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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시론] 직업재활법 제정으로 새로운 비전의 21세기를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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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확보를 위한 기반 마련해야

  세기말인 99년 새해가 시작됐다. 이 한해가 지나면 이제 새로운 천 년인 21세기를 맞게 될 것이다.
  21세기는 장애우에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이 가능해지는 새 세기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고통이 지속되는 암울한 잿빛 21세기가 열릴 것인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처럼 장애우 현실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여전히 장애우들이 소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단언컨대 장애우들에게 21세기는 없다는 것이다.
  새해 벽두에 아직 시간이 남은 21세기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장애우들의 고통이 한 세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피력하기 위해서다. 원칙적인 얘기지만 굳이 헌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장애우들은 이 땅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하기 살 권리가 있으며 그 행복하게 살 권리가 적어도 다가올 21세기에는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까진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장애우들이 인권을 보장받고 생존권을 보장받으며, 완전한 사회참여가 가능한 21세기를 맞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어진 물질적인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슴을 못내 답답하게 만든다.
  때문에 장애우들에게 99년 한 해가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즉 짧은 시간이지만 99년 이 한 해에 완전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장애우들의 행복하게 살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조그만 주춧돌이라도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99년 한 해를 전망하는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나라 경제 형편은 작년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로 실업률은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들을 하고 있다. 진단대로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 단연히 장애우 고용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비장애우들의 취업도 힘든 판에 장애우들의 취업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면 장애우 취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99년 한 해 장애우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21세기에 대비해 긴 안목을 가지고 무엇보다 장애우 생존권 확보를 위해 초석을 마련하는 것일 것이다.
  장애우들이 생존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 어떤 획기적인 장애우 복지정책이 시행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99년에는 장애우들의 일을 통한 노동권 확보와 복지가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해지도록 장애계가 힘을 모아 기반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원화된 체계가 중요하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지금 장애우들은 50년대 자유당 정권 때 유명한 정치 구호였던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절규가 공감은 얻는, 매우 힘든 실정에 놓여있다. 장애우들은 정권을 바꾸자는 게 아니다. 유명무실해서 장애우 생존권 확보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 장애우 직업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 동안 누차 지적돼온 현 장애인 고용촉진법의 한계를 대안으로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직업재활법의 반대하는 일부 장애계 인사들도 현 고용촉진법이 장애우 생존권 확보에 크게 미흡한 법이라는 데에 고용촉진법에 의한 장애우 직업 보장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실패한 현 고용촉진법을 대신해 장애우 생존권 확보를 가능하게 해 줄 대안은 무엇인가 현재 장애계에서는 고용촉진법을 폐기하고 새롭게 직업재활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직업재활법 제정의 필요성이 장애계에서 새삼 공감을 얻어 가고 있다. 이제 직업재활법 제정 움직임은 장애계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으며 21세기 장애우들의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해줄 유일한 초석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보자. 이 시기 장애계는 왜 직업재활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일까?
  현재 국회에서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직업재활법의 핵심은 장애우 직업정책 담당부서를 노동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점을 놓고 복지부가 시혜적인 이미지가 강한 부서이기 때문에 복지부가 장애우 직업정책을 담당하면 장애우 직업정책이 시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직업재활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즉 당당한 권리로서의 노동권 확보가 아니라 시혜적 차원에서 직업보장 정책이 이루어져 장애우를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우려가 전혀 근거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장애우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 실정에 비춰볼 때 장애우 직업정칙의 복지부로의 이관은 이런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을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복지부가 장애우 직업정책을 담당하면 장애우 직업 보장이 동정의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가능성 차원에서 거론되는 것이지 반드시 사실로 나타난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복지부가 장애우 직업정책을 맡게 되면 적어도 복지와 직업보장이 일원화된 체계 속에서 가능해진다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장애우 담당 부서가 복지부이기 때문이다. 현 시기 장애우 복지의 핵심은 두 말할 나위없이 장애우가 안정된 직업으로 대표되는 생존권을 보장받을 것이다.
  일을 통한 복지가 가능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는 장애우를  모르는 노동부 보다는 장애우 문제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산하에 장애우복지심의관실을 운영하고 있는 복지부가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재차 강조하지만 장애우 직업보장에 있어서 일원화된 체계는 정말 중요하다. 이 사실을 인정한다면 만약 복지부로 직업정책이 이관되면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와도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하고 장애우 직업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라는 결론을 쉽게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는 직업 정책

  고용촉진법을 폐기하고 직업재활법을 새롭게 제정해야 된다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서 환경의 변화가 꼽혀지고 있다. 즉 고용촉진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지방자치제가 자리 잡은지 오래이며 시간이 갈수록 정부 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는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지역 책임주의가 확고하게 정착되어 가고 있다. 장애우 문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역 장애우 문제 해결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 가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장애우 복지문제 뿐만 아니라 장애우 직업보장 문제도 과거의 틀을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축이 되는 새로운 직업 정책 수립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장애우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우 담당 부서는 장애우 직업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은 고용촉진법에 의해 장애우 고용을 책임지는 부서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노동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용촉진법을 대신해 현재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직업재활법은 시행이 되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우 직업 보장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 고용촉진공단을 대신해 복지부 산하에 설립될 직업재활공단을 통해 주로 장애우 직업보장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직업 알선과 관리업무는 지역 장애단체체와 복지단체 그리고 지역 장애우복지관 등이 맡게 돼 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우 직업정책에 깊숙이 관여할 수밖에 없으며, 단순히 관여하는 수준에 그치는게 아니라 장애우 직업보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한업무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예상이 충분히 가능한 것은 현 복지부의 장애우 복지정책 시행이 거의 다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담당부서나 장애우 복지 담당부서를 통해 시행되는 전달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우 직업정책이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한 번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자.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은 현재 장애우 직업 정책을 맡고 있는 노동부는 장애우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의료와 교육, 편의시설, 생활보장 등 복잡다단하고, 생애 주기 속에서 욕구가 다양한 장애우 문제를 단지 직업 문제만 따로 떼어내 노동부가 맡고 있다 보니 장애우에 대해 체계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 못한 노동부 직원들이 장애우들이 찾아가면 당황해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동부 산하 고용촉진공단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 장애우 고용 정책은 장애우를 비장애우와 동일시해 단순히 취업처만 소개해 주고 후속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을 통한 복지가 절실한 중증장애우의 경우에는 취업 알선자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장애우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노동부 주도의 장애우 직업정책은 진작에 실패가 예고돼 있었던 것이다.
  반면 복지부, 구체적으로 말하면 복지부가 아니라 복지부의 장애우 대상 일선 창구인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회복지사들은 상대적으로 노동부 직원들 보다는 장애우에 대한 마인드를 깊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장애우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전문요원과 지역 장애우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이며 그리고 이들보다 장애우들을 더 잘 알고 있는 장애우 단체 동료들인 것이다.
  따라서 장애우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지를 옆에서 지켜보고 고민을 같이 해온 이들이 장애우 취업 알선과 직업보장 정책을 수행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장애우 직업보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직업재활법은 한 마디로 정부(넓은 의미에서 지방자치단체도 포함된다) 책임하에 중증 경증 장애우 할 것 없이 모든 장애우가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한 법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직업 정책이어서 지금은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직업재활법이 시행되면 이런 바람직한 정책이 현실에서 구체화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난 해 연말 국회 복지위상임위를 통과한 직업재활법안은 먼저 앞으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도 장애우를 정원의 2%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고용의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소속 공무원 정원의 2% 이상을 장애우로 고용하지 않으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매년 장애우 미고용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법안은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주에 대해 컴퓨터프로그래머, 매표원, 전화안내원 등 특정 장애우의 능력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직종에 우선적으로 장애우를 고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정 고용 규정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독립 기업을 경영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장애우에게 창업자금을 융자 지원해서 장애우가 취업 뿐 아니라 자영업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또 보호작업장 등 장애우 직업재활실시기관에서 생산한 물품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구매하면 미고용 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서 보호작업장의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직업재활법은 현행 장애우 의무고용 비율이 막연하게 2% 이상으로 되어 있던 것을 2%이상 5% 이내로 명시해 의무고용 비율을 구체화하고 있다.

 


네 단계 직업 정책으로 완전 고용 가능하다.

 이상의 직업재활법안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마디로 직업재활법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우 직업보장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명시한 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직업재활법이 시행되면 장애우에게 어떤 변화가 피부로 느껴질지 가상의 한 지역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지역 장애우  복지의 활성화는 필연적으로 복지관 형태의 장애우 이용시설 증가와 장애우 단체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장애우 복지관과 연합회 형태의 장애우 단체가 있다. 장애우 복지관은 지역 장애우 들을 상대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해서 확실한 장애우 유인책을 갖고 있고 장애우 단체는 장애우들의 친목 도모를 비롯, 인권과 복지 증진을 도모하는 등 지역 장애우들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다. 때문에 복지관과 장애우 단체는 지역 장애우와 밀착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정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동사무소의 복지사무소로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 복지사무소 또한 장애우 직업보장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창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역에 사는 장애우가 복지의 가장 핵심인 직업을 갖기 위해 이들 복지관과 단체, 그리고 동사무소의 사회과나 복지사무소를 찾아 상담을 하면 이들 다양한 장애우 직업 알선 청구는 상위 기관인 지방자치단체 장애우 복지 담당 부서와 연계해 일단은 장애우 일반고용에 나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애우 일반고용이 지금보다는 활성화 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한 것은 지역에 있는 기업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바로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적극적으로 자기 지역에 있는 기업에 장애우 고용을 의뢰하고 협조를 구하면,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장애우들의 일반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만약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우 직업 보장을 지역 복지의 평가 기준으로 인식해 장애우 취업을 위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장애우의 기업 취업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일단 장애우가 지역에 있는 기업에 취업하면 장애우도 근로자가 분명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노동부는 장애우 근로자를 보호할 의무를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노동부도 장애우 직업 보장에 한 몫을 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애썼지만 장애우의 기업에의 취업이 어렵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차선책으로 지정고용 제도에 의해 주차관리원 등 특정 직종을 장애우에게 배려해 취업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런데 만약 취업하려는 장애우는 많은데 일자리가 한정돼있다면 어떻게 되나. 그러면 지방자치단체는 매점과 자판기 운영권을 장애우에게 배려하고 더 나아가 직업재활법의 핵심 중 하나인 자영업 지원 조항에 근거해, 단순히 창업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를 통해 장애우가 자영업을 통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만약에 자영업으로도 장애우 직업 보장이 어려우면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우 보호작업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보호작업장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구입해서 보호작업장의 활성화를 통한 장애우 직업 보장 시책을 추진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장애우 직업 보장 정책을 추진하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동안 장애우 고용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증장애우를 포함해 모든 장애우들의 직업 보장이 어떤 식으로든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직업재활법안대로 시행되면 장애우 취업률은 높아지겠지만 장애우 직업보장에 소요될 막대한 예산의 조달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우 직업 보장 정책의 시행 주체가 되면 필연적으로 자체 예산을 장애우 직업 보장 예산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 그래도 우려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근거는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장애우 복지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장애우 복지의 핵심이 직업 보장에 있는 만큼 조성된 복지기금이 장애우 직업보장에 쓰인다고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 예산에다 미고용 부담금으로 조성된 고용촉진기금, 여기에다 지방자치단체 장애우 복지기금을 더하면 장애우 직업보장에 따르는 막대한 예산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살펴보았듯이 직업재활법이 담고 있는 이러한 네 단계 장애우 직업 보장 정책을 뼈대로 장애우 완전 고용이 가능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한데 노동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우 고용부서를 만들고 시행 주체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아니라 노동부가 주부서가 되고 지방자치단체는 협조하는 선에서 장애우 직업 보장 정책이 추진되면 앞에서 열거한 네 단계 직업 보장 정책은 현실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차이가 현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장애계가 장애우 직업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노동부가 아니라 복지부와 지방자치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장애우 중심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장애우 직업정책의 개혁안이고 21ㅔ기 장애우 생존권을 보장해줄 유일한 법안인 직업재활법 제정이 지금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노동부와 국회노동환경위 국회의원들에 의해 장애계 요구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언론들도 노동위 의원들의 말만 듣고 장애우 직업 보장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은 생략한채 덩달아 부처간 밥 그릇 싸움이라며 무책임한 보도를 남발하고 있다.
  한술 더떠 노동부와 국회 노동위는 직업재활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장애우 단체 중 지체장애인협회가 이 법안의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확대 해석해 장애계 내부에서도 직업재활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래서 현재 직업재활법은 제정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먼저 지금이라도 노동부와 국회 노동위, 그리고 일부 언론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장애우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노동부는 왜 장애계가 노동부를 거부하는지 그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그건 한마디로 노동부가 시행하고 있는 고용 정책이 장애우들의 피부에 전혀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우들의 생존권 보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고용촉진 정책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노동부는 장애우 고용정책의 실패를 깨끗이 자인하고 직업재활법 제정에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위 의원들은 그동안 국정감사 때 반짝 관심을 표명한 것 외에는 장애우 직업보장에 전혀 기여한 게 없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산하단체와 기금을 넘겨줄 수 없다는 이유로 직업 재활법의 몇 가지 조항을 끌어들여 서둘러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누가 봐도 국회의원의 직무를 저버린 것이다.
  더욱이 들리는 바에 의하면 국회 노동위 일부 의원들은 장애우를 노동능력이 있는 장애우와 노동능력이 없는 장애우로 구분해서 노동능력이 있는 장애우만을 대상으로 고용정책을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건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중증장애우들의 생존할 권리는 누가 보장하나. 일부 노동위 의원들 주장대로라면 모든 중증 장애우는 수용시설로 가거나 아니면 보호작업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일해야만 하는데 이런 명백한 중증장애우 차별정책을 장애우 노동 문제의 대안으로 내놓은 국회의원은 과연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과연 제 정신을 가지고 한 발언 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재삼 강조하지만 노동부와 국회 노동위는 이기심을 버리고 직업 재활법 제정에 협력해야 한다. 산하 단체와 고용촉진기금을 복지부로 넘긴다고 노동부와 노동위 위상이 축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공단과 기금은 어디 다른데로 가는것이 아니다. 여전히 정부 산하 공단이고 고용촉진기금으로 존재할 것이다. 이 점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노동부와 국회 노동위가 직업재활법 제정에 협력한다면 장애계는 그 고뇌에 찬 결단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지금 장애우들은 21세기를 앞두고 전면적인 현실의 변호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그리고 장애우들이 원하는 변화는 모든 정책과 제도가 장애우 중심의 사고에서 시작해서 마련되고 추진되며 현실에서 구체화되는 변화이다.
  이런 원칙에 비춰볼 때 현 고용촉진법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한다 해도 결코 장애우 중심의 법이 될 수 없다. 반면 직업재활법은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고 있고 장애우 중심의 직업 보장 정책을 매우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여기서 직업 재활법이 장애우 중심의 직업 보장 법안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법안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재 직업 재활법 재정을 장애우 당사자들의 모임인 대부분의 장애우 단체가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장애우 단체와 함께 국회에서 직업재활법 제정을 주도 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바로 장애우 당사지인 이성재 의원이라는 것은 직업재활법이 장애우 중심의 법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움직일 수 없는 근거이다. 백 번 양보해도 대부분의 장애우 단체와 장애우 직능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장애우 국회의원이 하나가 돼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직업법안이 장애우 현실을 지금보다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전선은 단순하게 말해 열악한 장애우 현실의 전면적인 변화를 통해 희만이 있는 21세기를 맞으려는 장애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구시대 세력과의 대립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때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장애우 당사자들의 입장 표명일 것이다.
  다른 얘기지만 함깨걸음에 연재되고 있는 미국 장애우 운동사는 현존하는 세계 장애우 관련 법안 중 가장 완벽한 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ADA(장애를 가진 미국인을 위한 법) 법이 제정될 당시 미국 장애우들이 벌였던 극한 투쟁을 이렇게 전해주고 있다. 미국 장애우들은 법안 제정을 위해 유치장에 갇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한 무리가 되어 상처투성인채로 국회 계단을 무릎으로 기어 올라가는 눈물겨운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열악한 장애우 현실의 변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 국회에서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직업재활법은 ADA법에 비길 바는 못되지만 우리 나라 실정에서 열악한 장애우 현실의 변화를 가능하게 해줄 유일한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장애우들에게는 선택만이 남아 있다. 열악한 현실의 변화없이 21세기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직업재활법 제정에 나서 적어도 생존권은 보장받으며 21세기를 맞을 것인가? 이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장애우들에게 99년은 어느 해 보다도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글/ 이태곤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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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재열님의 댓글

이재열 작성일

안녕히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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