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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재난안전관리 매뉴얼 개발과 교육기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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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지난 7일 오전 11시30분경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숙박업소 건물철거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안전관리의 문제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이대섭)에서 이번 사고를 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매몰된 인부 1명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의 밤샘 구조작업을 보며 우리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구조로 발견된 김모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고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언론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청각․언어장애인으로 한국수어를 사용하고 있어 사고 당시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변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를 보며 재난 발생 시 장애인이 비장애인 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지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장애유형을 고려한 재난대응 설문조사와 연구를 실시하고, 관련 주제의 토론회가 수차례 개최되고 있지만 재난위기관리 매뉴얼은 아직까지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재난사고에 의한 장애인의 죽음을 보면 더 안타깝고 한시적으로 언론에 보도될 때만 관심을 가질 뿐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게 된다.

지난해 12월 15일 광주에서 발생한 청각장애인 환경미화원의 음주운전사망사고도 매몰사고와 같은 사회 재난으로 술에 만취한 군인이 도로에서 쓰레기를 청소하던 청각장애 안모(56세)씨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장애인이 살면서 받는 고통과 차별을 비장애인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해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클 컷이다. 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장애유형에 따라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청각장애인은 육체적인 건강함으로 비장애인과 같은 육체적 노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 많은 청각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들은 어렵게 취업한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고 힘든 일도 참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진 김씨의 경우에도 사고가 있기 얼마 전에 같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지는 돌에 머리에 맞아 몇 바늘 꿰매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바로 다음날부터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혹시라도 일자리를 잃을까봐 참고 일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정부와 관계 당국에게 청각장애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각장애인 전용 교재개발과 취업교육에 수어통역사 배치 등 적극적인 정책의 시행이 필요하다. 위험하고 힘든 일자리 뿐 만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청각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재난(자연재난, 사회재난 등)을 대비한 재난위기관리 매뉴얼을 개발하여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전달하고 그 내용을 숙지하여 장애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재난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인명피해를 막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지만 재난 사고 발생 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여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작성자사딘법인 한국농아인협회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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