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한일 정신지체장애우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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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동연(共同連-차병과 싸우는 전국공도체연합(이하 공동연)) 소속의 정신지체 장애우들 12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공동연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8년째 민간 교류를 하고 있는 일본의 장애우 단체다.
이번에 공동연 소속 장애우들이 한국을 찾은 것은 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우 사업장을 살펴보고 사업장간 교류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바다를 건너온 일본의 장애우와 한국의 장애우들은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2월 19일부터 22일까지 있었던 한·일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교류하는 현장을 취재 했다.
이번에 서울을 방문한 사람들은 공동연에 속해 있는 현립 나고야고등기술학교 위탁교의 정신지체장애우들이다. 주로 이 학교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고 판매까지 한단다. 와빠(Wappo no Kai)이라는 이름으로 천연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각종 쿠키와 빵을 만드는데, 일본 전국에 10개의 사업장과 10개의 협력업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먼저 재활용 수선장을 방문했는데, 사이또(교장)씨는“사업장 운영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현황을 알고 싶어서 방문했는데, 지하철 유실물을 재활용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일행은 재활용 수선장 견학을 마치고 충남 서산에 있는 함께걸음 농장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유료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는 나주에씨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 곳에서 15년 동안이나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이었다. 어떻게 15년동안 한 곳에서 도우미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라는 물음에 “직원이나 간사라는 직함에 얽매이지 않고 장애우와 함께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했다.
나주에씨는 장애우들과 함께 빵을 만들거나 판매하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한국에는 처음인데, 사람들이 매우 명랑해 보여요. 일본에서는 장애우들을 어린아이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인상적이네요”라며 방문 소감을 밝혔다.
농장에서는 먼저 기러기와 닭 사육장을 둘러보았다. 공동연 식구들은 약 6천평의 사육장에서 한가로이 있는 기러기와 닭들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직접 모이를 주거나 기러기를 만져보기도 하고, 금방 난 달걀을 즉석에서 깨어먹기도 하는 등의 체험을 하였다.
사업장 운동은 장애우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수익 사업에 바탕을 두는 개념이다. 장애우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노동자로써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장애우들만 모인 직장이 아닌,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같이 일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을 나누고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사이또씨는“사실, 이러한 사업장 운동이 장애우의 삶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회가 장애우에게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급여를 제공하거나 통합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편의시설이 있는 직장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익만을 중요시하는 기업보다는, 장애우와 함께 하는 사업장이 사회로부터 환영받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장애우가 일로써 독립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사업장 운동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사진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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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재활용 수선장에서는 마침 우산정리를 하고 있었다. 수선장의 장애우가 능숙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공동연의 장애우들
02 : 재활용품을 수선하는 한 정신지체장애우의 손.
세상을 향하는 그의 손짓이 거부당하거나 왜곡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03 : 수선장에서 공동연 장애우들에게 중절모, 밀짚모자, 베레모 등을 선물했다.
선물 받은 베레모를 써보는 공동연의 한 장애우를 모두들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04 : 재활용 수선장 앞에서 다함께 찰칵!!
05 : 충남 서산에 있는 함께걸음 농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
각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공동연 식구들. 그들엑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사업장은 어떻게 기억될까.
06 : 일행이 타고 갔던 저상버스는 서산의 좁은 시골길을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마중 나온 농장의 트럭으로 옮겨타고 가야 했는데... 공동연의 한 정신지체장애우가 트럭에 타지 않겠다고 아예 땅바닥에 벌렁 드러누워버렸다.
07 : 트럭의 짐 칸에 옮겨 탄 일행들.
2월의 끝자락 바람이 좀 차기는 했지만, 시골의 바람내음이랑 땅내음은 오히려 따스하 고 달았다. 트럭 뒤에서는 땅바닥에 누웠던 장애우가 제일 재미있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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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렇게 구멍을 톡톡 내고, 요렇게 쭈욱- 그렇지!!”
09 : 한국의 2월은 일본의 날씨보다 추운가보다.
농장견학을 뒤로 한채, 두 명의 일본정신지체장애우가 컨테이너 박스 앞을 비추던 따 스한 햇살 품에 파고 들었다.
10 : 그날, 농장에서는 큰 맘 먹고 농장에서 기른 기러기를 식탁에 올렸었다.
일행들이 맛있게 저녁을 먹는 동안, 신발들은 주인을 기다리며 가지런히 쉬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좀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글/최희정 기자 사진/노순택 다큐멘타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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