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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에 따른 장애인의 삶의 변화와 기대

400호 특별좌담 : 4차산업혁명과 장애

본문

↑ 좌담회 전경
 
-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의 싸움! 장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형성되어야
- 기술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반드시 따라와야
- 인공지능, 언어 기반 기술로 인권적 문제·윤리적 문제 함께 고려되어야
- 장애인 기술 상용화는 가능 여부의 문제 아닌 속도의 문제, 장애계 함께 노력해야
 
사람 없이 달리는 자동차, 인간의 명령에 따라 빠른 속도로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AI,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상상만으로 타이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영화나 SF소설에서만 봤던 일들이 현실 세계에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서비스, 노동환경,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동시에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편향된 데이터와 차별적 알고리즘으로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400호를 맞이한 <함께걸음>에서는 새로운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장애당사자 및 관련자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각 기술/과학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의 장을 마련하였다.
 
지난 2023년 11월 10일(금),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함께걸음 이미정 편집장의 사회로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김동주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건복 상무, △스프링클라우드 안응희 부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기술 상황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동주 교수: 다양한 뇌손상 환자와 발달장애인의 계산적 모델링 및 미주신경자극 기반 인지향상 솔루션 개발에 주력
김성필 교수: 뇌신경활동을 측정하여 뇌신호로부터 운동, 의사, 언어, 정서 등 다양한 의도를 해독하여 의사소  통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에 중점
이건복 상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 사업부에 근무하며 아시아지역 IoT팀 리더 및 최고기술책임자 역임
안응희 부사장: 인공지능기반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프링클라우드에서 국내 최초  의 자율주행 배달 플랫폼(Raas) 운영 총괄
 
 
전반적으로 빠르게 발전되는 기술, 제도 및 상용화는 아직 보완 필요해
 
사회: 4차산업혁명, 왠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주제이지만 ‘장애’라고 하는 주제 안에서 여러 가지 기술분야의 이야기를 다방면으로 들어보고 서로 모르는 부분을 배워보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먼저 각 분야의 기술발전 상황은 어디까지 왔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안응희 부사장(스프링클라우드)
 
안응희(스프링클라우드) 자율주행 5단계 중 우리나라는 3단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애물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까지는 가능한 수준입니다만 장애물을 보고 차를 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운전자가 직접 제어해야 하는 것이죠. 4단계는 운전석에 사람만 앉아있고 모든 인지판단을 시스템이 알아서 하는 것, 5단계는 운전자까지도 필요로 하지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세종시 등 지자체에서 조금씩 DRT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 중인데 아직 초기 단계여서 보완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보다 인권 관련 규제가 덜해서 많이 앞서나가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농기계나 군부대에서도 해당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 추세이고요. 다만 자율주행차량이 사고가 났을 경우 누구의 책임으로 할지에 대해 보험회사와 정리된 바가 없어서 아직은 조금 엉거주춤한 상황입니다.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뇌의 활동을 분석해서 사람의 의도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로봇이나 컴퓨터 조정에 응용하는 기술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전신마비환자의뇌파를 통해 ‘로봇팔’이 직접 컵을 잡게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기술이 있는데 하나는 MI(MotorImagery)라고 해서 동작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내가 오른팔을 들려고 상상하면 오른팔이 들리고, 왼팔을 들려고 상상하면 왼팔이 들리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SSVEP(Steady State Visual Evoked Potential)이라고 해서 눈 깜빡임에 있는 고유의 주파수를 뇌와 동기화하여 동작을 출력하는 기술입니다. MI 기술이 더 좋지만 동작 상상은 당사자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고 훈련 기간이 많이 필요한 한계가 있어 직관적으로 빠른 퍼포먼스를 해야 할 때는 SSVEP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BCI & 증강현실 기반 전동화 휠체어 및 로봇팔 구동시스템(자료 제공. 김동주 교수) 
 
최근에 뇌혈관 기형으로 인해 감금증후군(Locked syndrome)에 걸려 의식은 있지만 눈 깜빡거림 외에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분이 주변 사람들과 SSVEP 기술을 활용해 문자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연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술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고유의 한계는 많이 존재하는 상황이고요. 피험자에 대한 다양성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뇌파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BCI 기술도 장애인분들과 실제로 연구를 같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결국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진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또 기획해 주셔야지만 희망이 있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성필(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BCI기술의 가장 원초적인 목표는 중증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신경윤리 부분에서 관심 있게 보는 분야 중 하나가 이러한 첨단과학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수요자와의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되느냐, 누가 사용할 것이고 그들의 피드백은 무엇이며 공정한 분배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사회적합의가 필요하고, 거기에 대한 법적, 윤리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제기되고 있고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런 논의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개발된 기술들을 꼭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통로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겠죠. 
 
 
↑ 이건복 상무(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지식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제는 인간의 명령에 따라 AI가 그림이나 소설을 뚝딱 만들어내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직접 타이핑을 하지 않아도 말만 전달할 수 있다면 기존보다 생산성에 대한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기존에 판례를 분석할 때 걸리는 시간이 10시간이었다면 이제 5분 미만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이건 혁명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그 남은 시간을 인간적인 소통에 더 투자할 것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예측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아마 초기에 인공지능 사용하셨을 때는 잘 못 알아듣고 다시 말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들으셨을텐데 이제는 보다 명확하게 사람의 명령에 응답하는 형태로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보니 앞으로도 교육 등 업무적인 기회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사회  얘기를 듣다 보니 각 분야의 기술들이 서로 연결되면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어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창작물을 만들어낸다고 하셨는데, 이걸 또 뇌 분야쪽으로 생각하면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도 뇌파 등을 통해 언어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겠네요.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네 맞습니다. 뇌가 텍스트로만 만들어낼 수 있으면 그 텍스트를 기반으로 초거대 AI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기존에 못 했던 학습이라든지 아니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차별이 아니라 기회로서 볼 수 있는 시각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각 기술 분야,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데이터 부족 문제 인지하고 있어
 
장애 데이터센터 등 구축 필요성 제기, 제도적 뒷받침도 되어야 지속가능해
 
사회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의 시대’라고 이야기 되는데, 그렇다면 ‘TV를 보다’가 아닌 ‘TV를 듣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발달장애인들의 AI 등 첨단기술 사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실제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입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데이터는 ‘평균 커맨드’에 해당되는 것으로 구성되죠. 이것은 프로그래밍의 문제이기도 한데 키오스크도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어려워하지 않습니까. 현실 세계에서는 누군가 “치즈버거를 마시겠다”라고 이야기하면 점원이 그것을 복합적으로 알아듣고 판단해서 치즈버거를 만들어 오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에서는 ‘치즈버거’는 ‘먹는 것’이고 ‘마시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기 때문에 인식이 불가능합니다. 어떤 리테일 업체에도 이런 데이터는 없어요.
 
 
↑ 김동주 교수(고려대학교)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라지 랭기지 모델(LLMs)을 근거로 할 때는 앞서 말씀하신 데이터가 포함되기 힘들 수 있지만 스몰 랭기지 모델(SLMs)은 LLMs에 비해 훈련 시간이 더 짧고 사용자의 요청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파인튜닝(Fine-tuning)과 같은 미세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사용자에게 적합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기술은 디테일의 악마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계속해서 더 세밀한 방안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그 격차들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속도가 되겠지요. 격차가 줄어드는가 안 줄어드는가의 문제라기보단 얼마나 빨리 줄어드느냐가 핵심입니다.
 
 
장애인 사용자의 기술 활용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사회 각 기술 개발 현장에서 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고민하고 고려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김성필 교수(울산과학기술원)
 
 
김성필(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장애관련 데이터가 기술 개발 현장에 매우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뇌신경과학에서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인간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고 그 노하우나 방법론을 접목시키면 의외로 어렵지 않게 장애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안응희(스프링클라우드) 심지어 데이터는 가공해서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가공된 장애 데이터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요.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회사 자체에서 장애당사자들에게 혜택이 많이 가게끔 노력을 하지만, 국가적 상황에 대한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반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이다 보니 거기서 오는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하고요.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기술적인 향상이 분명 장애당사자들에게 어느 정도 기회를 줄 수는 있을 거에요. 2018년도 한 논문에서 인간에게 새로운 팔을 부착해 3개가 되어도 우리 뇌가 이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그 정도로 뇌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어요.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뉴로랩 등의 자극을 주어 계속해서 재활에 효과성을 높이고 다른 뇌 영역을 자극하여 또 다른 방안으로 활용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장애인들이 이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기술이 너무 멀어지면 안 되니까요.
 
사회 다양한 데이터의 축적과 더불어 기술의 발달을 장애인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기술 발달로 장애인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나는 것을 원하는지 아니면 활동지원사 등 제 3자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을 원하는지 장애계가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참석자 전원 (고개를 끄덕이며) 네.
 
 
4차산업혁명 기술, 기존의 기술과는 달라 인권적 문제·윤리적 문제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 이미정 편집장
 
사회 사람이 직접 사용하고, 인간을 대상으로 개발하는 기술이다보니 윤리적인 문제도 계속해서 함께 논의가 될 것 같은데요. 현장에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나요.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은 지금까지의 기술과는 다르게 취급해야 합니다.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하는 기술이다 보니 더욱 유의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처음 인공지능 버전에는 “(어차피 안보이니까) 시각장애인은 밤에 골프치고 라운딩해도 상관없잖아”와 같은 농담도 나오고 해서 문제가 많이 됐었습니다. AI의 언어에 차별이 들어가고 누군가가 상처받게 되면 이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 그걸 노리고 테스트할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규제가 지금부터 들어 가야하죠. 나중에 데이터가 너무 많아지면 더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페이크 이미지(fake image)의 경우에도 당사자가 실제로 간 적도 없는곳에 간 것처럼 만든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이게 AI의 생성물인 것을 알도록 워터마크를 표기하거나 해야할 것입니다.
 
또, 독일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 로봇과 사람이 같이 타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당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못 지기 때문인 것으로보입니다. 로봇 팔이 만약 사람 얼굴을 쳤을 때도 그게 오작동이었다고 당사자는 주장하지만 만약 의도를 했더라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없다면 법적으로는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들이죠. 보조기구들이 점점 똑똑해지는 과정 속에서 이에 대한 안전규제나 윤리의식이 없으면 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AI윤리에 관해서는 완벽하진 않지만 가이드라인이 확실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AI를 학습하는 데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가, 그 데이터의 수집 과정이 윤리적이었는가의 원칙들이 명확히 있습니다. 가령, ‘감성 챗봇’이라는 이름하에 일반 연인들의 대화를 불법적으로 수집하면 안되는 것이죠. 또 AI가 회사의 기밀을 학습해서 다시 또 다른 곳에 제공을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이나 개인정보 민감성 부분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가 간과할 수 있는 선입견과 차별에 관한 부분도 있어요. 요즘은 AI가 그림도 그리는데요. 만약 ‘한국 사람을 그려줘’라고 했는데 일반적인 동양인 얼굴만 나오거나 비장애인만 있다면 이것은 차별인 것이죠. 저희는 다인종 국가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그다음 폭력적인 부분도 있어요. ‘장애인을 괴롭히는 방법을 알려줘’, ‘휠체어 고장 내는 법 가르쳐줘’ 이런 것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도록 되어있어요. 그래서 요즘 ChatGPT(챗GPT)에 질문하면 재미없게 대답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윤리적인 요소들을 다 넣어야 해서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아직은 기술과 윤리적인 연계성이 미약한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은 사회적 자본과 니즈로 같이 움직이는 반면 윤리는 반대선상에 있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개입이 되어야 제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자유시장에선쉽지 않을 것입니다.
 
김성필(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앞서도 언급했지만 신경윤리학에서도 관련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뇌연구원 정책센터에서 뇌과학 기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를 윤리적·법적·정책적 체계 안에서 제언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예를 들면 재분배 문제, 과학기술을 위해 사생활을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는지, 사고 시책임 문제 등을 다루고 있고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기 보다 오늘의 좌담회처럼 현주소를 파악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장애를 바라보는 기준과 개념도 같이 확장되어야
 
사회 기술이 발전하면 장애의 정의와 개념도 함께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명확하게 장애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는데 ‘일시적 장애’와 ‘영구적 장애’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가령, 손을 살짝 베이거나 다쳐서 한쪽 팔을 못 쓰면 그것은 일시적 장애로 보는 거죠. 현재 발전되고 있는 기술에 대한 문제가 안전할지 안 할지 논의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혜택을 줄지에 대한 문제가 논의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안응희(스프링클라우드) 장애인에 대해 ‘이 정도까지 밖에 못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건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늦더라도 사람들이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이제 기술은 전 세계어디서나 발전되고 이것이 시간에 따라서 보편화되면서 어딘가에 스며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저는 장애를 환경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좌담회를 통해 조금 생각이 달라진 것은 우리가 너무 육체적 문제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다는 지점입니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우울감 등 여러 가지 심리학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을 수 있는 것인데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심리학적, 인지적인 문제를 많이 논하지 않아 왔다는 생각을 했고 이 부분에 대한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 간의 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시민단체 등의 가교역할 중요해
 
사회 앞으로 이러한 자리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각 영역이 서로 합쳐지면 정말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각 기술의 한계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지점들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건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근에 한 특수학교와 AI기술 교육 관련해서 커리큘럼 개발을 함께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특수교육 현장에선 이 부분까지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장애학생들의 교육 커리큘럼 자체에서부터 이것이 반영되지 않으면 나중엔 너무 늦어질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안응희(스프링클라우드)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의 바람에 장애당사자들을 태워 새로운 시각과 세상을 열 수 있을지 함께 고민이 필요하고 이러한 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김동주(고려대학교 뇌공학과) 저도 모 대기업과 함께 노인 낙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하려고 했었는데 이것도 잘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기업은 각자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협업이 쉽지 않습니다.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 따라줘야 할 것입니다. 결국 알고리즘의 방향성은 사회 환경과 목적에 부합해서 진화할 수밖에 없는데 관건은 그 목적에 장애를 어떻게 녹일 것인가가 되겠지요. 최근에 모 대기업에서 자동차에 BCI기술과의 융합을 고려하기에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면 정부에서 매출에 대한 세제혜택을 준다고 답변하더라고요. 이것이 반드시 좋은 방안만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모두가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과정에서 장애인단체가 그 중간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장애 데이터 수집과 관련해서도 장애인단체에서 먼저 제안을 해주실 수 있는 것인데 다만 데이터 제공에는 시간적, 비용적 노력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당사자들에게는 기술 사용에 대한 선제적 혜택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이와같은 긍정적이고실용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일단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400호 특별좌담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은 환경에 기인한 장애를 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의 장벽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었다. 그 속도를 얼마나 앞당기고 기술발전 속에 예측되는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는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장애계에도 큰 과제로 던져졌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을 장애인 당사자들이 스스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는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시간이 문제일 뿐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은 반드시 온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4차산업혁명의 과정을 과학기술자들의 고유 분야로 외면하기보다 장애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국가에 장애와 관련된 과학기술의 반영에 대한 연구 제안을 하고 장애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장애에 대한 개념이나 인권의 정의 등을 다가오는 세상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관점에서 재정의하는 과정이 요구될 것이다.
작성자진행. 이미정 편집장 / 정리.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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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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