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의 창업전야] 창업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
본문
2001년 창업전야 목차
1. 창업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
2.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3. 최소한의 도구. 컴퓨터
4. 아이템 개발은 밖에서 찾는다.
5. 작은 습관이 많은 것을 바꾼다.
6. 비용 대비 수익
7. 기존 사업을 분석하라
8. 사업계획서를 써라
9. 위기 상황을 가정하자
10. 유망 아이템 1
11. 유망 아이템 2
12. 창업 마지막 조언
누구나 한번쯤은 매년 1월이면 해가 바뀐 것을 기념이라도 하듯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워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살을 빼야겠다, 술을 줄이고, 담배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렇지만 이런 목표들은 대개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기간에 달성될 수 없는 것들을 선택했거나, 주변의 도움없이 혼자서만 모든 것을 하려 했기 때문이다.
창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제법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해야 하고, 주변의 도움도 받아야만 한다. 특히나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소자본 창업은, 투자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일 뿐 창업단계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이달의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자.
창업의 종류1, 2, 3
그렇다면 이제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이달의 주제는 소자본 창업이란 무엇이며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이다.
창업의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기 스스로 할 일을 정하고 사업을 펼쳐 나가는 자유 창업이다. 매장을 열고 고객을 맞이하는 판매업, 음식점 등의 음식료업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비교적 많은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없는 이유로는 자본 못지않게 경험과 전문지식을 들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창업준비생들에게는 이 두 가지 모두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두 번째는 "프랜차이즈 창업"이다. 자유창업의 어려움을 보완해주는 형태의 프랜차이즈 창업은 매장 위치 선정에서 개업, 운영, 재료공급에 이르는 과정을 지원해 준다. 이렇게 창업할 경우 초보자라도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얻게 되지만 그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에 비용부담은 만만치 않다. 물론 모든 프랜차이즈업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아니어서 개중에는 말만 프랜차이즈일뿐 거의 자유창업만큼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세 번째는 "소자본 창업"이다. 자유창업이나 프랜차이즈 창업은 보통 5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에서 시작할 수 있기에 붙여진 이름인 소자본 창업은 500만원에서 3천만원 정도까지 업종에 따라 투자금액도 크게 차이가 난다. 국내에서는 IMF를 계기로 소자본 창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는 정보통신의 발달에 힘입은바 크다. 컴퓨터와 PC통신, 인터넷의 등장은 새로운 산업군을 일구어냈으며, 이들 업종은 실력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소규모 창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자본 창업 중 컴퓨터를 사용하여 창업하는 형태만을 떼어내서 소호(SOHO)라고 부르기도 한다.
땅짚고 헤엄치기는 없다.
그렇다면 소자본 창업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알고 자본만 마련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최고급 미술도구가 마련되어 있고, 일급 모델이 있더라도 그림에 소질이 없다면 멋진 작품을 그리기란 불가능한 일, 오히려 정말 뛰어난 화가라면 엉성한 화구를 써서라도 대작을 남길 수 있다. 이렇듯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자유창업이나 프랜차이즈 창업보다 몇배 더 열심히 노력해야만 한다.
몇 년 전 컴퓨터 한 대면 누구나 연봉 1억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성공담이 연이어 매체를 통해 보도되곤 하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별 것 아닌 듯 보이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서 컴퓨터에 정보를 제공했더니 그게 큰돈을 벌게 해 주었다는 식의 기사들은 흥미를 자극시키는 충분한 기사거리였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기사들은 과장된 것이었거나 단편적인 분석이었을 뿐, 그렇게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했으며, 또 성공이 얼마나 계속되었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결국 이런 무책임한 기사에 현혹되어 하던 일을 접고 창업전선으로 뛰어든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지금까지 같은 일을 계속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보화시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땅짚고 헤엄치기 식의 돈벌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기 위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루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아이템이 전부는 아니다.
흔히들 창업의 첫단계는 아이템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템 선정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을 깨닫는 일이다.
얼마전까지 붐을 이루었던 벤처창업을 잠시 살펴보자. 벤처창업은 위험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을 올리는 산업을 말한다. 최첨단의 기술을 내세워 젊은 나이에도 시작할 수 있기에 20대 창업자들도 많이 생겨났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듬직한 투자자 덕분에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벤처기업에만 투자하는 전문투자자를 벤처캐피털리스트라고 하는데 이들의 투자판단기준은 누가 어떤 아이템을 하려 하는가에서 시작한다.
몸에 좋다는 보약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듯,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당사자와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야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위기상황이 닥치면 자신과 맞는 아이템 여부는 굉장히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한때 프로야구정보를 PC통신에 제공하며 월 5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던 호시절이 있었다. A씨는 운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 야구정보제공업을 시작했다. 야구광을 정보입력원 아르바이트로 두 명 고용하고 시작한 첫 사업은 순풍에 돛단듯 첫 달부터 수익을 올렸다. 그렇지만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벽에 부딪히는 일이 생겨났다. 제공업체가 늘어가면서 경쟁적인 가격인하가 이루어졌고, 엎친데 덮친 듯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지 못하도록 신문사쪽에서 경고편지가 날아왔다.
최소한의 경비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고해야만 했고, A씨는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0여년간 진행된 프로야구 데이터를 매니아도 아닌 A씨가 소화하기에는 버거웠기 때문이다.
2천여만원을 들여 기왕에 투자한 장비를 계속 사용하고자 결국 다른 분야로 옮겨가며 정보제공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헐값에 장비를 처분한 채 현재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A씨가 정보제공업에 뛰어들어 그만두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6개월. 좀더 세심히 파악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2년도 못되어 다른 일을 하는 불운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나 자신을 알자
자, 지금까지는 힘들다, 어렵다, 위험이 크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 이제부터는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그렇다면 소자본 창업은 희망이 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부단히 노력하고 꾸준히 지속한다면 소자본 창업으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첫단계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 단계는 자기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그리고 난 후에 최근의 창업동향도 살펴보는 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유행하는 아이템만이 성공하는 아이템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다소 낡은 듯 보이는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잘 가꾸기만 한다면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하는 점은 비용대 수익이다. 창업 준비단계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용은 적게, 수익은 크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투자는 생각보다 크게 일어나기 마련이고 이에 반해 매출은 생각만큼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적인 기반에서 창업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파악하는 첫단계는 성격, 성장과정, 지식, 교육정도, 적극성, 열의 등등 냉정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쉬운게 아니며, 시간도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이번 호에는 창업에 관한 조언 첫회를 시작하다보니 사설이 길었다.
다음 호부터는 보다 심도깊은 이야기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곽동수 (SOHO창업 전문가, 컴퓨터 칼럼니스트)
곽동수의 창업전야는 2001년을 맞아 함께걸음이 신설한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아울러 소자본 창업에 대해 더 자세한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홈페이지 (www.savin.net)이나 전자우편(i@savin.net)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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