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적출수술은 여성성을 무시하는 행위다” 한일여성장애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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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저녁 환영회를 마친 늦은 시각, 한국과 일본의 여성장애우들의 작은 모임이 있었다.
아직까지 공동련에 여성분과가 생기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여성장애우 문제가 정식 분과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3회 대회 이후 양국의 여성장애우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상 발표자의 이름은 생각하고 국가의 이름만 표기한다.
한 한국에서는 지난 4월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생겼는데 일본에도 여성장애우 모임이 있습니까?
일 여성장애우만의 모임은 따로 없고 세계장애인연맹(DPI) 내에 여성장애우분과가 있습니다.
한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오빠나 남동생이 호주가 되는데 일본에도 그런 제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 일본에도 ‘세따이노시’라고 하는 한국의 호적제 비슷한게 있지만 거기에 호주로 이름이 올라가도 특별한 권한은 없습니다.
일본에는 고용기회균등법이 있는데 법 자체로는 별 이상이 없지만 사업장에서는 남성들이 일하는 방식, 예를 들어 밤늦게까지 작업하는 관행을 여성들에게도 강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한 한국에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있습니다. 물론 남녀가 평등하게 고용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것이지만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만큼 여성운동도 활발합니다.
일 일본에서는 장애우 시설내에서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시설측에서는 여성장애우의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이런 비인간적인 일을 중단하게 하기 위해 여성장애우들과 전국 수용장애우자치회에서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한 한국에서도 정신지체 여성장애우에게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설에서 뿐만 아니라 생리처리를 못하는 딸에게 어머니가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순간 분위기가 침울해졌다.)
한 이것은 우리를 여성을오 보지 않는 처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여성장애우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정신장애우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면 우리가 연대해서 보호해야 합ㅎ니다.
일 1996년대까지 우리 나라에는 ‘우성보호법’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여성이 임신한 후 검사를 해서 그 아이가 장애아로 판명될 경우 낙태를 강요하는 법률인데 폐지운동을 벌여 얼마 전 폐지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근디스트로피와 유전성 장애가 발견되면 낙태를 해도 괜찮다는 내용을 ‘모체보호법’안에 다시 넣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 일본에서도 장애여성이 결혼하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요?
일 저는 20여년 전 비장애우 남성과 결혼을 했어요. 남자쪽 부모가 끝내 허락을 해주긴 했지만 결혼을 몰래 할 수밖에 없었고 결혼 후에도 갈등이 계속 돼 지금은 이혼하고 아이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한 그래도 일본에는 장애연금과 개호제도가 있어서 여성장애우가 독신으로 살든 결혼을 하든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일 일본에서는 장애여성이 결혼을 하면 지방정부로부터 간섭이 심해집니다.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남편이 아이와 당신을 돌볼 수 있겠죠’라며 개호료와 도우미 파견을 중지하겠다고 하죠. 그래서 여성장애우가 결혼을 하려면 행정부와 싸울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비장애여성이 장애남성과 결혼할 경우에 대해서는 주위 사람들이 여자가 남편의 개호는 물론 아이의 양육과 집안일까지 전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행정적인 차별보다 사회적인 인식의 차별이 더 심합니다.
역시 같은 동양권내에 있는 한국과 일본의 여성장애우들은 남성장애우 보다 더 심한 차별을 당하고 있었다. 약 1시간 30분동안 이뤄진 모임에서 양국 여성장애우들은 또 다른 강한 동지애를 느꼈고 국가를 초월한 여성장애우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다졌다.
글.사진/ 노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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