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가타오카 히로시 씨, 그를 둘러싼 장애인 지원체계를 듣다
가타오카 히로시 인터뷰 / 특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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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오카 히로시 씨는 마치카도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뇌병변장애인 당사자다. 뇌성마비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그는 평생을 일본의 장애인 지원체계 안에서 살아왔다.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발화에 어려움이 있지만 천천히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일본의 장애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고(故) 카도와키 켄지 씨와 친분이 있어 그를 통해 마치카도 프로젝트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카도와키 켄지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장례와 추모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변 활동가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함께 활동하자는 제안을 받아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이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가타오카 씨는 목 아래로 신체 감각이 마비되어 있어 휠체어 이동도 지원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그가 받는 서비스는 ‘중증방문개호서비스'로 입욕, 배변 및 식사 등의 도움, 조리나 세탁 청소 등의 가사지원, 기타 생활 전반에 걸친 지원, 외출시 이동 중의 지원 서비스 등을 받고 있다.
현재 그는 아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내 또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으로 두 사람 모두 중 증방문개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헬퍼(우리나라의 활동지원인)는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집에 방문, 7시 30분까지 기상과 아침 식사, 외출 준비 등을 돕는다. 이후에는 마치카도 프로젝트 차량이 가타오카 씨를 데리러 오며 이동을 지원한다.
마치카도 프로젝트에서는 장애인 3명당 지원자 2명이 배치되어(1.5:1 비율)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일본은 지역내 서비스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서비스 제공기관 직원이 이용 장애인을 위한 배변, 식사지원, 입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타오카 씨가 낮시간에 이용하는 서비스는 마치카도 프로젝트만이 아니다. 아라이브, 쥬브, 마고노데, 쯔찌야, 아지사이 등 다양한 방문개호 서비스 제공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 주 1회는 언어치료와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오후 6시, 프로젝트 활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헬퍼의 지원이 시작된다. 저녁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신청한 시간에 따라 헬퍼가 배정되며 저녁 식사, 가사 지원, 취침 준비 등이 이뤄진다.
가타오카 씨에게 있어 헬퍼의 존재는 단순한 생활 편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동과 일상 전반이 타인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기에 헬퍼의 부재는 곧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장애인 지원 제도는 그에게 충분할까?
“제도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습니다. 하지만 헬퍼 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입니다. 정해진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헬퍼가 없어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헬퍼 2시간을 신청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며 사업소에서 ‘1시간만 받을 수 없냐’고 제안해 온 적도 있어요. 또 하나의 문제는 젊은 헬퍼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마치카도 프로젝트가 없는 날이나 빈 시간대에 지원을 받고 싶어도 인력난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제가 직접 기관에 문의해도 그 시간대에 배정이 어렵다는 답을 듣습니다.”
한국의 경우 한 명의 지원자가 한 명의 장애인에게 장기적으로 밀착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본은 활동지원 인력을 짧게는 1시간 단위로 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에 대해 전하니 가타오카 씨는 헬퍼와 장애인 사이의 권력관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사람이 계속 지원하면 서로 잘 알게 되는 장점이 있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관계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어느 순간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제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갑을 관계가 형성되는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았어요.”
가타오카 씨의 월 소득은 장애인 연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 약 10만 엔(한화 약 100만 원) 정도다. 아내의 소득까지 포함하면 두 사람의 총소득은 월 23만 엔(한화 약 230만 원) 정도로 이 돈으로 생활 전반의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생활비 등 금전 관리는 모두 본인이 직접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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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취재. 이미정 편집장, 김영연·동기욱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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