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딩동댕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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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애아동이 출연한 적지 않은 방송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한 장애아동이 주체가 아닌 명분상 끼워 넣기로 비추어지거나 동정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방영된 탓에 방송이 오히려 장애아동의 소외를 조장했다는 비판의 여론을 피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봄 프로그램 개편에 즈음해 어려서부터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과의 자연스러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교육방송 <딩동댕유치원>의 제작 현장을 찾았다.
뚝딱이네 집과 큰 신발이 무대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교육방송) TV 스튜디오.
<딩동댕유치원> 녹화시작 10분 전, 막바지 제작준비를 하는 제작진의 손길이 더욱 바빠지고 녹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다. 오늘 출연하는 재민이도 휠체어를 타고 흥분된 얼굴로 순서를 준비하는 아이들과 함께 대사를 외우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녹화시작을 알리는 빨간 불이 들어오고 카메라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 재민이의 녹화분은 커서 되고 싶은 아동들의 꿈에 대한 것이다. 요리사가 되고 싶은 모모와 의사가 꿈인 재민이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딩동댕유치원>은 유치원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아동에게 흥미롭고 다양한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돕는 데 목표를 두고 주 5회 (지상파 TV 08:10-30 (월-금), 재방송 17:00-20 (월-금), 위성2TV 10:40-11:00 (월-금)) 방송되고 있다.
우리 주변 아이들의 보편적인 행동과 생각을 놀이를 좋아하는 개구장이 도깨비 "뚝딱이"와 매번 엉뚱한 행동을 하는 아들 뚝딱이가 스스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이해심 많은 아버지 "뚝딱이 아빠", 춤과 노래를 통해 아동들이 학습에 흥미를 갖게 하는 "동이 선생님", 놀이와 이야기 속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매튜", 콩을 의인화한 탈 인형으로 남의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는 다혈질로 아동들의 바른 생활과 기본적인 생활덕목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는 "콩맨"이 아동들과 함께 <딩동댕유치원>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다.
특히 이번 봄 프로그램 개편부터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이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공간을 마련한다.
제작진은 "지금까지 장애아동이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장애아동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객체로 그려진 부분들이 많았다"며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의 아동들에게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평등의 가치와 다름을 인정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교육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 고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또 제작진은 "2001년 후반기 교육방송의 또 다른 프로그램 <방귀대장 뿡뿡이>에 2001년 장애아동이 출연하기는 했지만 비장애아동의 시선으로 진행된 점이 많았다"면서 "성장, 발달의 첫 단계에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딩동댕유치원>에서 시작된 변화가 다른 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했다.
개편 후 프로그램이 나가고 나서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한 현직 특수교사는 "장 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시청소감을 말했고, 또 다른 교사도 "프로그램 후반부에 하는 키커체조를 휠체어를 타는 장애아동이 뚝딱이 아빠와 함께 상체를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충분히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딩동댕유치원>의 개편의도에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앞으로도 장애라는 것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장애아동도 자연스럽게 일반아동과 함께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하는 의견을 전했다.
<딩동댕유치원>이 "장애는 극복해야 할 것도 아니고, 동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도 아니라며 있는 그대로 아동이 가진 특성으로 바라봐 주기를" 희망하는 한 특수교사의 말로 대변되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녹여내는 방송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글 이수지 기자/사진 박채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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