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1]장애우 콜택시 두 달만에 삐그덕, 대안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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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운행하고 있는 장애우콜택시는 작년 말 시범 운행을 거쳐 올해 1월 1일자로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이 어려운 장애우들, 특히 버스나 지하철 이용이 사실상 어려운 휠체어를 타는 장애우들의 이동권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운행을 시작한 지 2개월이 되는 지금 콜택시 운행 제도가 삐걱거리고 있다. 당사자인 장애우들은 콜택시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해내고 있고 운전기사들은 기사들대로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그만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장애우콜택시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내막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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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우콜택시 |
시각장애우 이용율이 70% 넘어
콜택시 운행 제도가 시행 두 달만에 잡음이 생기고 있는 이유는 우선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취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걸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현재 콜택시는 모두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중형택시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복지 택시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또 지나친 자부담 때문에 콜택시 운전기사들이 집단으로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콜택시 이용방법을 살펴보면,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 등급 1 2급 장애우들만이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용 요금은 일반 택시 요금의 40%만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이용 요금이 저렴하다보니 장애우들의 이용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콜택시 콜센터에 따르면 현재 하루 장애우들의 이용 신청 전화가 1000 여건을 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서울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콜택시는 100 대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서울시에서 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했다는 얘기가 되겠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 1 2 급 장애우들이 모두67.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모든 1 2급 장애우들이 콜택시를 이용하지는 않겠지만 이용을 원하는 장애우 수에 비해 택시 수가 적은 게 우선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는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고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콜택시를 휠체어를 탄 장애우가 아닌 시각장애우가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시각장애우들의 콜택시 이용율이 70%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유는 물론 이용 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우들 이동을 위해서는 복지관에서 운행하는 심부름센터 차량과, 콜택시와 비슷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해피콜 택시 서비스가 있지만, 심부름센터 차량은 몇 대 안 되고, 해피콜은 일반 택시요금을 받기 때문에 시각장애우들이 콜택시 이용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콜센터에서는 전화 오는 순서대로 이용자를 연결시켜 주고 있고, 그리고 어쨌든 장애 등급 1 2급이면 모두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 정작 콜택시를 이용해야 할 휠체어 장애우들이 대기 시간이 길고 경우에 따라서는 콜택시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운행하면 오히려 손해
그러면 콜택시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들이 그만두는 사태는 왜 발생하는 걸까?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 벌써 18명의 기사가 그만둔 상태라고 한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냐면 현재 콜택시 운행 구조를 보면 콜택시 운전기사들은 월급으로 서울시로부터 월 95만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 수입은 장애우들이 내는 택시 요금에서 보전하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연료비, 차량수리비, 교통 위반 범칙금, 그리고 전화비 등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비용을 모두 택시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니다. 말하자면 서울시는 월 95만원만 지원하고 연료비를 비롯한 택시운행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택시기사가 부담하게 구조가 짜여있는 것이다.
콜택시 기사인 김용도 씨는 “서울시에서 저희에게 운행지원금으로 95만원을 주고 있어요. 여기에서 소득세로 3만 2천원과 주민세 0.3%를 제하고 결국 받는 순수지원금은 91만 8천원입니다. 지금 기사로 일하면서 하루에 평균 2만원 정도를 벌고 있는데 하루 가스비만도 2만 5천원이 더 들어갑니다. 그래서 움직이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거죠. 밥도 사먹어야 하고, 차고지가 멀어 출퇴근시 교통비도 만만찮은데 만약 차가 고장이라도 나면 무슨 수로 고치겠습니까? 그러니 누가 이 일을 계속 하려고 하겠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사들이 그만두고 있고, 계속 이 상태로 콜택시가 운행되다 보면 나머지 기사들도 조만간 이직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운전기사 준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안 마련해야
서울시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김용환 씨는 우선 택시기사가 이직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서울시가 운전기사를 모집할 때 봉사에 최우선 기준을 두고 모집했다. 그런데 운전기사들 중에는 수입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 분들의 불만이 많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기사들이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현재 운전기사들이 부담하고 있는 연료비의 일부를 서울시가 지원해주고 월 지원금도 현재 95만원에서 120만원 내지 130만원으로 올려주는 방안을 뼈대로 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의 이용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콜택시 제도는 휠체어 장애우의 우선 탑승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원칙은 이런데 차량은 100대고 요금도 싸다보니 이용경쟁이 치열해 난처한 지경에 빠져 있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었다. 콜택시 수를 늘릴 수 없느냐고 물어보자 김용환 씨는 “증차문제는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어서 당장은 어렵고 우선은 100대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휠체어 장애우가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에서 2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서 시작한 콜택시의 시행초기 이러한 문제점들은 어쩌면 최초로 실시된 제도로서 시행과정상 발생할 수 있는 착오의 문제로 볼 수 있겠다. 말하자면 시범사업 성격이 짙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콜택시를 도입해서 운행하는 취지가 중증장애우들의 이동편의를 위한 것인 만큼 콜택시 제도는 하루속히 안정적으로 정착되어야 하는데, 우선 제도적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이 우선적으로 장애우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 현재 시각장애우를 위한 이동제도인 심부름센터나 해피콜 운행제도를 해피콜을 이용할 때도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활성화해서 시각장애우들이 콜택시에 몰리는 이용 편중 현상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운전기사 이직 문제에 대해서는 어차피 이 제도가 공익성격을 띤 만큼 서울시가 기사들을 공무원 아니면 준공무원으로 채용해서 신분 보장을 해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시도까지 이 제도가 확대되려면 문제가 있다고 접지말고 반드시 이 제도가 존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글 사진 / 박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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