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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낙하산 인사와 저조한 취업 실적으로 기대 저버리고 있는 공단

해부-장애인고용촉진공단(2)

본문

장애우 복지관과 따로 노는 공단

공단이 생기고 난 후 비장애우들은 공단만이 장애우 취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공단 말고도 현재 각 장애 영역별 단종 복지관은 거의 다 장애우 취업과 관련된 일을 주요사업으로 설정하고 있고, 관련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실상은 이런 단종 복지관에서의 장애우 취업 업무가 훨씬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때문에 실적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제는 공단업무와 이런 단종 복지관의 취업 업무가 중복됨으로써 인력낭비와 예산낭비를 가져오고 있음에도 각 복지관이 취업 업무를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공단에 대한 짙은 불신감이 깔려 있다.
1년 예산 1천3백여만원으로 91년 536명,92년 329명,93년 274명, 94년 265명의 장애우 취업 실적을 가지고 있는 서울 남부복지관 직업재활과 박승태 대리는 "중증 장애우 고용은 공단보다 우리가 더 많이 한다"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청각장애우 취업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청각장애자복지회의 김하경 과장도 "공단에 전문가가 없으니까 공단에서는 경증장애우만 상대하고 중증장애우는 우리한테 보내는데 그렇게 되면 공단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취업을 하기 위해 공단에 갔다가 다시 우리 쪽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청각장애자복지회는 91년 115명, 92년 82명, 93년 110명, 94년에 98명이라는 청각장애우 취업 실적을 가지고 있다.
김하경 과장은 이어 "공단측의 무관심으로 서로간의 협조 관계가 안 이루어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어차피 공단에서 취업 업무를 다 포괄하지 못한다면 기존의 취업 업무를 하고 있는 영역별 복지관을 지원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체와 청각 외에 공단이 생기고 나서도 여전히 취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 영역이 바로 시각장애우와 정신지체장애우이다.
한국맹인복지연합회의 임경업 홍보과장은"공단이 시각장애우들에 대해선 속수무책인데, 그건 시각장애우를 채용하려는 업체가 없어서 속수무책인 게 아니라 공단이 시각장애우들에 대해서 무관심하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하고 있다. 임 홍보과장에 따르면 "공단이 어느정도 무관심하냐면 일산직업훈련소에 있는 컴퓨터 사무자동화과 같은 경우는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장애우들도 음성카드를 설치하면 충분히 훈련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음성카드 정도도 준비를 안 해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여태껏 시각장애우 1급 장애우들이 공단을 통해서 취직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한 그는 "공단이 시각장애우 취업을 위해 일산직업훈련소에 시각장애우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종인 전화 상담원과 교환원 양성 과정을 신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정신지체인복지관의 하상준 사무장은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취업을 위해 공단에서 지원을 받은 적이 업소, 협의도 없었다"며 "정신지체 장애우 취업에 있어서 공단에 전혀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언젠가 공단이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해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취업 문제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공단 쪽에서 쉽지 않다고 대답해 지금은 아예 얘기조차 꺼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상준 사무장은 이어 "우리는 미비한 숫자지만 정신지체 장애우를 봉제, 사무보조, 미용보조, 인쇄출판업종에 취업시켜 관리하고 있다. 공단이 이런 직종에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충분히 취업시킬 수 있는데 관심을 갖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역시 정신지체 취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이종길 직업훈련부 부장은 "공단이 직장만 연결해 주고 사후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공단이 아직은 초기단계니까 우선은 경증장애우를 취업시키고 나중에 노하우가 생기면 중증장애우들을 신경쓰겠다고 하는데 이건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처음부터 양쪽 취업을 같이 해나가야지 나중에도 장애우 취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복지관 실무자들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공단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면 공단은 앞으로 어떻게 일을 풀어가야 바람직할까?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나운환 과장은 "공단이 장애우 취업 업무를 현재 노동부 지방사무소에서 하듯이 단순하게 구인자와 구직자를 연결시켜 주는 거로 생각하면 곤란하다"라며 "장애 외에 핸디캡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상담가와 전문가가 공단에 필요하다"라고 지적한다. 나 과장은 이어 "기업에서 걷는 미고용부담금은 공단의 운영비나 시설 투자를 위해서 걷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고용부담금은 철저하게 일반 기업체에서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우들을 위한 재투자에 쓰여져야 한다"라고 강조하며,"예산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공단은 기존에 취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단체와의 연계를  맺는데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환 과장 외에도 장애계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전국에 있는 장애우 종합복지관이 공단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효과적인 취업알선을 할 수 있도록 공단이 배려해야 한다"라고 공단에 대한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위상과 역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공단)의 존재의미는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노동부 산하의 법인체로서 장애우 노동정책에 따른 장애우 고용촉진을 위한 분명한 역할에 의해 뚜렷해진다. 노동부는 장애우 노동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행정직 지도감독을 담당하는 국가 행정기관이다.
그리고 장애우 노동정책이 예산정책에 따른 장기, 중장기, 단기 등의 노동시책으로 확정되고 다시 정책 프로그램화됨으로써 직업재활의 전문영역별 시설 (직업 평가시설, 직업훈련시설, 직업알선시설)에 의해 시행된다.
따라서 공단은 정책을 수립하고 행정적 지도감독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나, 직업재활프로그램을 직접 담당하는 전문영역별 시설(기관)의 위상이나 역할과는 명백히 구별되어야 한다. 공단이 행정기관이나 프로그램담당 시설과 중복된 역할을 할 경우 그 존재 의미가 불투명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촉진법 제 1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단 사업의 대부분이 직업재활 전문영역별 시설의 사업과 중복되고 있기 때문에 장애우 직업재활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없고 제도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공단의 입장과 현실성을 인정하면서 발전적인 공단의 역할전환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공단이 현재 실시하고 있는 직업재활 전문영역별 시설과 중복되는 사업은 공단의 존재의미를 불투명하게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지양하고 직업재활의 총체적인 체계화와 활성화를 위한 전문적이고 전국적인 지도, 지원 및 감독이 공단의 본질적인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직업재활의 모델  구축을 위한 표본사업을 공단 지정사업으로 운영함으로써 공단의 존재의미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단의 전문적인 지도력을 가진 역할은
①직업재활의 관한 연구와 실태 및 효과분석을 통해 직업재활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실천방안 제시는 물론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정책개선을 위한 대정부 제언,
②직업평가, 직업훈련, 직업알선 등 직업재활과정의 전반적인 체계수립과 저변확대를 위한 전문적 지도관리,
③직업재활의 체계화와 활성화에 관련된 지원체계수립과 지원과정의 지도․감독 및 효과분석,
④직업재활의 전반적인 체계수립의 주축이 되는 전문인력배치와 관리,
⑤공단을 중심으로 하는 전국적인 전문 전달체계 수립과 관리 등의 전문적인 지도, 지원 및 감독 역할과
⑥연구소 직업평가 직업적응훈련 및 전문인력훈련 등의 기능을 가진 직업재활센타, 직업훈련전문학교, 표준작업장 등의 표본사업운용으로 정립될 수 있다.
그리고 공단의 본질적인 역할 기능은 다음과 같은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지도기관으로서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공단자체의 연구체계와 지도체계의 구조가 계열별로  전문인력에 의해 확립되어야 한다. 계열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공단의 연구체계와 지도 체계(구조) 구성원의
①전문가적 철학이나 가치관,  ②전문가적 자세,  ③전문지식과 기술 등이 축적된 계열선(Hierarchy)이 형성되기 때문에 공단의 존재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본질적인 전문기능이 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노동부의 장애우 노동정책이 총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보호고용이 노동부의 노동정책에 포함됨으로써 장애우 직업재활의 존재의미가 분명해질 뿐 아니라 직업재활의 총체적인 체계수립을 위한 공단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셋째, 총체적인 장애우 노동정책 수행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관장하고 있는 보호고용이 포함되는 총체적인 장애우 노동정책에 따른 직업재활 예산확충은 물론 현행 납부금에 의해 조성된 고용촉진기금은 일반고용의 발전을 위해 환원되어야 하고 정부 출연금에 의한 직업재활촉진기금을 조성 하는 정부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공단의 역할이 활성화될 수 있다.
넷째, 현행 고용촉진법이 총체적인 장애우 노동정책의 근거법률로서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①장애우 직업재활의 기본과정체계, ②공단의 역할, ③직업재활기금,④일반고용과 보호고용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고용형태, ⑤전문인력의 배치와 관리 등을 규정하는 조항이 신설 내지 개선됨으로써 본 법률에 근거한 공단의 폭넓은 역할이 확립될 수 있다.

 

권도용/한신대 재활학과 교수

 

 


<공단 지방사무소 왜 원주인가?>
공단 안성혁 이사장은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6․3회 회장을 역임하고, 14대 국회의원 선거때 서울 서대문구을구에서 출마해 낙선했으며, 대선 때 김영삼 대통령의 장애우문제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력 때문인지 안 이사장의 정치적인 연줄은 막강하다. 안 이사장의 측근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안 이사장은 작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인 박아무개씨의 추천으로 공단 이사장이 됐고, 집권당의 사무총장인 김아무개씨와는 친구이며 현 청와대 민정수석인 김아무개씨와는 동기동창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안 이사장은 장애계에서 독불장군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이사장은 작년에 공단 노조가 설립되자 직원들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육두문자를 써가며 노조위원장을 비난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안 이사장은 업무추진을 위해 필요한 장애우 단체장과의 긴밀한 연계를 맺지 않고 있다. 빈번한 장애우 단체 행사에서 안 이사장을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에 속한다.
안이사장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의 하나는 그가 과연 정치를 포기했는가에 대한 의문여부이다. 안이사장이 행정가가 아니라는 평가에는 일치하지만 그가 공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여전히 정치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어 혼란이 생기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 이사장이 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장애우쪽의 대표로 비례대표제의 혜택을 받아 정치가로 복귀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관측의 근거는 물어볼 것도 없이 그가 집권민주계 인사와 가깝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리고 정치개혁이 이루어지면 전국구 국회의원선정이 예전처럼 이루어 질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 이사장의 정치 복귀설은 그럴듯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추측과는 별도로 최근 안 이사장의 정치복귀설과 관련해 또다른 논란거리가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공단이 신설되는 강원도 지방사무소의 소재지를 강원도청이 있는 춘천이 아닌 안 이사장의 고향인 원주로 확정한 것이다.
이 점은 확실히 "무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장애우 고용대상인 3백인 이상 업체가 춘천에는 16개가 있고, 원주에는 고작 3개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장애우관련단체도 춘전지역에 다 몰려 있으며 특수학교도 춘천에 3개가 있고 원주에는 1개가 있다.
때문에 원활한 장애우 고용촉진 사업을 하려면 어느모로 보나 원주보다는 춘천에 지방사무소가 생겨야 마땅할 것이다. 이런 객관적인 조건을 무시하고 공단이 원주에 지방사무소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안 이사장의 정치적인 움직임과 관련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를 충분히 갖고 있는 것이다.
안 이사장을 제외하고 공단 내에서 실세로 꼽히고 있는 인물은 곽지하 기획관리이사이다. 그는 그 동안 공단이사장이 네 차례나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예산과 인사 파트를 관장하고 있고, 그 때문에 실세로 지목되고 있다.
곽지하 이사는 공단 내에서 확실한 자기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공단 내부 인맥 중 고용지도부와 홍보부, 그리고 연구부를 제외한 다른 부서는 곽 이사의 영향권안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곽 이사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조와의 관계 악화는 공단 직원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본지는 이와같은 몇가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3월중순 안 이사장과 곽직하 이사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안 이사장 비서실장 정아무개씨는 "안 이사장이 재활센타 건립으로 정신없이 바빠 시간을 낼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곽직하 이사는 "한번만 봐달라"는 이해하기 힘든말로 각각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정리/이태곤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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