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장애 관련 예산 분석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2026년도 장애 관련 예산 분석

기획

본문

 
 
정부 예산은 국가가 한 해 동안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어떤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 가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예산에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정부가 인식한 사회적 과제와 정책적 선택의 결과가 고스란히 담긴다.
 
2026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는 재정건정성 회복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생 안정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특히 제한된 재정 여건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사회적 이동성 제고를 병행하겠다는 점을 예산 편성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에 <함께걸음>은 2026년도 정부 예산 가운데 장애 관련 예산의 전체 규모와 부처별․사업별 세부 내용을 분석․정리함으로써, 긴축 기조 속에서도 장애인의 삶과 권리를 둘러싼 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반영됐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장애 관련 예산 분석 방법과 기준
 
장애 관련 예산은 2025년 12월 2일 국회를 통과한 ‘2026년 예산안 심의 결과 자료’와 각 부처의 세부 사업설명자료(요구안)을 토대로 분석하였다. 설명자료 중 항목에 장애라는 용어가 명시된 경우와 명기되어 있지 않으나 세부 산출근거에 장애가 표시된 경우, 그리고 사업 대상 중 비장애인이 포함되어 있어도 진술조력인, 치료감호 제도와 같이 장애당사자가 주요 사업 대상으로 분류되는 경우를 모두 ‘장애 관련 예산’으로 분류하였다. 또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장애 관련 주요 부처뿐만 아니라 가능한 모든 부처 중 장애와 관련된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총 예산 규모 비교
 
2026년 대한민국 정부의 총 예산 규모는 727조 9천억 원이며 이 중 장애 관련 예산은 8조 2천억 원을 편성, 전체 예산의 1.13%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함께걸음>에서 분석한 장애 관련 예산(7조 5천억 원)보다 약 9.3% 증가한 예산이다.
 
전체 부처 중 장애 관련 예산을 편성한 곳은 규모가 많은 순서로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질병관리청,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총 11개의 부처이다.
 
각 소관 세부 사업별 장애 관련 예산 증감 분석
 
1) 보건복지부 
 
 
2026년 국회에서 확정된 보건복지부 예산은 총 137조 4,949억 원으로, 이 가운데 장애 관련 예산은 6조 3,351억 원이다. 이는 전년도 장애 관련 예산 대비 약 9.0% 증가한 규모로,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의 생활안정 지원과 재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재정 확대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장애 정책의 전략 목표로 ▲장애인의 생활안정 및 재활 지원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새로운 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지원의 질적·양적 확대 ▲지역사회 기반 자립생활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함께걸음>이 2026년 새해를 맞아 진행한 이슈광장 설문에서 장애인관련 국정과제 중 독자들이 가장 관심 갖고 바라본 ‘소득보장과 사회보장제도 강화’ 정책과 관련된 ‘장애인 소득보장’ 예산은 예년 대비 3.7% 증가하였다.
 
저소득 중증장애인의 소득보장을 위한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이 25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 2.1%를 반영하여 전년 대비 7,190원 인상된 34만 9,700원으로 편성됐다. 이번 정부 국정과제에서는 장애인연금 지급 대상을 종전 장애등급 기준 3급 단일 장애인에게까지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이는 올해 반영되지 않았다.
 
독자들이 두 번째로 높은 관심을 보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관련된 정책은 보건복지부의 장애 관련 예산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장애인권익증진 및 자립생활지원 예산은 23.8% 증가했으며,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은 78억 4,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3억 9,500만 원 증액(44.0%)됐다.
 
관련 세부사업 중 거주시설과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기관을 연계하기 위한 ‘장애인거주시설지역사회연계사업’을 신규 시행하기 위해 5억 원을 증액했다.
 
독자들이 세 번째로 높은 관심을 보였던 ‘장애인 권리보장 및 차별 대응 체계 마련’과 관련된 정책 예산은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안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정신건강증진사업의 일환인 ‘정신건강지원체계 구축’ 사업에서 정신질환자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권리구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예산이 일부 반영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장애인선택적복지사업 중 장애인 개인예산제 운영 사업 예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기존 복지서비스의 칸막이를 줄이고,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게 서비스를 선택·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로,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2026년 관련 예산은 22억 7,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7.2% 증액됐다.
 
한편, 국회예비심사과정에서 개인예산제 제도와 관련해 기존 바우처 급여의 일부를 활용하는 구조임에도 이를 별도 내역사업으로 편성한 점은 제도의 취지와 예산 구조가 아직 충분히 맞물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받은 바 있다. 지적 내용처럼 향후 개인예산제가 본 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바우처 제도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예산 편성 단계뿐 아니라 장애인 이용자들에게도 혼선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외에도 장애인복지시설지원 사업 중 ‘장애인복지시설 기능보강’ 예산은 약 3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억 원이 증액되었으며 거주시설 내 다인실을 1~2인실로 전환하는 주거환경 개선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운영예산 보강 등이 증액 사유다.
 
보건복지부는 ‘AI 복지·돌봄 혁신’ 사업에 2026년 총 58억 7천만 원을 신규로 편성하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복지·돌봄 체계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해당 사업은 AI 기반 상담·위기감지, 스마트홈 돌봄, 사회복지시설 디지털 전환 등 시범사업을 통해 복지서비스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독자들의 관심이 가장 낮았던 ‘건강관리 지원 강화’ 정책과 관련된 ‘장애인의료재활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약 26.8% 증액되었다. 이는 곧 개원이 예정되어 있는 충남권역재활병원과 전북권역재활병원 가운데, 전북권역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공사비 지원 중심으로 예산이 증액 편성된 데 따른 것이다.
 
2) 고용노동부
 
 
이슈광장에 참여한 독자들은 소득보장과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정책만큼이나 장애인 일자리 정책 등 근로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6년도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고용 관련 예산은 9,150억 7,200만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년도 8,512억 5,000만 원 대비 약 7.5% 증가한 규모로, 장애인 고용의 안정적 유지와 고용 기반 강화를 중심으로 예산이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장애인고용지원’ 예산은 7,505억 2,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08억 6,300만 원(7.3%) 증가했다. 이는 장애인고용장려금과 고용유지 지원을 중심으로 한 재정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정부는 장애인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주요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고용 여건을 뒷받침하는 기반 사업도 확대됐다. 장애인고용인프라 지원 예산은 10.4% 증가했으며, 장애인직업능력제고 예산 역시 7.5% 늘어 직업훈련과 역량 강화 지원이 강화됐다.
 
장애인 고용증진사업의 하나인 장애인표준사업장 지원 예산은 529억 원에서 602억 원으로 확대되며 30개소가 추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예산은 훈련수당을 일 1만 8천 원에서 3만 5천 원으로 대폭 인상하며 34억 원이 증액됐고,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역시 구직촉진수당 인상과 함께 예산이 확대됐다.
 
또 장애인직업능력개발 예산은 606억 원에서 645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발달장애인 재직자 훈련 프로그램이 신규로 도입되고 디지털훈련센터도 추가 확충된다. 고용 유지 측면에서는 근로지원인 지원이 2,470억 원에서 2,659억 원으로 확대되고, 중증장애인근로자의 출퇴근 비용 지원과 보조공학기기 지원도 함께 증액됐다.
 
한편, ‘경계선지능청년지원’ 신규 사업이 2억 6천만 원 규모로 편성됐다. IQ 71~84의 경계선지능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기존 장애 범주 밖에 놓여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했던 청년층을 고용 정책의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 국가보훈처
 
 
월남찬전 및 DMZ 근무자 중 고엽제 후유증으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당사자와 그 영향을 받은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보훈처의 고엽제 관련 장애 예산이 2026년 총 3,278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규모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고엽제수당은 3,162억 원에서 3,218억 원으로 55억 원가량 증액됐다. 정부는 후유의증수당과 후유증 2세 환자 수당을 각각 인상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고엽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보철구 지급 예산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됐다.
 
4)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의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관련 예산이 2026년 2,333억 1,200만 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도 2,264억 1,200만 원 대비 69억 원(3.0%) 증가한 규모다.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 도입보조를 비롯해 이동편의 실태조사, 홍보사업, 증진계획 수립 등 일부 항목이 신규 또는 확대 편성되며 교통약자 이동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이 전반적으로 보강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교통약자 장거리 이동지원 사업 예산은 2026년 4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5천만 원 증액됐다. 해당 사업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광역 간 이동권 보장을 목적으로, 시외·고속·전세버스 개조 비용과 버스승강장 개선 비용 등을 지원해 왔다. 2026년 증액분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승·하차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승강장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시외·고속버스 도입은 2019년 시범사업 이후 추가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좌석 수 감소와 운행시간 증가에 따른 운송업체의 부담 등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에는 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운송업체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제도적·재정적 여건을 함께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순증된 예산을 살펴보면,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은 5년 주기로 수립되는 법정 계획으로, 올해 해당 주기에 맞춰 예산이 편성됐다. 교통약자 홍보사업은 올해 신규로 도입된 사업으로,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과 저상버스 예외노선 적정성 현장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 과정이 비장애인들에게 지연으로 인식되며 부정적인 시선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사업은 이러한 인식을 완화하고 교통약자의 이동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5) 문화체육관광부
 
 
2026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장애 관련 예산은 1,852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9.4% 증가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운영, 장애 예술인 지원, 장애인 생활체육 및 전문체육 지원 등 문화·체육 영역을 중심으로 예산이 확대되며, 장애인의 문화 향유와 체육 참여 기반을 보강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세부항목별로는 국립장애인도서관 운영 예산이 전년 대비 0.5% 소폭 증액됐다. 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관의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는 한편, 향후 국립장애인도서관 신축 건립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므로 접근가능한 정보환경 조성에 대한 기대도 이어진다.
 
또한 무장애 관광환경조성사업에 해당되는 관광인프라 조성 사업은 예년 대비 25% 증액되었다. 올해는 서귀포 무장애 관광시설 정비 등을 위해 약 8억 원이 편성되었다. 이밖에도 무장애 관광지 조성을 위한 예산은 본 사업 예산 말고도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비 일환으로 2015년도부터 열린관광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열린관광지는 182개소에 이른다.
 
체육 분야에서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중심으로 예산 확대가 두드러졌다. 장애인체육단체 운영지원 예산은 5.3% 증가했으며,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은 14.9%, 장애인 전문체육 및 국제체육 지원은 12.4% 늘어났다. 이는 장애인의 일상적 체육 참여를 확대하는 동시에, 전국·국제대회 참여 여건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장애인 생활체육 분야에서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및 관리사업과 관련한 인건비 조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증액이 이뤄졌고, 전문체육 분야에서는 장애인 전국체전과 국제대회 지원 예산이 현실화되며 개최지 여건과 운영 비용을 고려한 보완이 반영됐다.
 
이와 함께 태권도 진흥사업 중 일부는 장애인 태권도 발전과 패럴림픽 정식 종목 유지를 위해 증액됐으며, 신기술 융합콘텐츠 산업 예산에는 촉각·센서 등 신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의 문화·여가 활동 접근성을 높이는 ‘장애인 대상 신기술융합콘텐츠 제작지원 사업(드림존 조성)’이 포함돼, 장애인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관련 산업의 신시장 창출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또한 영화발전기금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의 영화향유권을 강화하기 위한 ‘한글자막 및 화면해설 제작 지원’ 예산과 ‘가치봄 관람 활성화 지원’ 예산을 신규로 반영하기 위해 예년보다 2억 5,800만원을 증액하였다. 이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여러 장애인단체들이 시·청각장애인의 영화향유권 보장을 위해 오랜 법정대응과 제도개선 요구를 이어온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예산 반영으로 접근가능한 영화 콘텐츠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에는 제작 지원에 그치지 않고 영화 상영 환경과 유통 전반까지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논의도 이어질 필요가 있다.
 
6) 법무부
 
 
2026년도 법무부의 장애인 및 사회적 약자 관련 예산은 978억 2,500만 원으로, 전년도 987억 4,900만 원 대비 0.9% 감소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진술조력인 양성 및 배치 예산은 1.3% 증가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의 수사·재판 과정 참여를 계속 지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수사 예산도 2.3% 늘어나, 수사 단계에서의 보호 장치가 일부 강화됐다.
 
특히 치료감호 예산은 17.4% 증가해 이번 법무부 장애 관련 예산안에서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치료감호 대상자의 관리·치료 수요를 반영한 조정으로, 관련 시설 운영과 치료 환경 개선을 고려한 증액으로 해석된다.
 
또한 법무부는 개인 일상 모델 기반 일탈탐지 AI전자감독 기술개발을 위한 ‘재범징후선제적감지및대응력강화기술연구개발사업(R&D)’을 예년보다 10억 원 증액해 30억 원으로 편성했다. 치료감호소에서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AI기반 행동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발달장애가 있는 피치료감호자가 자해·난동 등 공격적이거나 이상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의료진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선제적으로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은 <함께걸음> 410호 보도를 통해 드러났듯이 발달장애인의 일상적 행동을 ‘이상’이나 ‘위험’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고, 당사자의 동의와 통제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인 영상·행동 데이터 수집이 이뤄질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와 감시 강화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과 법률구조 예산은 각각 10.0%, 2.8% 감소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법률 지원 서비스의 접근성과 지원 범위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는다.
 
7) 교육부 
 
 
교육부 내 장애 관련 예산은 보편적인 학교 운영 예산안에 통합교육 등과 관련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별도로 분리하여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특수교육과 평생교육 중심으로 파악했을 때 장애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장애인 교육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63.7%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액을 기록했다. 주요 내역사업인 ‘장애아 교육지원’ 예산은 118억 9,500만 원으로, 전년 본예산 대비 8억 9,200만 원 증액됐다. 해당 사업은 국립특수학교(급)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특수교육 지원인력과 교육비를 지원해, 원활한 교육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의무․무상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국립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내 생활관 운영을 위한 예산도 보강됐다. 생활지도원 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예산이 별도로 편성돼 있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8억 8,000만 원이 증액되며 장애학생의 생활·학습 환경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특수교육 내실화 지원 예산은 13.1% 감소했고,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 운영 예산도 2.8% 줄었다. 이는 일부 사업 구조 조정과 집행 여건을 반영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평생교육과 성인 장애인의 학습권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정책과 예산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8)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 소관 장애 관련 예산은 약 94억 원으로 편성돼, 전년도 대비 54.0% 증가했다.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과 정서·행동 장애 청소년을 위한 치료·재활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인신매매방지 및 피해자지원’ 예산은 5억 3,300만 원으로, 전년도 4억 100만 원 대비 1억 3,200만 원(32.9%) 증액됐다. 성매매·성착취·노동착취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인신매매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고려한 증액으로, 상담·신고 접수·구조 지원비 지급 등을 포함한 피해자 지원 체계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2023년 1월 관련 법 시행 이후 지역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단 한 곳도 설치되지 못한 상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업무 부담과 전담 인력·수행기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지자체 참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는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한시적으로 인신매매등사례판정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 확인서 발급과 지원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
 
특히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의 실질적 전담인력이 4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국 단위의 인신매매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피해자를 신속히 발견·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청소년치료재활센터’ 사업 예산은 88억 7,300만 원으로, 전년도 57억 600만 원 대비 31억 6,700만 원(55.5%) 증액됐다. 이는 지방에 거주하는 정서·행동 장애 청소년의 치유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상시 전문 치유기관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로, 치료·재활 인프라 강화에 정책적 무게가 실렸다.
 
9)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의 장애 관련 예산 지출은 ‘한센병환자관리지원’ 사업(129억)으로 전년(116억) 대비 13억 원 증액되었다. 해당 사업의 수혜자 중 75.1% 이상이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본 사업은 한센병 환자의 조기발견과 재활치료, 생계지원 등 의료 및 복지지원을 통한 사회 복귀를 도모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사업 주요 증액 내역은 근무자 인건비 증액과 한센병환자 대상 이동검진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장애 관련 예산은 장애인 창업과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장애인기업육성’ 사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약 30억 원 증액된 136억 원이 편성됐다. 특히 올해는 ‘업무지원인 서비스’(17억 8,000만 원)와 ‘장애인기업가 역량강화센터’(10억 원)가 신규 내역사업으로 반영되며, 직원 없이 혼자 기업을 운영하는 1인 중증장애경제인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업무지원인 서비스는 「장애인기업활동 촉진법」에 근거해 1인 중증장애경제인에게 경영 실무를 지원할 인력을 파견하는 제도로, 그동안 근로지원인 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장애인 ‘사업주’의 제도적 공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신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1인 중증장애경제인의 실제 수요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유사 사업의 과거 지원 비율을 적용해 예산 규모가 산출됐다는 한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등에서 지적되고 있다. 향후에는 현장 수요에 기반한 지원 규모 조정과 함께,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면밀한 운영 평가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
 
1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붜에는 청각․언어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영성(수어), 문자, 음성 등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통신중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외계층 통신접근권 보장 사업’예산이 전년 대비 동일한 32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
 
총평
2026년도 장애 관련 예산은 정부의 재정건전성 회복 기조 속에서도 전년 대비 증가하며, 장애 정책이 일정한 정책 우선순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보건복지, 고용, 이동, 문화·체육 등 일상과 밀접한 영역을 중심으로 예산이 확충되면서, 장애인의 삶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한 기반은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특히 한동안 감소 추세를 보였던 여성가족부의 장애 관련 예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지점이다.
 
한편, 이번 예산의 또 다른 특징은 ‘AI·디지털 전환’이 장애 정책의 신규 축으로 본격 등장했다는 점이다. AI 기반 상담·위기감지, 스마트홈 돌봄, 복지시설 업무 디지털화, 치료감호 영역의 행동분석 시스템 등 AI 기술을 활용한 시범사업이 다수 편성되며, 복지와 관리의 방식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돌봄 공백을 보완하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지만, 동시에 당사자의 일상과 신체·행동 데이터가 정책 관리의 대상이 되는 만큼 동의 절차, 통제권 보장, 오탐에 따른 인권 침해 방지 등 권리 보호 기준이 명확히 병행되어야 할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또 예산의 확대가 곧 권리의 확대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늘어난 서비스들과 정책이 당사자의 선택권을 실제로 넓히는지, 아니면 사업 단위의 확장에 머무는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정부가 추구하는 수요자 중심 체계는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선택의 권리가 잘 보장되기 위한 서비스 다양성, 품질 관리 등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서비스 확대와 시스템 고도화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도, 의료·재활, 법률구조, 일부 교육·평생학습 분야 등의 영역에서는 예산 감액 또는 정체가 확인된다. 총액이 늘었음에도, 장애인의 삶 전반을 균형 있게 떠받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2026년,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변화와 도약을 상징하는 한 해가 시작됐다. 경기 둔화와 재정 긴축, 정국 불안 등 여러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강조해 온 ‘민생 안정과 약자 보호’의 약속이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부처가 지혜를 모아 기술과 제도가 장애인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2026년이 장애인의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6년도 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장애인 당사자 및 관련 종사자들에게 달라지는 내용을 표로 정리한다. 
 
작성자글.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