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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하고, 큰 화면도 활용하면 충분히 유튜브를 즐길 수 있어요

슬기로운 유튜브 생활

본문

 
 
뉴미디어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의 하나는 단연 유튜브라고 할 수 있다. 몇 천, 몇 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상생활 전반에서 유튜브를 활용하여 많은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당연히 장애인도 포함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보고, 듣고, 조작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는 장애 정도와 유형에 따라 다양한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런 어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슬기로운 유튜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꿀팁’을 전하기 위해 송채원 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박관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송채원 안녕하세요, 저는 송채원입니다. 6살 때 추락사고로 인해 시각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배리어프리 정책 활동을 주로 해 왔고, 각종 입법이나 정책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박관찬 송채원 님은 유튜브를 주로 어떤 경우에 활용하나요?
송채원 주로 음악을 듣거나 강의(양방향 소통이 아니고 일방향 소통)를 들어요. 제가 잔존 시력으로 유튜브의 화면을 조금 볼 수는 있어도 계속 보면 눈이 피로하고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소리로만 들어도 되는 미디어를 많이 찾습니다.
 
박관찬 그래도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소리로만 듣다 가도 화면을 봐야 하거나 보고 싶은 장면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송채원 유튜브에서 화면해설은 없지만 그래도 자막 지원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유튜브의 내용이 자막으로 거의 동일하게 지원되면 그걸 보고, 노트북같은 큰 화면을 통해 확대해서 봐요. 제가 가수 박효신을 정말 좋아하는 데(웃음), 그래서 얼굴을 자주 확대해서 봅니다.
 
박관찬 강의를 유튜브로 보려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 외에 화면에 뜨는 강의자료도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기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송채원 그런 경우는 큰 화면으로 확대해서 보는 게 최선인데, 홈페이지 같은 곳에 따로 강의자료를 공유해 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그걸 다운받아 보면서 같이 들을 수 있어요. 제가 철학을 좋아해서 이쪽 관련된 걸 많이 보는데, 여긴 텍스트가 주로 작아서 많이 어려워요. 하지만 동기부여나 자기개발 같은 주제의 강연은 (자료 공유 등이) 괜찮더라고요.
 
박관찬 그럼 송채원 님은 강의 같은 것을 유튜브로 보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거군요?
송채원 네, 자료가 있는지 미리 찾아보지 않으면 강사의 발음에 따라서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또 영어 같은 경우는 자막이 제대로 안 나오니까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리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는 과정을 꼭 거치고 있어요.
 
박관찬 강의나 음악 외에 유튜브를 시청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송채원 사실 유튜브에 재미있는 게 많잖아요? 예를 들어 예능 같은 경우에는 말하는 사람도 많고 상황도 자주 바뀌니까 모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예능도 극히 드물고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이라는 게 불편해요.
 
박관찬 스포츠를 유튜브로 시청할 경우, 축구나 야구는 공이 작기도 하고 화면해설도 잘 안 보이잖아요. 유튜브로 스포츠는 어떻게 시청하나요?
송채원 스포츠는 유튜브에서 화면해설이 거의 없어요. 공영방송으로 티비를 통해 보는 게 아니면 보통 유튜브에는 편집을 해서 올리잖아요. 그러면 약간 소리 지르는 것밖에 안 들려요(웃음). 아니면 아나운서의 “어떤 선수 ~~” 하는 그런 소리만 들려요. 그러면 누가 골을 넣었거나 홈런을 쳤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어떤 포즈로 골을 넣었는지, 어떤 세리머니인지 등은 큰 화면으로 다시 확인해야 해요.
 
박관찬 송채원 님이 배리어프리 관련해서 활동한다고 하셨는데, 시각장애인이 유튜브를 시청함에 있어 그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요?
송채원 영화도 장르에 따라 다르고 예능도 다르겠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상황인지를 화면해설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로 텍스트를 통해서라도 제공되면 좋을 것 같아요. 화면해설이 유튜브를 제작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까 텍스트를 통한 설명이라도 추가한다면 같이 들으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관찬 화면해설의 제공된다고 해도 아직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까 유튜브의 장면을 이해하면서 보기는 어렵지 않나요?
송채원 맞아요. 저는 저시력이니까 화면을 어느 정도 보면서 (화면해설을) 듣는 편이긴 한데, 전맹 시각장애인은 같은 콘텐츠의 유튜브를 보고 화면해설을 들었더라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놓친 부분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화면해설도 시각장애의 정도에 따라, 또는 상황설명까지 상세하게 있는지 없는지처럼 다양하게 만들어서 시각장애인의 필요에 맞게 제공하면 좋겠어요.
 
박관찬 송채원 님만의 유튜브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송채원 강연이나 음악은 유튜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예요. 그런데 조금 더 재미있는 예능과 같은 콘텐츠를 즐기려면 저는 이렇게 추천하고 싶어요. 우선 인터뷰 같은 ‘소통형 콘텐츠’가 듣기에 좋은 것 같아요. 다 말로 해주니까요. 그래서 인터뷰 형식의 예능은 부담 없이 듣기 좋은 것 같아요.
 
박관찬 송채원 님만의 유튜브 시청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송채원 저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시리(Siri, ‘아이 폰4S’와 함께 세상에 소개된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로, 휴대폰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해 실행하고 간단한 대화까지 하는 등 개인 비서 역할을 함)가 제 말을 잘 이해하고 들어주는 것 같아요. 보이스오버(voice-over, 연기자나 해설자 등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대사나 해설 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기능도 활용하고 있고요. 그래서 시리로 ‘유튜브 화면해설 영상 검색해줘’라고 하면 화면해설이 되는 콘텐츠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제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이건 아이폰 유저들에게만 해당되는 꿀팁일 것 같아요(웃음).
 
 
▲ 송채원 님이 유튜브를 시청하는 모습과 유튜브를 조작하는 모습
 
 
박관찬 앞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장애인들도 유튜브에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송채원 유튜브는 원래 개인이 방송하는 플랫폼이었잖아요. 그래서 개인의 역량에 따라 콘텐츠가 너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차라리 제작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유튜버들에게 배포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자막이나 한글 등이 제공되는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는 거죠. 지금 모든 영역에서 배리어프리가 되고 있지 않잖아요? 미디어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면 장애인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박관찬 송채원 님이 하고 싶은 유튜브 콘텐츠가 있나요?
송채원 제가 하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누군가라도 꼭 해줬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식개선 콘텐츠요. ‘헤이지니’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캐릭터를 다루는 콘텐츠가 많이 있듯이 장애인식개선도 어릴 때부터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두 번째는 배리어프리 여행 유튜브를 운영해보고 싶어요. 저는 해외를 갈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가요. 직접 휠체어를 타고 가서 한 번도 내리지 않고 생활해보려고 하는 편인데, 그런 과정에서 느끼는 것들을 콘텐츠로 제작해보고 싶어요. 
 
작성자글과 사진.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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