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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깊은샘 작은 독서실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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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뇌성마비장애우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안이 어렵고 근처에 학교가 없어 스물 네 살까지 학교에 다니지 못해 독학으로 공부를 마쳤습니다.
  살아가면서 저는 집안에서 지루하게 살아가는 장애우들의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94년 ‘샘물회’라는 작은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샘물회는 장애우들과 비장애우들이 모여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극장이나 공연장에 가서 영화와 연극도 관람하는 활동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곧 이런 일들 보다 장애우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후부터 샘물회는 책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의 문턱이 너무 높아 휠체어가 들어가기 곤란하고, 집안에만 누워있는 중증장애우들은 그 조차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두 권씩 모으다 보니 지금은 3천권 정도가 모아져 처음 2년 동안에는 전주시 팔복동의 조그만 곳에 둥지를 틀고 2~3평 정도의 공간에서 일을 하다가 올 4월 평화동 사무실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장원활동자들이 장애우들에게 직접 원하는 것을 무료로 배달해주고 다시 받아오는데, 시회지역 및 지방은 우편발송을 합니다. 우리 깊은샘 작은 도서관의 주된 이용자는 중증장애우이지만 우리 도서관이 위치한 곳이 경제적으로 영세한 곳이기 때문에 비장애우들도 무료로 책을 빌려가고 있습니다.
  현재 도서관 이용자는 5백명 정도이고, 책을 배달하다 보니 심부름센터도 같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심부름센터에서는 장애우들이 쇼핑이나 병원에 갈 때, 산책 등을 할 때 자원활동자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합니다. 그밖에 민원서류 대행, 미용, 병간호, 목욕, 학습, 물리치료 등 장애우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깊은 샘 작은 도서관과 장애우심부름 센터는 이렇게 장애우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장애우들의 말벗이 되는 친구입니다. 저에게는 작은 꿈이 있습니다. 장애우심부름센터를 좀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 보다 많은 장애우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둘러앉아 차 한 잔 마시고 갈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11월 초에는 이곳 깊은샘 작은 도서관에서 배우지 못한 장애우들을 위해 초등과정 야학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현재 120평가량 되는 수녀원방에 도서관과 심부름센터 외에 청소년공부방, 장애우주간센터도 만들고 싶은데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깊은샘 작은 도서관이나 장애우 심부름 센터, 야학에서 함께 일하실 분들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글/ 임희석 전주시완산구 평화동(0652-224-8734)

작성자임희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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