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을 한결같은 의수족 연구, 장애우 사랑
본문
대한의수족연구소 소장으로서 장애우들의 재활을 위한 기본적인 ‘자립’을 돕고자 애쓰는 이승호 씨. 의족의 경우 많은 업체들이 제작에 앞장서고 있지만 의수, 코, 귀 등은 이 소장만의 독특한 기술로 제작된 것이 인정을 받고 있어 업계에서도 이 소장에게 의뢰를 할 정도로 전문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의수족개발과 제작의 한길을 묵묵히 걸어왔던 것은 의수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장애우의 생활상의 고통을 알고 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이 소장의 장애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년 시절 이승호 씨의 가까운 친척이 불의의 사고로 다리가 절단되기에 이르렀다. 그때 그토록 활달하고 생기넘치던 그 친척은 사고 이후 바깥 출입을 전혀 하지 않고 방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성격도 점차 내성적이 되고 그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만 침잠해 갔다. 그렇게 변해가는 그 친척에게 자신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했던 이승호 소장. 그러면서 가슴 한 구석에 장애우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경남 사천구의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넉넉지 못한 집안 사정으로 서울의 용산고등학교를 고학으로 마친 후 보장구 제조업계에 몸을 담았다. 의수족 업체에 입사하여 의수족에 대한 모든 기술습득과 연구에 정진해 나가며 남다른 연구열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를 며칠, 5년 후 보훈병원 의지연구소에서 1년여 동안 체계적인 경험을 쌓은 후 그만의 독자적인 연구소의 필요성을 깊이 통감하고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그 후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자신의 연구소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이 분야의 특허까지 출원하여 업계는 물론 많은 장애우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가 특별히 관심을 두고 개발한 품목은 작종 사고로 손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의수’다. 손가락의 일부가 절단됐을 경우에 절단된 손가락을 얼음에 보관하여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가면 접합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엿을 때는 의수를 이용하여 신체 원형대로 모양을 완전하게 복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승호 소장이 개발한 의수는 피부와 색상은 물론이고 지문까지 본래의 모습으로 완전하게 복원, 착용시에 실제 손과 구별이 잘 안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특히 환부를 위생적이며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환부수납공간부를 중심부로 고안해낸 것이 특징인 것이다. 종래의 의수는 환부에 견고하게 고정되지 않아 가벼운 운동만 해도 마찰로 인해 환부가 쉽게 멍이 들고, 내부 충진제가 땀 등으로 오염되더라도 세정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천연고무재나 합성수지재를 성형해 제작한 환부보호대를 만들어 일차로 환부를 보호한 후 다시 환부수납공간에 삽입하게 한 것이다.
의수 외에도 부분적인 보철분야에도 의수족연구소는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다. 보장구는 미관상으로도 좋아야 하지만 사용하는 당사자가 불편이 없어야 한다.
더욱이 손가락이 3개 이상 없을 경우에는 컴퓨터나 피아노 등을 다룰 때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완벽하고도 철저한 기능성까지도 고려해 제작해 준다.
그래서 간혹 양쪽 손을 잃은 사람들이 이 소장이 만들어준 ‘반자동의수’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피아노를 자유스럽게 다루는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30년간 약 2천여 명의 장애우들에게 각종 보장구를 제작해온 이승호 소장은 “전자 및 반자동 의수족의 경우는 독일과 미국, 대만 등지에서 부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만 해서 공급하는 실정” 이라며 이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의수족에 대한 연구열로 밤낮을 지새우면서도 방송통신대학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마쳤는가 하면 일본의 아가베대학에서 사회명예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대한의수족연구소는 또 장애우보장구 관련 인터넷홈페이지(http://www.dopi.or.kr)도 개설해 재활체조와 의수족의 올바른 사용방법 등의 정보를 제공, 장애우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글/ 함께걸음 편집부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