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미생과의 시작,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그 이후를 말하다 >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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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미생과의 시작,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그 이후를 말하다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본문

 
 
 
 
누군가에 의해 내 거처가 결정되고, 내가 먹는 약으로 인해 내 삶이 정의되지 않는 삶. 많은 정신장애 당사자가 바라는 현실이자 멀게만 느껴지는 이상이기도 하다. 정신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과 불합리한 제도 때문. 그들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송파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이하 센터) 신석철 센터장과 권혜경 개별자립팀 간사, 김재완 활동가가 ‘회복마을(당사자쉼터)’에 모여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 챕터 1_「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에 대해 말하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는 동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장애 유형에 속하더라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법률의 적용을 받는 장애인에 대해 장애인복지법상의 서비스 적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시설 이용을 포함하여 모든 서비스 영역에서 복지적 접근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는 복지서비스의 중복을 방지하려는 의도지만 현실에서는 장애 유형 중에서도 정신장애인만을 그 대상에서 배제하는 차별적 요소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복지서비스의 심각한 불평등을 문제를 초래하였다.
 
130개소가 넘는 서울시 장애인직업재활센터 중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재활센터는 7개소에 불과하며, 직업재활을 통해 일하고 있는 2만여 명의 장애인 근로자 중 정신장애인은 140명 수준에 그친다. 특수교육대상자, 장애인우선사업에서 정신장애인은 제외 대상에 해당되며, 연계고용부담금감면 제도나 근로장애인전환지원사업,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사업에서도 정신장애인은 정책적 배제를 당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유관 단체에서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및 정신장애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을 요구했고 그 결실로 지난 해 12월 「장애인복지법」 제15조를 삭제하는 안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둔 1년의 유예기간 중 수개월이 흐른 현시점,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에 대한 정신장애 및 정신질환 당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김재완 “장애인복지법 제15조 때문에 정신장애인은 복지관 이용도 어려웠고 서비스를 받는데 제약이 있었어요. 장애인복지관에 정신장애 관련 프로그램은 왜 없냐고 물어보면 ‘장애인복지법 제15조에 의해서 할 수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와요. 그럼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정신장애인은 직업훈련시설이나 퇴원 후 전환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는데 15조 폐지로 인해서 이걸 해소할 수 있으니 앞으로가 기대되죠.”
 
권혜경 “약을 먹고 내 증상을 관리하는 건 가장 기본이자 원초적인 거고 당사자한테 정말로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을 때 지역사회에서 사회참여 기회를 얻어서 ‘정말 내 월급 한 번 받아보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신장애인의 자립, 복지권, 사회권 이런 많은 권리를 제약하는 법 조항이 암초처럼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 암초가 사라진거죠. 앞으로 정신 장애에 대해서 의료적 관점이 아니라 복지서비스를 통한 사회참여와 자립을 끌어낼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가 단초 역할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신석철 “상징적인 의미는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정부가 유예기간 1년을 뒀기 때문에 장애인정책과에 서도 정신장애에 대한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사실 걱정은 되죠. 저는 개인적으로 ‘전문가 일자리만 늘려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일자리는 분명히 늘어날 거라고 봐요. 그런데 당사자한테 밀착형으로 뭔가 변화에 대한 것들, 서 비스 확충에 대한 것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 권혜경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개별자립팀 간사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결정 이후 체감되는 다른 변화가 있는지?
 
권혜경 “얼마 전에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복지서비스팀에서 미팅 의뢰가 왔었어요. 그동안 많은 복지 기관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하지 못했으니 사례를 공부하고 맞이할 준비를 하시더라고요. 기관 입장에서는 새롭게 편입된 장애 유형이니 그동안 정신 장애 활동을 꾸준히 해온 자립생활센터나 동료지원가와 교류하면서 정신장애인에게 어떤 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지 연구하더라구요. 협력하고 서로 노력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재완 “지금 탈원화가 화두인데,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정신질환이라고 하면 ‘어떻게 그 사람을 입원시켜서 약을 먹이고 안정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우선이에요. 탈원화를 하게 되면서 그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사회가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를 먼저 생각해볼 시점이 온 거죠. 당장 병원을 나오게 되면 주거가 있어야 하고 의식주는 물론이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직업 재활·교육 훈련·고용까지도 다 고려가 되어야 해요.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와 맞물려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도 그런 변화기에 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만들어가기 나름인거죠. 지금부터 할 일은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고 뭘 요구할 것인가. 무엇을 중점적으로 해결해야할지 생각해야죠.”
 
#챕터 2_「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를 둘러싼 논란 : 「정신건강복지법」과의 중복수혜 문제
 
현행법상 정신장애인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상의 적용을 받는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존재 이유이자 폐지 논의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도 바로 이 정신건강복지법상의 서비스와 장애인복지법상의 서비스 ‘중복수혜’ 문제다.
 
김재완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정신건강복지법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10개의 서비스가 있어요. 장애인복지법 제15조는 정신건강복지법에 10개가 있으니 거기서 받지 뭘 또 해주냐 이거지만 실제로 정신건강 복지법에서 10개는 고사하고 1개의 복지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중복수혜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중복수혜라고 해서 장애인복지법에선 할 수 없으니 정신건강복지법에서 혜택을 받아라, 예산 없으니 거기 가서 해라 이런 식으로 칸막이 행정이 이뤄지게 되는 거죠.”
 
권혜경 “저는 오히려 이 중복수혜 문제 때문에 차별을 더 받아왔다고 생각해요. 발달장애인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발달장애인법(「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따로 있는 것처럼 정신장애인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하고 조금 더 섬세한 복지 망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중복수혜 프레임을 걸어서 한 시민으로서 정신장애인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서비스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거죠. 만약에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었을 때, 중복수혜로 인해 정신장애인만 더 특별한 혜택을 받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재완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활동가
 
 
 
「정신건강복지법」은 해당 법의 전신인 「정신보건법」의 일부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게 되자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새롭게 제정된 법이다. 「정신보건법」의 위헌 근거는 명확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적 요소가 큰 것에 비해 이들을 위한 복지서비스의 지원 근거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과거 「정신보건법」은 보호 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전문의 1인의 진단만 있으면 타인을 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정신질환자를 강제입원 시키는 것이 손쉽게 가능했다. 이는 인신 구속(사람의 신체를 제한하거나 속박하는 일)은 법관의 영장에 의해서만 허용됨을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제12조 제3항을 위반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신병원에 한 번 입원하면 장기입원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정신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환자 6만 9232명 중 61.6%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입원 되었고 이는 12~17%대의 해외 선진국의 강제입원율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또한, 우리나 라 정신장애인의 평균 입원 기간은 176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대비 6배가 넘으며 입원 기간이 100일을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한 경우도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정신건강복지법」의 제정과 함께 강제입원의 요건과 심사 절차가 강화되었고 입원 기간 연장심사를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등 제도상의 진일보한 개선도 이뤄졌다. 그러나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정신건강‘복지’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여전히 사회통합보다는 정신장애인을 사회와 분리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장애인의 복지에 관한 내용이 극히 적고 입원과 퇴원을 관리하는 차원의 의료적 관점이 반영된 조항이 주를 이룬다. 또한, 법원의 판결 또는 행정부의 행정심판을 통해 강제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 기준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의사 개인에게 정신장애인의 처우에 대한 지나친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운동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정신건강복지법」은 해당 조항의 폐지 이후 여전한 문제로 남아 있다.
 
 
 
 
 
 
#챕터 3 –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가 떠올린 미등록 정신질환자에 대한 문제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된다고 해도 「정신건강복지법」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신장애인을 둘러싼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할 가능성이 크다. 장애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이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무엇이, 어떻게 다르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전했다.
 
신석철 “개인적으로 ‘너가 서비스를 받으려면 무조건 등록을 해라.’ 이것도 일종의 차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장애인 등록제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질환과 장애는 구분될 수밖에 없죠. 저도 장애랑 질환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신장애 등록을 한 사람은 정신장애인,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F코드(정신질환 국제질병 분류 코드) 진단명을 가지고 있으면 정신질환자로 심플하게 구분 가능하죠. 문제는 정신장애 등록이 가능한 진단 유형은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고, 정신장애인의 등록률은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낮아요. 정신장애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정신건강복지법에 의해서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되는데 이 법은 여전히 정신장애(질환)에 대해서 의료적인 관점에만 머물고 있죠. UNCRPD에서는 ‘사회심리적장애’라고 표현하잖아요. ‘정신’이 빠지지 않는 한 의료적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거든요. 결국 의학적으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건데, 태어날 때부터 정신장애를 가진다기보단 사회적 스트레스, 우울, 가족관계 이 런 것이 장기적으로 가면 정신장애가 발현된다고 봐요. 이건 사회적 문제지 그 개인의 문제로 잣대를 두면 여전히 의료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거거든요.”
 
김재완 “정신장애인에겐 취업금지 종목이란게 있어요. 조리사를 하면 요리에 독을 탈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가위를 다루는 게 위험하니 미용사도 안 되고 이런 식으로 취업 금지 규정을 만들었고 그 중엔 사회복지사도 있어요. 이런 편견이 있으니 장애등록 자체를 안 하려고 하죠. 낙인감만 크고 장애등록으로 인한 혜택은 별로 없으니까요. 복지카드가 없더라도 F코드 질환자가 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많이 필요하죠.”
 
 
 
▲ 신석철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센터장
 
 
 
#챕터 4-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면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자연스럽게 확충이 되는 것일까? 제15조 폐지 이외에도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사자들에게 그 답을 물어봤다.
 
신석철 “가장 급선무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같아요. 정신장애인이 밖으로 잘 외출하지 않는 이유가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바라볼까봐인데, 옆에서 누군가가 같이 있어주고 지지해주면 외출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줄지 않을까 싶어요. 문제는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자체가 신체장애인 위주로 되어 있어서 정신장애인은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거죠. 두 번째는 정신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일자리가 필요해요. 정신 장애인을 서비스 대상자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누군가를 위한 일을 또 할 수 있게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정신장애동료지원가’가 그 특성을 발휘한 직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세 번째로 장애인 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 대상에 정신장애인이 빠져 있어요. 이것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의 확대 이렇게 4가지 정도가 필요한 것 같네요.”
 
김재완 “이런 편견들이 있더라고요. ‘정신병에 걸리면 낫지 않는다’, ‘정신병은 유전된다’. 이런 부정확한 정보들이 많이 알려져 있고, 저 역시 정신병 걸리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정신장애인을 잘 모르는 분들은 의료적 프레임에 갇혀 ‘약만 잘 먹으면 되는 건데 왜 안 먹냐’라고 하죠. 약은 기초고 회복을 위해서는 많은 게 필요한데 이런 건 깊숙하게 모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왜 메스컴에서 정신장애인은 항상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비춰지는지. 옴부즈만제도처럼 정신장애인을 표현한 작품에 일정한 기준을 두고 부정적으로 표현했는지 아닌지 점수를 주는 식으로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편견들이 부서져서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향상할 수 있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 같아요.”
 
#챕터 5- 우리 사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신석철 “정신장애인 국회의원이 한 명쯤 나오면 바뀌지 않을까요? 저는 나올 수 있다고 봐요. 제가 하겠다는 건 아니고(웃음). 또 하나는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센터를 운영하면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나해서 구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정신장애인은 위험해서 서비스를 못 해요’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또, 사회복지분야에서 정신장애에 대한 이론을 배울 때 유독 증상적으로 가르치는 위험이 있어요. 한 번은 사회복지과에서 쪽지 시험을 보는데, 진단명을 외우게 하는 거에요. 사람에 대한 관심, 이런 접근이 아니라 ‘이 사람은 조울이 있고 위험하니 이런 증상이 있을거야. 그런 증상이 있으니 입원시켜야지’ 이런 레파토리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미지가 처음 심어지게 되는 거죠. 그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거 같아요.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관점이 바뀌어서 탁상정치보다는 현장에 가서 당사자들을 만나고 어쨌든 같이 부딪히면서 일을 해야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거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당사자쉼터(회복마을) 모습
 
 
 
#챕터 6-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신석철 “정신장애인은 약물만 먹고 살 수가 없어요. 약을 먹는다고 다 낫는 것도 아니지만, 약을 먹어서 증상이 잡혔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미생과의 시작이죠. 행복을 위해서는 약물뿐만 아니라 전인적으로 다 필요해요. 의료적 접근과 복지적 접근, 관계 맺기, 친구, 동아리 활 동, 기타 휴식이라던지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한데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회복은 약 끊고 증상이 없어지는 거죠. 이게 끝은 아니거든요. 복지를 생각할 때 단순 치료 목적이 아니라 같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완 “지역사회 안에서 정신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들이 잘 만들어져서 당사자한테 해로운 법이 아닌 도움이 되는 법이 잘 개정되었으면 좋겠고요. 일반 시민들한테는 어려움이 많은 정신장애인도 있지만 ‘전부 다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정신장애 당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겨서 시민들의 인식이 변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제15조가 폐지됨에 따라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 전달 체계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남았다. 1995년 「정신보건법」이 제정될 당시에도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복귀’와 같은 법적 지향성은 명확히 존재했다. 다만 정책의 수단과 법 집행이 이러한 목적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그러한 공백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유발했다. 사회로부터 정신장애인을 격리시키는 것이 이 사회가 안전해지는 길이 아니라 그들의 장기입원을 최소화 하고 사회경제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및 일상으로의 복귀와 회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데서 우리 사회는 보 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정신장애인이 인간답게,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인권과 권리보장에 기초한 제도와 정책이, 지역사회의 준비가, 사회· 문화적 인식의 변화가 모두 갖춰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나아가야만 하는 그 길 위에 서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가 그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작성자글과 사진. 이은지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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