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백50만 장애우 목소리 담은 한국장총호 드디어 출항"
본문
지난 4월15일 한국 장애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항해를 위한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국내 장애계 역사상 지역과 장애유형을 초월해서 가장 많은 장애우단체를 회원단체로 두고 있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회장 김성재, 이하 한국장총)이 4월 9일 복지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고 현판식을 거행한 것이다. 지난 해 12월 세계인권선언 50주년과 세계장애우의 날을 기념해 창립한 이후, 지난 겨울 동안 준비작업을 마치고 이제 드디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날 진행된 현판식에는 김모임 보건복지부장관, 김유배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김찬우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및 유재건ㆍ김정수ㆍ김명섭ㆍ이성재 국회의원과 강원용 목사, 이우정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표, 김성수 성공회 주교, 윤수경 공동 모금회 사무총장,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조흥식 서울대 교수와 회원 단체장, 장애우 등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1백여명의 인사가 참여해 한 장총의 사단법인으로서의 출발을 축하해 주었다. 또한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김성재 회장에게 한국 장총의 발전을 기원한다며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성재 회장은 인사말을 대신해 "현재 전세계의 시민단체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정부 또는 국가의 정책수립에 강력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제 활동을 개시한 한국장총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여 전문적인 시민단체로의 부상과 함께 장애우들의 일치된 목소리로 정부 정책실행에 실질적 압력을 행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장총이 사단법인단체가 되었다고 해서 항간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관변단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장애우의 권익을 위해 더욱 강력한 압력단체가 되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한국장총은 회원단체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정부와 비판적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며, 상호 유대강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장애우의 권익옹호와 인간다운 삶의 실현에 이바지하고, 장애우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위해 직업과 사회 및 의료재활 그리고 교육권 확보등을 실현하는 한편, 세계 각국의 장애우 단체와의 교류협력을 통해 장애우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고 인류복지 및 평화 증진에 기여한다는 목적 아래 지난해 12월 설립된바 있다.
이러한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의 장애우 정책과정에 참여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장애우 복지 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사업,▲장애우의 권익확보와 차별극복을 위한 사업, ▲장애우복지단체 교류 및 연대지원 사업, ▲장애우 복지단체 교류 및 연대지원 사업, ▲장애위의 사회교육과 지도자 양성 교육사업, ▲장애우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과 홍보사업, ▲세계 각국의 장애우단체와 교류ㆍ 협력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장총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단체는 경남ㆍ경북ㆍ광주ㆍ대전ㆍ부산ㆍ울산ㆍ전북ㆍ제주지역 장애인총연합회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문화예술 진흥개발원,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맹인복지연합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정보화추진협회,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등 20개 단체이다.
이처럼 전국의 장애우단체가 하나 모여 뜻을 같이한 만큼 한국 장애계의 미래가 더욱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며, 장애우들에게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ㆍ글/ 김학리 기자
|
제19회 장애우의 날을 맞는 우리의 입장
지난 해 12월 3일, 세계장애우의 날에 창립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하게 전국 4백50만 장애우의 대표적 기구로 출범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열 아홉번째 맞는 장애우의 날을 계기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오늘 세계는 모든 국경을 넘어 하나의 지구마을이 되었다. 그러나 하나된 지구마을은 무한경쟁에 의해 사랑의 이웃이 아니라 강자들에게 빼앗기고 짓밟히는 새로운 약탈지가 되었다. 이로 인해 약소국가, 약소민족,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할 도리가 아니다. 인간의 인간다움은 경쟁에 의한 많은 소유가 아니라 사랑에 의한 나눔에 있다. 그러므로 강자나 약자나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21세기를 희망으로 맞기 위해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서로 손잡고 친구되어 사랑의 지구마을 만들어 운동을 전개할 것을 호소한다.
2. 우리 정부는 지난 해 12월 9일 장애우 인권헌장을 제정해서 공포했다. 그러나 장애우의 날을 열아홉번째 맞는 오늘에도 대다수의 장애우들은 여전히 인권사각지대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장애우 인권헌장이 구두선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 헌장의 정신과 내용을 구현할 구체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장애우의 자주적 생존권과 인간다운 자립생활을 위해 마련된 장애인 직업재활법안이 장애우 고용을 빌미로 퇴직공무원의 배만 불려온 노동부위 부처이기주의에 의해 발목잡혀 지금까지 제정되지 못한 것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장애우 대통령을 자임한 김대중 대통령이 결단하여 조속히 장애인 직업재활법을 제정할 것을 호소하며 촉구한다.
3. 우리 국민들은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 장애우는 결코 조상이나 부모 죄 또는 부정한 운명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빚은 불의한 사회와 오염된 자연환경 때문에 장애를 입은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우는 불의하고 건강하지 못한 사회에서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장애를 대신 진 희생양과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장애우를 차별하고 학대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비인간적이고 악한 사람이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장애우를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더불어 살 이웃으로, 함께 사랑을 나눌 친구로 대해 줄 것을 호소한다.
4. 장애우들은 자주적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한다. 장애를 도구삼아 구걸하거나 무조건 의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또 사회적으로 국민들에게 지탄받은 일을 해서도 안될 것이다. 특히 장애우나 비장애우나 장애우를 이용해 치부하고 그들을 학대하는 짓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이를 위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장애우의 자조적 단체로서 존엄성을 지키고 자주적인 권리회복을 위해 앞장 설 것을 천명한다.
1999년 장애우 날에
|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