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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경험... 미래의 재난을 준비하자!

감염병_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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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전경. 왼쪽부터 김영연 기자, 김영환 회장(직업재활시설), 김영문 원장(그룹홈), 이미정 편집장, 김은영 관장(복지관), 노혜원 원장(거주시설) 
 
 
◊ 지자체별로 상이했던 코로나19 대응 지침, 중앙차원에서의 대안 마련요해
◊ 격리조치는 내려졌지만 보건소 지원 전무, ‘시설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
◊ 인력난·운영상 어려움 대비할 수 있는 대책 마련 필요
◊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 거주시설은 달라, 거주시설은 치료가 아닌 ‘삶의 터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일상의 변화를 마주했던 우리들은 어느덧 마스크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야구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성을 지른다. 코로나19가 언제 두려웠냐는 듯 우리 사회는 점차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어려움을 극복하였다고 해서 그때의 경험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감염병이 도래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전보다 나은 방식으로 감염병을 대처해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정리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2023년 3월 9일(목),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장애인거주시설 우리들의 집 노혜원 원장, △공동생활가정 동천하우스 1-8호 김영문 원장, △서울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김영환 회장(EM실천 원장), △종로장애인복지관 김은영 관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경험한 각 기관의 상황을 공유하고 더불어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Q. 2019년 코로나 발생 초기, 모두가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각 시설들은 어떤 상황이었나요?
복지관 “처음에는 메르스 때랑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직원들한테 휴가를 미리 쓰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더라고요. 정부에서는 우리보고 무조건 다 하지 말라고 했지만 도저히 안할 수가 없었어요. 집에 갇혀 지내는 장애인들을 계속 집에만 둘 순 없잖아요. 방문서비스로 전환했죠. 공식적으로는 복지관 문을 닫은 거지만 실제론 프로그램을 다 할 수밖에 없었어요.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복지관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용자들의 욕구가 있으니까…. 문제 상황을 감수하면서라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거주시설 “저희는 21년 2월 바로 코호트격리가 시작됐어요. 모두가 다 같은 공간을 썼기 때문에 전체 코호트격리가 시행됐죠. 코호트로 격리에 들어가니 바로 인력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저희가 바로 대체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보건소에 전화했어요. 그랬더니 ‘직원을 더 추가로 구하세요'라고 하더라구요. 이용자 지원을 위해 코호트 격리 대신 감염되지 않은 사람도 다 같이 시설 안에 들어가겠다고 했더니 절대 안 된대요. 전체적으로 지침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에요.”
 
 
▲ 종로장애인복지관_김은영 관장
 
Q. 정부에서 내린 지침에 대해서는어땠어요? 시설별로 많은 차이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직업재활시설 “직업재활시설은 일을 하는 곳이잖아요. 주로 생산을 통해 임금을 주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 곳이죠. 저희는 당사자의 임금 뿐 아니라 거래처와의 관계까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처음엔 이용자 중 50%만 받아라, 나중엔 30%, 그러다 결국 폐쇄까지 이어졌거든요. 우리 입장에선 거래처가 끊기면 안되니까 직원들이 이용장애인들 몫까지 일을 다 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종사자들은 종사자대로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고, 또 장애인 분들은 집에만 있어서 힘들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복지관 "복지관은 낮활동만 하는 곳이니까 거주시설들 보단 났었는데…. 집 안에 있는 장애인들을 한 명씩 찾아가서 살피는 것이 복지관이 해야 할 역할이었는데 최근까지도 지침이 사례관리자들의 가정 방문이 금지됐던 지역이 있어요“
 
그룹홈 “일반 직장에서는 5일간 격리를 하는데 그룹홈은 7일 격리였어요. 그룹홈 지침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용자 분이 회사에 이틀을 빠져야 했던 거죠. 회사에서 짤릴 수도 있는 문제거든요. 같은 공간 안에 있어도 누구는 5일 격리 하고 또 누구는 7일간 격리했어요. 공동생활시설 안에 접촉면이 많을 경우, 코호트격리를 할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지원해서 접촉면을 최대
한 줄이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을 했었어야 하는 게 우선 아닐까요?”
 
 
거주시설 “2,3차 오미크론 변이 때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격리를 해야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도움이 꼭 필요했는데 저희 지차체와 복지부는 ‘감염자들을 펜션이나 별도 시설로 격리시켰을 때 그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보건소는 ‘시설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나가면 고발할 것이니 시설장이 책임져라’ 였어요".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들을 대거 받아주는 숙박시설을 무슨 수로 찾아요? 또 격리시설로 가면 인력이 이원화돼서 이용자 지원이 더 힘들어지는 문제도 있잖아요. 시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침인 거죠.”
 
 
Q. 그럼 기관 유형별로도 차이가 있고….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었나요?
거주시설 “지자체별로 많이 달라요. 격리가 시작되면 일단 물이 제일 많이 필요하거든요. 근데 저희는 지자체로부터 물 한 통도 지원받지 못했어요. 보건소에서 그 어떤 지원도 들어오지 않았고, 심지어 방호복이 부족해서 보건소 가서 가끔 10개씩 훔쳐 오기도 했어요”
 
그룹홈 “같은 지자체 안에서도 A구, B구, C구의 보건소 대응 방식이 너무 달랐어요. 시에서 도움을 안주면 보건소랑 소통할 수밖에 없는데…. A구는 격리하라고 별도의 호스텔 건물을 얻어주면서 확산이 안 되도록 도와줬어요. 근데 C구는 끝까지 어떠한 지원도 없더라고
요. 그래서 저희 끝까지 실내에서만 버텨야 했어요.”
 
직업재활시설 “지자체 공무원들이 너무 인위적으로 판단을 내려버리니까 지자체마다 민원이 많이 들어왔을 거예요. 아마. 그럼 지자체는 복지부에 질의를 하게 되는데 복지부에서 결정을 못해주고 지자체에다가 그 결정을 위임한 거죠. 서로서로 ‘핑퐁게임’을 한 거죠. 그래서 지자체별로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 동천하우스_김영문 원장 
 
 
Q. 코로나19 초기에는 정부나 시설 모두 다 혼란스러웠다면. 중기에 접어들면서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을까요?
복지관 “나아졌다기 보다는 직원들이 익숙해진 거죠. 처음엔 지침을 안 지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줄 알고 안절부절 못했다면.. 이젠 지자체도 저희도 조금씩 익숙해지니까 각 기관의 역량과 자율성에 따라 풀어갔죠.”
 
 
거주시설 “외출·외박 제한이 길어지고 이용자 분들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저희가 갈 수 있는 곳은 옥상밖에 없었어요. 너무 조치가 강력하니까…. 유일하게 야외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야외에 가서 이용자 분들이랑 같이 웃고 떠들고 다양한 걸 했는데…. 그런데 지역 주민들로부터 민원 신고가 들어오더라고요. 시끄럽다고…”
 
“또 초기 땐 감염자들이 병원으로 많이 이송됐잖아요. 정부는 이걸 ‘서비스 중단’으로 해석한 거에요. 그래서 정부보조금이 중단됐고…. 예산보다 지출이 너무 많은 거죠.
 
 
직업재활시설 “시에 요청을 하면 운영비를 더 주기도 했어요. 한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근데 시설들이 가장 필요한 지원은 인건비예요. 이용장애인들에게 인건비를 줘야하고 주지 못하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건데 이런 부분에 대한 감안이 없던 게 직업재활시설 입장에서 가장 힘들었어요.”
 
 
그룹홈 “거주시설은 야간수당과 같이 추가 근로를 인정하고 지원했는데…. 직원 한 명이 담당하는 그룹홈은 어떠한 지원도 없었어요. 진짜 열악하죠. 우리 지자체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거주시설 확진자는 외부로 뺐었는데, 그룹홈은 이용자는 코로나에 걸려도 밖에 못 나갔어요.”
 
Q.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시설이 같은 ‘고위험군’시설로 분류되어 있는데.. 현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룹홈 “무조건 분리해서 바라봐야죠. 장애인시설에서 사는 사람들은 ‘요양’이 아니라 말 그대로 ‘거주’하고 있는 거잖아요. 요양시설과 같은 지침을 적용해선 절대 안 돼요. 재가장애인의 경우, 집에서 돌봄이 어렵다고 하면 밖에서 격리가 가능했는데 거주시설은 그것이 불가능했잖아요.”
 
 
거주시설 직업재활시설 복지관 “우리도 다 같은 생각이에요.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시설은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거주하는 사람들의 연령대, 기관의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거주
시설은 삶을 사는 곳이라는 것이 강조되어야 해요.”
 
 
 
▲ 우리들의집_노혜원 원장
 
 
 
Q. 시설 환경에 따라 확진자를 격리할 공간이 있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거주시설 “코로나 기간동안 정부 지침은 감염병이 발생한 곳이 있으면 그곳의 문을 틀어막고 사회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어요.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코호트격리된 시설의 장애인들은 모두 감염될 수밖에 없는 거죠.”
 
“코로나 기간동안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무엇이냐면 ‘의학적인 해석이 우선이냐, 아니면 이용자들의 인권이 우선이냐’였어요. 시설 내에 확진자들이 별도로 격리할 수 있는 독립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이용자들의 인권을 더 우선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이제 예산이 있어야겠죠.”
 
그룹홈 “20년도였나요. 복지부에서 시설 환경개선 해주는 사업 한시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했을 때 저희도 신청했었어요. 근데 이게 쓰고 싶은 곳에 막 쓸 수 있는 돈도 아니고, 시기도 잘 맞춰야 하고…. 결국 신청했는데 끝났대요.”
 
Q. 코로나가 우리 일상에 어느 정도 적응되는 요즘은 어떠세요? 3년이라는 기간을 되돌아보며 나름 대안이나 향후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정리될 것 같은데요.
거주시설 “사회서비스원에서 인력지원 해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조리사와 생활지도사에 대한 긴급 지원이 필요했어서 인력 투입을 요청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사람이 없다’였어요. 사업이 운영되게 하려면 대체인력풀을 미리 준비했어야 했던 건데…. 그게 없었죠.”
 
“직원들에 대한 심리적 회복지원도 필요해요. 우리 여성직원들 중에는 코로나 기간에 두 명이나 유산을 경험했어요. 거기서 오는 트라우마도 상당해요. 코로나 기간동안 많은 직원들이 퇴사했어요.”
 
 
▲  서울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_김영환 회장
 
직업재활시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예산 지원이면 안 된다는 거예요. 코로나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라 필요도 없는데 방호복이랑 자가키트가 배달됐어요. 정말 필요할 때는 지원도 없더니….”
 
“직업재활시설은 기업으로 등록이 안 돼서 임금 휴업 수당이 안 나왔어요. 사회복지시설인 직업재활시설에 대해서도 근로자로 인정하고 보충급여나 훈련수당 등의 형식으로 예산 지원을 해줘야 저희도 숨지 않고 일할 수가 있어요.”
 
 
그룹홈 “시설 퇴소 후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을 코로나 기간동안 만나보니 상황이 정말 안 좋더라고요. 본인이 코로나에 걸려도 코로나인지 모르고 감기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고요. 이러다 이분들 정말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몇 달 뒤에 시체로 발견될지도 모르겠구나 생각한 적도 있어요. 자립훈련을 열심히 받던 이용인 한 분은 코로나
기간 동안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어하던 자립한 동료를 보더니 자립 안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주민센터에서도, 어디서도 이 사람들을 찾아온 이들은 없었고요. 제 생각에 복지관에서 이런 역할을 해주셔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현장에서 장애인들과 삶을 같이해 온 장애인복지기관들은 코로나19 기간 현실에 맞지 않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모든 것을 멈춰야 했다. 지침 위반 시 고발조치 한다는 협박과 보호라는 미명 아래 단행된 격리조치로 모든 일상이 망가지고 삶이 초토화되는 장애인들을 지켜본 장애인복지기관은 어떤 길을 가야 했을까?
 
자신들의 고달프고 힘든 근무 여건 보다 장애인들의 삶을 먼저 걱정하는 이들은 의료진들처럼 ‘힘들다’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오히려 고발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코로나19로부터 장애인들을 지켜왔다. 감염병이 다시 와도 장애인들 곁을 지킬 장애인복지기관들이 코로나19와 같은 고통을 다시 겪지 않도록 이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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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3·4월호 기획_감염병
/감염병_현황_코로나19의 종착역에서 돌이켜보는 감염병 사회 속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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