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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정신지체여성 성폭행인가?

가출한 정신지체여성 상습 성폭행한 父子, 경찰에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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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정신지체장애여성을 집안에 감금하고 5개월 동안 성폭행한 부자(父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용인경찰서는 지난 2월 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법률위반 등의혐의로 한모(43세. 노동)씨와 한씨의 아들(17세. 고교 2년 중퇴)을 긴급 체포했다.
피의자 한씨 부자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인데 곧 교도소와 소년원으로 송치될 상태여서 만날 수 없었고, 피해여성인 전모양은 집으로 돌아간 상태이긴 하지만 가족들이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어 만날 수 없었다.
용인경찰서를 찾아가 이 사건을 담당했던 모종준 경장에게 사건정황을 들어보고, 한씨가 살던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가출한 정신지체여성 옷 사주며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 시작

이번 사건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전모 (21. 여)양이 한모 씨를 만난 것은 지난 해 가을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2급 정신지체장애우인 전양은 지난 해 9월 초 집을 나와 떠돌아다니던 중 용인시장 근처 개천 둑방에 있는 선술집에서 허드레 일을 도우며 숙식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신지체인이기는 했지만 의사소통도 가능하고 싹싹한 성격이어서 주인과도 별 문제없이 지냈다고 한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중순, 근방에서 노동일을 하며 선술집에 식사를 하러 드나들던 한씨가 전양을 보게 된 것이다.

한씨는 전양에게 며칠동안 옷을 사주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면서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을 시작했고 급기야 9월 말경에는 용인시 고림동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하루걸러 한번씩 최근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일삼았다. 게다가 한씨의 아들 역시 지난해 10월초부터 아버지가 없는 틈을 타 전양을 흉기로 위협하면서 15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 부자가 경찰에 체포될 당시 전양은 임신 3개월로 확인되었는데 전양 가족들이 강력하게 중절수술을 시키겠다고 해 중절수술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용인경찰서 모종준 경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정신지체 여성장애인 성폭력은 일반 성폭력과 달리 피해자가 성폭력에 대한 인지능력이 낮기 때문에 오랫동안 피해를 당하면서도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떻게 한씨 부자가 경찰에 구속되었나?

"한씨가 전양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전양과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주소지인 화성시 송산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혼인신고절차를 물으면서 관련 서류를 떼려고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면사무소 직원이 전양이 실종신고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에게 바로 연락했고, 전양 가족들이 한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 피해자 전양이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이 궁금한데

"한씨가 처음에는 매우 친절했다고 한다. 옷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었던 것 같다. 집으로 데려간 뒤로도 3, 4일간은 잘해주었지만 그 후로는 밥 안 짓는다고 연탄집게로 옆구리를 찌르거나 때리기도 하고 밥상을 뒤엎기도 하는 등 여려차례의 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서에 올 당시 전양은 가슴에 2도 화상을 입고 있었고 어깨에 약하게 멍이 든 상태였다."

 - 한씨 부자는 자신들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고 있나?

"성폭행 혐의는 대부분 인정한 상태다. 다만 전양을 구타했다는 사실은 부분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 한씨의 아들이 전양을 성폭행한 건 언제부터인가.

"한씨 부자는 단칸방에서 세 들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전양과 성관계하는 소리를 듣고 호기심이 발동해 아버지가 노동을 나간 낮시간 동안 단둘이 있게 되면 포르노테이프를 틀어놓고 그 행위를 따라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들은 올 초부터 전양을 성폭행 했다고 진술했다. 전양은 한씨 아들이 욕설을 퍼붓고 때리는 것은 물론 성관계를 거부하면 신발주머니 줄로 다리를 묶고 목에 칼을 들이대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 그렇다면 한씨도 자신의 아들이 전양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건가?

"처음에는 모르다가 얼마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부자지간의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아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화살이 전양에게 돌아가기 일수였다."

 - 피해자 전양의 가족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

"부모님들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내 딸이 모자라는 사람이니 그냥 이 사건을 묻어둬야지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집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자신의 딸을 노리개처럼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니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아 경찰서에 신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부모님들은 현재 전혀 합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촌, 정신지체여성 성폭력 발생 우범지역

한씨 부자가 살았다는 용인시 고림동은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의 중심부에서 벗어나 밭이 있는 삵기슭의 조립식 집이었다.

농촌 지역은 노년층 인구가 많은데다 보수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성폭력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번 취재를 하면서 오히려 농촌이라는 공간이 실제로는 우범지대로 방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농촌의 경우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개방적 가옥구조인데다가 주민 수가 적어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 쉽고 야산이나 빈집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촌은 아직까지 공동체적 요소가 남아 있어 이웃주민들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하다는 점이 오히려 장애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갔을 때 마을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우리 동네에서 성폭행사건이 일어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취재를 거절했다.

마을 입구에서 한씨 부자를 알고 있다는 고물상 주인 아저씨를 만나긴 했지만 그 역시 전양의 얼굴을 한번 본 적은 있지만 좀처럼 마을에 나와 다니는 걸 본적이 없다면서 "한씨의 아들이 새엄마(전양을 말함)를 때려서 경찰에 붙잡혀간 것 아니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한씨 부자가 성폭행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한씨는 노동일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술로 세월을 보내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살다보니 그런 실수를 한 것 같은데 선한 사람이다. 아들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마을에서 말썽을 부리는 불량한 아이는 아니었다"며 한씨 부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한씨 부자가 살던 집 근처에 산다는 40대 여성 역시 "서로 좋아서 같이 산 건 죄가 아니지 않겠냐? 그래도 갈 데 없는 여자를 그렇게 거두어준 것만도 어딘데…" 라며 피해여성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렇게 정신지체여성이 시골 마을에서 부자에게 5개월 동안이나 성폭행을 당했는데도 마을 주민 어느 한사람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 여성의 행실이 바르지 못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들은 어서 빨리 여성장애인의 인권이 바로 세워지고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알려주는 일이라 하겠다.

정신지체여성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말이긴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예방책은 여성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낮은 인권의식을 개선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를 전제로 하여, 장애여성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성교육은 물론 장애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초기수사과정에서부터 장애인 전문상담원이 동석하도록 제도를 만드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작성자이나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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