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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청년 장애인이 사회에 바란다

22대 총선을 앞둔 청년 장애인이 그리는 청년 장애인 공약집

본문

 
정치권에서 요즘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들 한다. 그 말의 배경에 깔린 시각에 '어른'이지 '권력층'으로서의 시혜적 접근이 아니라 동등한 주체의 의견을 듣겠다는 접근이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왜냐하면,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가 본 기고문을 통해 이야기할 장애 청년의 목소리는, 하나의 권리주체로서 당연히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사회적 발화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구성원 간의 상호 협력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과연 장애 청년은 장애인과 청년의 교집합 속에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목소리를 또렷이 낼 수 있는 환경 속에 있는가? 우리는 그렇지 못한 환경을 그렇게 바꿔 보고자 하는 첫걸음으로 장애청년의 공약집을 만들었다. 각 정당들이 참고로 하여 장애 청년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사회변화의 주춧돌로 삼기를 빈다. 지금부터 소개할 공약은 고용, 교육, 문화, 주거, 기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번 기고문에서는 대표 공약을 하나씩 소개할 예정이다.
 
고용
장애인으로서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단지 경제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사회에서 동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때문에, 직업의 근원적인 의미인 자아성취의 목표와 연결되므로 청년 장애인의 일자리 정책은 최저생활에 근거한 공공부조로서의 복지정책을 뛰어넘어 다른 청년과 마찬가지로 헌법이 보장하며 당연히 부여받아야 하는 직업 선택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가령, 지금까지의 장애인 복지정책을 한 눈에 보여주는 정책 현장을 하나 뽑자면 바로 '보호작업장',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시각장애인 안마사'일 것이다. 이것이 목적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미명과는 별개로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9 to 6 원칙에 입각한 상근 노동이 보장되지 않는 등 경제적 권리가 침해되거나, 저숙련 단순노동에 국한된 편협한 노동 시장에서의 선택권 부재로 인해 개별 장애인의 삶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중대한 기본권 침해임이 분명하다. 장애인은 무능력하며, 낮은 부가가치만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익숙해진 '병 속 벼룩', '나무 족쇄 코끼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총선에서 직업을 통한 자아성취의 목적을 꿈꾸는 모든 청년 장애인의 꿈이 될 것이다.
 
장대넷에서는 총선 TF를 통해 최소한도의 동등한 노동인권 보장, 더욱 큰 규모의 일자리 공급 정책, 다층화된 직업진출제도 확보의 세 가지 틀로 당면과제를 설계할 수 있었다. 우선 최소한도의 동등한 노동인권 보장이야말로 청년 장애인이 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노동환경이다. 장애인 보호작업장 등의 존재로 무분별하게 옹호되는 최저임금 미적용 정책은 정책 수혜자라고 여겨지는 발달장애인 가정에도 저임금으로 인해 자립을 꿈꿀 수 없게 한다. 최저임금 미적용 조항을 철폐하고, 일자리 안정 자금의 정책적 형태를 참조하여 근로 능력이 현저한 장애 형태에 따라 최저임금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향성,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확대를 통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성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더욱 큰 규모의 일자리 공급 정책 역시 필요하다. 장애 청년은 사회진입 단계에서 천편일률적인 의무고용 비율 구색 맞추기로 창출되는 단시간 계약직 노동 외에는 실질적인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체험형 인턴 몇 뽑고, 승진의 가망 없는 계약직원 몇 뽑는 것 외에 동등한 직업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는 눈 뜨고 보기 어렵다.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위한 고용인원 측정 방식 변경, 편법적 장애인 고용 시정조치 근거 법령 개선 등의 규제책과 기업의 고용 촉진을 위한 각종 지원 수당 인상 및 의무 고용 비율 향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다층화된 직업진출제도 확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장애인 과학자, 장애인 보좌관 등 여러 분야의 진출을 꿈꾸는 많은 장애청년이 있지만, 현재 고용정책은 공공과 민간의 의무 고용만 정해둘 뿐 적합한 인력양성 및 채용을 위한 제도 마련에는 무관심하다. 고등기술형 장애 청년 직업훈련 시스템 구축, 국회 정원 외 사회통합 보좌인력 채용제도 신설, 채용전환형 장애 청년 공무원채용제도 신설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직업 선택의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교육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는 장애인 특수교육법 제33조에 따라 설치하여야 한다는 근거를 가진다. 이 법안은 김철민 의원의 2021년도 4월,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합쳐져 비대면 시기 가시화된 장애 대학생의 교육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를 법안으로 펼쳐 올린 주 개정안의 내용 중 하나이다. 현재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존재하나 실무자인 연구원과 보조 인원은 계약직의 불안정한 노동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조 인원은 장애와 관련 없는 교내 근로로 채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학 내 장애 학생 취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장애 학생 취업 지원과 관련한 어려움으로 장애 학생 지원 전문인력의 부재(15%)와 장애 학생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부재(13%) 등이 뽑힌다. 대학 내 전체 장애 학생의 평균이 43.7명인 것에 반해 장애 학생 지원센터의 인력 평균은 0.9명으로 현저히 모자람을 보여준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기회균등 전형의 10% 확대로 발달장애인의 대학교 입학률은 2022년 56.2%를 기록하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이 해마다 점차 늘고 있기에 관련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나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특수교육법 제30조 2의 장애인 개인별 교육지원계획 수립을 각 장애 학생 지원센터가 개별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통합적 체계가 필요하고 고등교육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고등교육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는 목적에서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의 개별화된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간극을 줄여 상향 평준화시키는 이점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의 설치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2022년 10월 개정되어 2023년도부터 시행되어야 하는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는 시작부터 발이 묶였다. 원래 요구했던 10억의 예산은 2024년도 예산안에 반 토막인 5억이 책정되었으며, 현재까지 교육부에서는 장애인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운영체계에 대한 그 어떤 가이드라인과 조직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 청년들과 열린 소통도 찾아볼 수 없다. 더불어 현재 고등교육지원센터의 역할로 제33조 2항 7개의 모든 호의 역할은 본래 교육부 학생 지원국 특수정책과 장애 학생 평생교육팀, 국립특수교육원이 진행하던 업무였지만 장애 학생 평생교육팀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그에 따라 개인별 교육지원계획수립도 학교마다 다른 형태로 실시되며, 운영이 잘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의 명확한 역할과 운영체계를 발표하여야 할 것이다. 장애 대학생들의 고등교육과 진로의 연결 고리가 되고 상위 체계로서 공공 민간 여러 단체를 연합할 힘을 지녀야 한다.
 
더불어 장애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자문단에 장애 청년을 위촉해야 한다. 현 정부는 2030 자문단을 통해 국정운영에 청년 자문을 확대하고자 교육부를 포함한 주무 부처 9개의 부서를 설립하였다. 이들의 역할은 정책모니터링 및 청년 관련 사업으로의 방향성 제시를 주로 하게 되는데 청년 장애인을 우대하고 있다고 공고하는 바, 이에 맞춰 장애인 고등교육지원센터는 장애 대학생의 학교생활 정책에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그들의 의견을 사전에 듣고 운영되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된다.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센터는 장애 대학생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4차산업 시대의 복지 기술을 이용한 교육 복지의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고 욕구에 맞는 정책을 집행할 살아 있는 연구 체계가 될 것이다.
 
 
문화
21세기의 큰 흐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K-POP의 세계적인 위상은 높아졌고,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여 전반적으로 ‘한류 열풍’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명성과는 다르게 한국 공연장의 현실은 여전히 ‘한류 열풍’이라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장애인석의 여부에서도 드러나는데, 아직도 장애인석이 없는 공연장이 많을뿐더러 해당 좌석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공연장조차도 보완점이 남아 있다.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충하기 위해 장애인석의 비율을 상향해야 하며, 단순하게 맨 앞이나 기둥 근처가 아닌 A, S, VIP석 등으로 장애인석 위치를 다양화하는 제도를 제시한다. 또한, 장애인석은 비단 휠체어 사용자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해야 한다. 예시로 청각 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자막 화면이 잘 보이는 좌석 등을 예매할 수 있게 공연기획사나 공연장 측에서 선예매 시스템 등을 마련하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주거
주거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은 틀림이 없다. 누구나 자신의 보금자리를 원하고, 그곳에서 휴식과 삶을 이어간다. 특히나 대학을 입학하는 청년, 타지로 직장 생활하는 청년들은 1인 가구로서 삶을 시작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장애인 청년도 예외는 없다. 장대넷은 이번 24년도 대한민국 총선에 준비하는 후보와 정당에 장애인 청년에게 필요한 권리를 요구할 것이고 그중 주거에 관한 2가지의 의견을 말한다. 통계청에는 1인 가구에 대한 비율이 나온다. 나이별로 나누어진 비율을 보았을 때 20~34대의 청년 비율은 약 30%이다. 인구의 수는 줄어들지만 1인 가구의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장애인 1인 가구의 통계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노인 장애인 가구 수는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장애인 청년 1인 가구의 통계가 나온다면 이를 토대로 주거 서비스가 확대되리라 생각한다. 청년이 집을 구할 때 고려하는 점은 직장 학교와의 위치, 월세, 방 구조를 확인한 후 계약한다. 도심 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이동이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집을 계약하기 위해 알아본다면 기존 원룸 오피스텔은 휠체어가 들어가지 않아 구하는 것이 힘들 뿐더러, 넓은 집을 구한다고 해도 감당하지 못할 월세가 높아서 포기하게 된다. 이에 국가는 LH 및 SH 기관에서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그러나 너무 작은 평수라서 휠체어 장애인이 들어올 수 없고, 점자 블록과 청각 장애인을 위한 기기가 없어 장애인들은 신청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대학 기숙사처럼 한 층당 1개의 호실을 배리어프리한 호실로 만든다면 장애인의 독립 주거 환경과 지역 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타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는 이전에 발표한 ‘대학 통학길 배리어프리 보고서’에서 청년층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학교 내부에 장애 학생이 스스로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빠져나가거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안전장치 또는 안전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인지했다. 또한 교내 위급상황 발생 시 장애 학생을 도울 수 있는 지식 또는 경험을 갖춘 학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확인하였다. 장애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대학교 내부에서 장애 청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이는 버클리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뉴욕주립대학교, 몽고메리대학교 등 다수의 해외 대학이 자체적인 장애 학생을 위한 대피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과 대조된다. 대한민국의 경우 대학 홈페이지 등을 조사한 결과, 내부적으로 장애 학생을 위한 대피 매뉴얼이 부재하거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등 장애 학생은 재난 상황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교육부·경상남도특수교육원에서 공동 개발한 장애 학생을 위한 재난 대응 매뉴얼은 존재하나, 대학이라는 환경에 적합한 대피 요령 및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였다. 결국, 국내 대학에서는 장애 청년이 스스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거나 타인이 상황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장대넷은 위기 상황 속에서 장애 청년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소방 대피 훈련, 대피 루트 사전 교육, 위험 상황별 대처 요령 온라인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또한 장애 청년을 올바르고 안전하게 도울 수 있도록 다른 청년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또는 교내 팀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복지실태평가에 장애인 안전 가이드라인 및 시설확보에 대한 점수를 추가하는 것으로 장애 청년의 안전한 대학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제안한다.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는 올해 3주년을 맞는다. 그리고 우리에겐 우리를 대표할 사람을 선출하는 22대 총선이 돌아온다. 떠오르는 청년의 아젠다는 과연 그동안 국회에서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가? 하나의 아젠다로 소비된 것이 아님을 바라며 그중에서도 청년 장애인의 아젠다는 소비라도 되긴 했는가? 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우리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는 그냥 기다리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청년 장애인이 바라는 공약집을 세상에 내보일 것이다. 교육, 고용, 주거, 문화, 기타까지 우리가 논의한 5가지의 카테고리로 이 공약집은 구성되어 있다. 분량상의 한계로 이 기고문에는 카테고리별 주요 공약만 담았다. 2월 5일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는 총회를 열고 공약집을 발표한다. 물론 우리가 말하는 것들이 청년 장애인의 모든 이야기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청년 장애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소통의 창구를 열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 현장에 맞는 청년 장애인 정책을 양산할 것이다. 이를 정책 결정자들과 후보들에게 간담회 혹은 협약식의 방식으로 전달하여 조금이라도 청년 장애인이 푸른 꿈을 꾸며 소중한 것들을 안고 제각각의 상공으로 날아오를 청룡이 되기를 희망한다.
 
작성자글.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정승원, 황준환, 김예진, 조재현, 양해인, 최재인, 이지예, 윤여운, 김남영)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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