀가 학령기일 경우 겪는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또래 아이들은 당연하게 초등학교를 입학하는데, 장애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소외되고, 재학 중인 아이들의 경우에도 어떤 교사를 만날 것인지, 어떻게 잘 적응할 지 고민이 많다. 그래서 장애아 학부모들은 이맘때쯤이면 심한 몸살을 앓는다.
학교는 인간이 가정을 떠나 사회와 처음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장이다. 부모와 교사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교육하고 기른 아이들은 학령기가 되면 특수학교에 보낼지, 일반학교에 보낼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일반학교에 보내기를 결정하였다면 대부분의 경우 학교측의 ‘입학거부’를 이겨내야 하거나 다른 방편으로 부모가 입학유예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문에 교육에 대한 열망이 크면 클수록 더 큰 좌절을 겪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은 이와 같은 현실이 매년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우리아이들과 부모들이 겪는 차별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진지하게, 또 지속적인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 진주지역에서는 지난 해 지역 내 인권운동단체인 「형평운동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장하)」가 2003년 개편대회를 치르면서 5월에 「진주지역 장애아 인권증진을 위한 장애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 의거해, 지역 내 초등학교 시설물의 편의정도를 조사, 분석하고, 교사, 학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장애학생의 학교생활 및 교육환경 등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6월-7월에 진행된 이번 조사는 24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몇몇 학교에 설치된 장애우용 화장실과 경사로를 제외하면 편의시설이 설치된 경우는 전무한 실정이었으며, 또한 이러한 시설조차도 실제 사용하기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24명의 특수학급 담임교사들 중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는 단 두 명뿐이었다. 교사들 역시 아이들 때문에 힘들 뿐 아니라 한직이라는 편견과 잡무에 시달리고 있는 사정이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아이들은 입학거부 뿐 아니라 전학거부, 타 교실로 이동하는 특별활동 시간에 교실에 혼자 방치되는 등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언어폭력, 구타 등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의 질은 기대할 수조차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다행스러운 일은 이와 같은 조사활동을 공감하는 초등학교에서 재학중인 휠체어 사용 학생을 위하여 경사로를 주출입로와 급식소에 설치하였으며, 학급의 위치를 1층에 계속 두기로 약속하고, 층마다 장애인회장실을 설치하여 편의시설의 설치는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장의 의지의 문제임을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또 2003년 입학유예학생 302명 중 장애를 이유로 유예한 경우가 71명이었으며, 그 외 학교 부적응과 발육부진을 이유로 유예한 경우가 205명에 이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은 성과도 있다. 소그룹으로 친목도모를 위해 모이던 부모들이 우리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힘을 합쳐 ‘진주지역 장애인 부모회 다사랑행복나무’를 12월 10일 창립한 것이다. 장애를 이유로 가정과 사회에서 차별 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을 갖고 이제 막 출발하게 되었지만 ‘시작이 반이 되지 않을까 ’사람들은 기대에 차 있다. 2004년이 진주지역 장애우 부모운동과 교육권 확보 운동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실천이 뒤따르면 참~ 좋겠다.
글 임은주(진주시 장애아동가족지원센터원장, 다사랑행복나무 사무국장)
2000년도 진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아이의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하자 6개월 동안 끈질기게 매달려 결국 교장선생님의 사과를 얻어내고, 학생을 전학시키기도 했다. 사설교육기관의 장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그녀는 센터 원장이기 전에 스승으로서 단지 제자의 권리를 지켜주려 했던 것 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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