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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 때나 외로울 때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친구가 있답니다.”
  햇빛에 그을린 거무스름한 얼굴, 날카로운 눈매, 듬직한 체격...
  강인한 보이는 첫인상은 열정으로 개를 훈련시키는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다롱아, 이리와, 이리, 어디야? 여기? 그렇지. 잘했어, 잘했어.”
  다정스런 그의 목소리는 마치 개와 교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형구 소장. 74년 고등학교 시절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개 훈련소에서 일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군복무 시절에도 군견 훈련병으로 복무를 했다고 한다. 92년에 맹인안내견 훈련을 시작하여 94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보청견 도우미개 훈련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25년 동안 오직 개를 훈련시키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사정이 어려워서 과자장사를 하고 있어요. 힘들지만 제 생활비와 훈련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죠. 미국의 경우는 도우미개 한 마리를 훈련시키는데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리고 3백50만원에서 5백만원 정도의 경비가 소요됩니다. 일정한 규모에 체계적인 규모를 만들어 놓고도 그 정도 들어가지요. 하지만 제 경우엔 그만한 시설도 없고 무엇보다 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장사를 하는 도중에 짬짬이 시간을 내서 교육을 시키니까 도우미개 한 마리를 교육시키는데 거의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장애우들에게 힘이 된다는 생각이 저를 즐겁게 합니다. 물론 도우미개들은 무료로 분양이 되죠.”
  가건물 창고에서 10마리가 넘는 도우미개를 훈련시켜 무료로 장애우들에게 분양을 하고 있는 그는 아직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에 대한 열정으로 장애우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자신의 돈으로 도우미개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는 도우미개의 진정한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도우미개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장애물이 있다며 피해주고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롭고 힘들어 하는 장애우들과 함께 있음으로 해서 인생의 동반자적인 역할을 하죠. 그렇게 장애우와 비장애우들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만약 외양상 비장애우들이 접그하기 꺼려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비장애우들이 쉽게 다가오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내가 예쁜 개를 안고 있다면 비장애우들은 나보다는 개가 예뻐서 접근을 하게 되죠. 그 개를 매개로 해서 장애우와 비장애우들간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도우미개들의 가장 큰 역할이라는 겁니다.
  또 한가지, 시각장애우들은 길을 다닐 때 흰지팡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럴 때 매번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랑 같이 다닐 수는 없으니까 맹도견이라는 것이 필요하죠. 또 개는 힘들 때나 외로울 때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친구가 되어 줍니다. 도우미개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장애우와 비장애우들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친구로서 동반자로서 함께 한다는 것 말입니다.“
  개와 함께 지낸 25년의 세월이 장애우에게 새로운 해결책이 되어 세상에 보여지고 있고 그의 결실이 시각장애우들에게, 청각장애우들에게 눈과 귀가 되어 또 친구가 되어 나타나고 있다. 장애우들에게 또 다른 경험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글, 사진/ 김학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