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일상회복은 의미 없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일상회복은 의미 없다

일상회복, 장애인의 사회참여권

본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도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마스크와 비대면이 우리의 새로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고, 삶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젠 확진 판정을 받아도 그러려니 하면서 ‘감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기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단계적으로 일상으로 회복하겠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시행했고, 내년에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어렵고 힘들었던 환경에서 조금씩 일상으로 회복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던 ‘우리는’에서의 ‘우리’에 장애인도 자연스럽게, 아무런 문제 없이 포함될 수 있는건지, 단계적으로 일상회복을 한다는 정부의 지침에 장애인은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건지 묻고 싶다. 선뜻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료와 교육, 취업 등 많은 것들이 비대면화될 때 장애인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즉 일상으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장애인은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 건지 진지하게 묻고싶다.
 
어디를 다치거나 아파서 진료와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던 게 ‘일상’이었다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병원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이 모자라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게 새로 나타난 변화다. 그런데 장애인은 기존에도 병원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더욱 병원 접근이 어려워졌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장애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의료 접근은 장애인에게 더욱 중요하고 필수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접근의 현실만 체감하곤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면적으로 비대면 교육이 결정되면서 장애학생은 수업에 접근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시각장애학생은 화면을 제대로 보지 못하니 수업 참여가 쉽지 않고, 청각장애학생은 문자나 수어로 통역을 받는 것과 화면에 공유되는 수업 내용을 동시에 보기가 쉽지 않다. 발달장애학생은 줌(zoom)과 같은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경우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활동지원사와 같은 조력인이 옆에서 함께 수업에 참여해야만 했다. 이젠 어느 정도 비대면으로 하는 수업이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 오기까지 교육부나 교육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장애학생을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한동안 애를 먹었다.
 
장애인은 장애의 유형과 정도,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비대면이 활성화됨에 따라 비장애인도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장애인 근로자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직장으로부터 권고사직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과 직업선택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에 당연히 포함되는 장애인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의료나 교육, 취업 등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얼마나, 또 어떻게 장애인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정부의 정책 추진에서 더 이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뒤처져서 는 안 되고, 오히려 장애가 우선 고려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재난이 닥쳤을 때 장애를 고려하지 않아 생겼던 일들을 기억하면서 일상으로 회복될 때도, 재난이 닥쳤을 때도 장애를 고려하여 그 누구도 배제나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건 재난에 대한 진정한 대처도 아니고 일상에 대한 회복도 아니다. 
 
작성자글. 박관찬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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