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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파주장애인복지관의 아카시아 향기를 담는 사람들

한적한 시골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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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한시간 남짓 달려가본 곳은 파주장애인복지관, 이곳에서는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이한 재활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복지관 주변의 산에는 아카시아 나무와 밤나무가 무성히 자라나고 있고 이를 활용, 벌과 함께 꿀을 모으는 양봉작업이 한창이다.
몸도 불편한데 벌한테 쏘이면 어쩔려구… 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다. 더러 벌에 한두번씩 쏘이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벌을 기르며 꿀따는 재미가 한창이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기까지는 파주장애인복지관 금창구 관장의 옛날 시골학교의 교사 시절로 돌아간다.
“옛날 시골학교 선생을 할때 학교에서 양봉일을 조금 배웠죠. 그래서 시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서 장애우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양봉일도 괜찮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다는 말이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바삐 돌아가는 도시에서 비장애우들과의 삶의 경쟁, 장애우들이 시골의 제한된 활동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지역적 특성을 이용한 전문인으로서의 삶이었다.
“이번에 꿀을 여든 두 통을 했어요. 많은 편은 아니죠. 이 일이 경제적인 것에는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장애우들이 자기 손으로 무얼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또 진꿀을 만들기 위해선 손이 많이 갑니다.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진꿀이 나옵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또 다른 직업 창출, 농촌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우들은 활동영역이 크지 않아 오히려 더욱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권명희 팀장은 말한다.
“그렇지만 고립된 생활에서도 이곳의 장애우들은 무언가 배우려 하고 있고 저희는 배울수 있게 도와주는 것일 뿐입니다. 처음엔 25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17명이 일을 배우고 있어요. 어려운 적도 많았죠. 아무래도 벌에 침이 있다보니 무서워 하는 분들도 있고 알레르기성 피부때문에 벌에 쏘이면 크게 붓는 사람도 있었어요. 가만히 있으면 벌도 달려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때마다 이 일을 포기하는 장애우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앗따거! 앗따따…”
취재도중 한 회원이 벌에 쏘여 눈이 부어오르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심하게 부은 것 같은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이, 또 쏘였네”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거무스름한 그 얼굴, 그 모습 속에 시골에서 살아가는 한 젊은 일꾼이 보였다.

 

글, 사진/ 김학리 기자

작성자김학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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