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모세포 이식수술법으로 근무력증 완화 효과 보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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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96년, 다섯 살박이 아들아이의 움직임이 다른 아이와 같지 않게 느리고 활발하지 못한 것을 발견한 손동환 군의 어머니는 왠지 미심쩍은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아이를 면밀히 진찰한 후 의사는 단도 직입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근디스트로피이고, 아마 스무살을 넘기기 힘들 겁니다. 이 질환은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법이 없으니 다른 헛된 일 하지 마시고 열심히 운동이나 시키세요."
그 때부터 나름대로 근디스트로피에 대해 공부도하고 자료를 모아봤지만 알면 알수록 절망적인 내용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해 11월, 다니던 영동세브란스병원 근육병 월례모임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미구에서 근디스트로피 환우를 대상으로 장애 진행을 환화시키는 시술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12월에는 그 수술을 진행한 피터로 박사가 직접 내한하여 수술효과에 대해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곧이어 영동세브란스 재할의학과 문재호 박사팀도 국내 환자에 대한 시술 계획을 밝혔다.
그러던 지난 2월 초 병원측에서 갑작스럽게 동환이를 대상으로 근디스트로피에 대한 세포 이식수숙을 할 계획이라며 동의를 구해왔다. 이들 부모는 지체없이 동의를 했다. 가만 있으면 스무살도 안돼 죽는다는데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하반신에 3억개의 근육모세포 이식
그리고 사나흘 뒤인 2월 5일 밤 11시부터 한국인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동환이는 미국인 1명과 호주인 1명의 근디스트로피 장애우들과 함께 근육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았다.
동환이의 경우 다른 보도기구에 의지하지 않고 보행이 가능해 곁으로는 꽤 건강해 보이지만 이미 장애가 진행되고 있고. 특히 하반신 근육은 눈에 뛰게 약해져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일단 엉덩이 부분 이하에 3억개의 근육모세포가 이식됐다 이 시술은 주로 특수한 주사기를 통해 세포가 주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외상도 전혀 없어 수술받은 그 다음날로 퇴원이 가능하다. 현재 충남 예산에 사는 동환이는 면역제 성격의 약을 복용하면서 수술 후부터 6주간 매주 한 차례씩 서울에 와서 피검사를 하고 간단한 검진을 받고 있다.
보통 수술 후 3개월이 지나야 근육세포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생성하는 디스트로핀이 만들어지기 시작해 18개월쯤 지나야 그 경과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그래서 동환이의 경우 수술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지 지금 알아내기에는 시기상조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벌써 2백여건의 입상 수술 사례가 있고, 그 중 80% 정도가 긍정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국내 근디스트로피 장애우와 그 가족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보다 앞서 지난 11월과 12월에 이미 삼성제일병원에서도 국내에서 근육모세포 이식수술을 실시한 바 있다. 모두 네 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의 피터로 박사와 협진하여 성공적으로 수술을 시행산 것이다. 동양 최초의 시도였다.
"국내 최초의 시도라는 점과 비용상의 문제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수술을 진행했는데. 우리 병원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시술할 계획을 갖고는 있으나 일단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삼성제일병원 유전학연구실 최수경 실장은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월 26일에는 8세된 중국인 소년을 대상으로 또 한 차례 근육모세포 이식수술을 삼성제일병원 의료진이 직접 실시하기도 했다. 이번 수술은 중국내 "오리엔탈프레스"라는 언론사에서 모은 기금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근본적인 치료 위해서는 시일 더 필요
이러한 근육모세포 이식수술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배양된 근육모세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 기술로서는 이식될 근육모세포 배양을 중심으로 한 제반 기술과 여견이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세포치료연구재단(Cell Therapy Foundation) 등에서 이식할 근육모세포를 모두 공수해 와야 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번 손동환 군의 경우도 세포비만 2억원이었을 정도로 비용부담이 엄청 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술의 대중화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다행히 동환군의 경우 그 비용은 영동 세브란스 내 근육병재단의 기금을 통해 지원받았다.
또한 이 이식술은 모든 근육병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근디스트로피 장애 한 영역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도 팔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로울 정도로 근육이 많이 남아 있는 조기 한자들에 국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근육모세포 수술의 관건은 이식된 건강한 세포가 병든 세포들을 이기고 자리바꿈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정상 성인의 근육에서 근육모세포를 배양, 증식한 후 전신 마취한 상태에서 근디스트로피 환자의 병소가 있는 근육 내에 근육 모세포를 주사로 투입하는데 이 모세포에서 비정상적인 근육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인 디스트로핀이 형성되고 이를 토대로 다시 건강한 세포가 자라날 수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임상실험 결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근디스트로피에 대한 근원적인 치유법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근디스트로피는 성염색체에 의해 유전되는 신경근육계 질환이기 때문에 근육세포 이식술이 근육병에 대한 완벽한 치료법은 아니라는 것이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 나라 보다 근디스트로피 환자가 많고 환경도 좋은 일본에서도 아직 내국인을 상대로 한 시술을 서두루지 않고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근디스트로피 장애우와 그 가족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의료보험에서 이 수술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제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고, 그것도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라 사정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일단 이 이식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우선 국내에도 미국의 세포연구재단과 같은 모델의 의료기구 설립이 이루어지고 세포배양기술을 국내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진정한 근디스트로피 장애 극복의 길이 대중 적으로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미래에 나에게도 그 손길이 미칠 것이라고 하는 믿음이 많은 장애우들에게 오늘을 살게 한다.
글/ 한혜영기자 사진/ 김학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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