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자체보다 사회적 방치가 더 큰 문제죠
본문
엠마우스복지관은 광주지역 내 생활보호대상자 세대 가운데 정신지체인을 찾아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결시키는 지원사업을 93년도부터 진행하고 있다. 엠마우스복지관 김명선 부장을 만나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정신지체인가정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들어보았다.
![]() |
| ▲정신지체인가정 위한 지원사업 시급 |
사실 광주지역 내 정신지체인가정이 많은 데 놀랐다. 장애우들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수서동의 영구임대아파트에도 정신지체인 부부는 한 쌍만 있을 뿐이라고 동사무소 사회복지요원은 기억했다. 과연 이러한 출현비율이 전국적인 수치라고 생각하는가.
광주 지역이 가족공동체의 특성이 강한 농촌지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전폭적인 노력과 지원에 의해 정신지체인의 결혼이 성사되는 비율이 다른 대도시보다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도 정신지체장애우가정은 광주지역과 비슷한 비율로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들 가정이 사회적 관심밖에 있어 그 실태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고 사회로부터 별다른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들이 정신지체인자녀를 결혼시키거나 아이를 갖게 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 또다시 정신지체인이 태어나지 않을까 하는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한다. 실제 사례는 어떠한가.
사실 가정들을 직접 방문해보니 정신지체인 자녀의 출현비율이 생각보다 높은 데 놀랐다. 한쪽 배우자 이상이 정신지체인인 30가정 가운데 정신지체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가정이 9세대였다. 그러나 이들 자녀의 장애가 모두 유정인자에 의해서만 발생됐다고 볼 수는 없다.
생활보호대상자,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지체인 세대에 대한 의료적 지원이나 교육이 턱없이 부족해 출산전 임산부나 태아의 보건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적 요인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서 정신지체인자녀의 결혼이나 2세에 대한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복지관을 졸업하고 결혼을 한 정신지체여성 중에 한 명은 임신을 한 후 스스로 무척 기뻐했지만 친정어머니가 제대로 검사도 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낙태시켜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단 10%대에 불과한 유전적 요인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누려야 할 이성교재나 결혼, 출산 등의 큰 기쁨을 정신지체인들에게서 모두 빼앗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원할 경우 결혼전 유전자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사회가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미 많은 정신지체인세대가 존재한다면 사회지원도 시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밖에도 정신지체인의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사회가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일단 가정을 나와 그룹홈같은 곳에서 기본적인 가사일이나 신변처리와 같이 자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초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이전단계에서 이성교재나 부부생활과 같은 성교육도 필수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 결혼후의 생활비나 자녀교육비까지 다른 가족들이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도록 연금 등과 같은 경제적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안정적인 가계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복지관은 특히 이들 가정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