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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청각장애우도 TV 토론회 볼 권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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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대통령선거, 어떻게 맞을 것인가(2)

 

청각장애우도 TV토론회 볼 권리 달라

 

 

기대 속에 시작된 TV토론회

 

  국민의 손으로 직접 얻어낸 직선제 대통령선거, 올해로 3번째다. 올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는 국민의 기대는 남다르다. 이중에서 특히 예전의 조직력과 검은 돈을 앞세운 선거운동 방식을 지향하고 정책으로 맞서는 선거문화를 조성하여 유권자들이 공정하게 후보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의 목소리와 함께 "대선후보 TV초청토론회"는 시작됐다. 더욱이 TV토론회는 후보들의 정견이나 정책뿐만 아니라 후보들의 품성이나 인간적인 면까지 엿볼 수 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TV토론회가 청각장애우들에게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토론내용의 수화통역이나 자막처리는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9월초 "한국장애인복지공동대책협의회"는 이런 차별을 거두고 청각장애우의 알 권리와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하루속히 수화통역이나 자막처리를 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각 방송사에서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노력하겠다" 등의 기약없는 형식적 답변만 되돌아 왔다. 그저 방송내용이 중계되는 피시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며 일축할 뿐이다. 장애우의 컴퓨터보급률이 얼마인지, 그중 통신가능자는 얼마나 되는지는 전혀 관심 밖이다.

 

 

듣고 싶고 알고 싶어도 여전히 TV는 먹통

 

  이러한 현상은 지방방송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9월 29일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부산방송사에서 주관한 TV토론회에서 수화통역 및 자막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해 즉각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TV토론기획단에서는 ▲대선후보에 대한 초점이 흐려지고 ▲화면을 가려 시청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방송송출 기술상의 문제로 불가피하다며 요구를 거절했다. 현재 총연합회측은 이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강력한 대처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방송사의 이러한 관행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당분간 개선될 조짐이 없다. 장대협은 TV토론회시 수화통역과 자막처리를 하도록 방송사에 요청하도록 선관위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관위는 "방송사에 요청하겠다". "언론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방송사가 권고는 할 수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관해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선관위의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에서 우리는 과연 선관위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선관위의 말대로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방송사측에 청각장애우 유권자를 위한 수화통역과 자막처리를 강제할 수 없다면 헌법상 보장된 장애우의 "알권리"와 "참정권"은 누가 보장해 줄 것인가? 또한 각 정당에서도 득표를 위한 전략과 전술에만 치중할 뿐 선거에서조차 부당하게 차별받고 유린당하는 장애우의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는 당은 어디에도 없다.
  결국 장애우의 참정권 확보와 관련된 제반 문제들은 장애우가 가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장애우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선거법" 상으로 명시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TV토론회의 사전 기획단계에서 장애우를 위한 수화통여과 자막처리를 요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전 장애우단체가 이번 선거기간 장애우의 참정권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목표 아래 연대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셋째, 장애우의 참정권과 관련한 부분들을 공론화시키기 위해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나 언론노련 등과 같은 언론에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단체와의 연대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제도적인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후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선거와 관련하여 여야간 합의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화통역이나 자막처리를 법제화 시켜 국가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수화통역이 화면을 가린다든지, 대선후보에 대한 초점을 흐린다든지 하는 어이없는 답변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

 

글/ 여준민 (한국장애인복지공동대책협의회간사)

작성자여준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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