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정신지체장애우 세차교육현장을 찾아서,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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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아아.. 칙칙 촤아아..."
최근 부천의 한 복지관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 자세히 보니 복지관내의 주차장에서 세찬 물줄기와 함게 몇몇의 사람들이 열심히 차를 닦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로 부천에서 정신지체장애우들이 세차장 개업을 위해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서 진행중인 세차장교육은 단계별로 나누어 11명이 조를 나누어 진행되는데, 각 조에 일이 주어져 가장 능률이 있는 조와 그렇지 않은 조를 나누고 다시 능률있는 조와 그렇지 않은 조의 인원을 적절히 배치하여 언제나 균형을 이루게 하도록 하였다. 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협동정신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훈련으로 작업과정에 익숙해 지도록 지도하고 있다.
" 이 일을 시작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소위 윗사람들의 맘을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고요. 원망도 많이 했죠. 하지만 그 이해라는 것은 바로 눈높이였습니다. 저는 우리 아들하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당연히 아들이 눈높이에서 생각을 하게 돼요. 과연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우리 아들이 우멋을 할 수 있을까.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그 고민은 바로 눈높이생각에서 시작됐지요."
이곳의 사장인 이한섭 씨도 장애아동의 부모이기 때문에 직업을 갖기 힘들었던 정신지체장애우의 모습에서 아들의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장애가 보이는 일터에서 자식들과 같은 장애우들의 일하는 모습에서 사장은 희망을 보았다고 말을한다.
"그냥 가만 있어도 웃음이 나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과연 교육을 해도 잘될 수 있을까. 애들이 과연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교육 시작하고 하루하루 지나면서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잘 해낼 수가 있어요. "
어느 새 소문이 나서 몇몇 택시들은 연습장에 자주 오는데 세차장의 개업준비를 위해 연습을 하는 도중 이 지역의 개인택시업을 하고 있는 심영부 씨와 얘기를 나누었다.
- 다른 세차장에 비해 어떻습니까?
"오히려 더 깨끗한 것 같아요. 손세차에다 구석구석 아주 시원하게 청소를 해주거든요. "
- 여기 세차장을 자주 이용하실 의항은 있습니까?
"자주 이용하다 마다요. 가격도 반값이고 여기 부천에 개인택시 운전사들이 1천6백대 정도가 있으니까 부천역이나 여러 지역에서 선전만 잘되면 아마 그중 1/3정도는 이용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신지체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우편발송, 포장 등 간단한 단순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단순작업의 경우는 일이 힘들지는 않지만 대개 월보수가 10만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에 비하여 이곳 세차장은 정신 지체장애두들이 직접 수익을 오리며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폐쇄적인 장애우들의 일터가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살아가려는 이들과 이들 부모들의 의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 글 김학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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