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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중심계획(PCP)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하자

개인예산제도 기획연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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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계획을 보는 미경 씨(사진. 조은지 기자)

정상화로부터 시작된 사람중심계획 철학

1970년도 미국에서 대규모 수용시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인간적인 행태들이 폭로되면서, 장애인들도 지역사회 안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러한 운동의 중심에는 ‘정상화’의 철학과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정상화’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양식과 조건을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평범한 삶을 위한 조건에 가깝게 만들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1960년대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인의 비정상적인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시작됐다. 각 나라마다 사용되는 용어들은 학자들의 학술적인 연구 방향에 따라 다르지만, ‘정상화’가 강조하고 있는 ‘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정상적인 발달경험’, ‘인생주기에서의 선택의 자유’, ‘이웃과 같이하는 정상적인 가정에서의 삶’, ‘지역사회에 통합되는 삶을 강조하고 시설 집중화에 반대’와 같은 공통적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당사자의 선택과 선호가 중심이 되는 사람중심계획

사람중심계획(Person Centered Planning: PCP)은 ‘정상화’의 원리와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도구로써, 1980년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의 개별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현재 약 20개 정도의 다양한 PCP도구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개별 프로그램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문자로 작성돼야 하며, 당사자 및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함께 당사자의 장점, 선호, 능력을 찾아 당사자의 미래 계획을 세운다. 또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당사자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단계별로 살피고(목표, 목적) 누가, 어떠한 지원을 언제 어떻게 할 것(책임)인지를 통해 당사자에 의한, 당사자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PCP 실천가들은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들이 중심이 돼 계획을 세우고 참여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통해 지역사회 통합이나 삶의 질 향상이 더욱 더 잘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첫째, 자신이 스스로 희망하는 꿈이나 소망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이 세워질 경우, 계획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다. 둘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다. 셋째,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지원, 변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익하다. 넷째,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계획이 통제나 지시를 통한 계획보다 효과적이다.

 

사람중심계획 도구 PATH와 MAPS

현재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람중심도구로는 PATH와 MAPS가 있다. PATH는 Planning Alternative Tomorrow with Hope의 약자로 희망적인 미래계획을 세워보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PATH는 장애인 당사자가 문제에 집중하고 있거나 부정적인 현실에 직면해서 미래 비전을 세우는 것에 대한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PATH는 계획과정을 통해, 당사자는 물론 당사자를 지원하기 위해 모인 지원자들이 방향에 대한 변화를 찾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꿈이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사자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되도록 많은 지원자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PATH는 8가지 진행과정(①꿈 만져보기, ②가능하고 긍정적인 계획 세우기, ③현재 상황 알아보기, ④지원자 등록시키기, ⑤강점 찾기, ⑥6개월 계획 세우기, ⑦한 달 계획 세우기, ⑧2~3일 안에 할 수 있는 첫 발걸음 계획 세우기)을 가지고 있으며, 진행자조력자(Facilitator)와 그래픽조력자(Graphic Person)가 꼭 필요하다.

MAPS는 Making Action Plan의 약자로 장애아동을 일반 학급에 통합시키기 위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특정대상이 아닌 MAPS 계획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활용 되고 있다. MAPS는 PATH처럼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꿈이나, 계획을 강조하진 않는다. 당사자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을 통해 얻어진 재능을 발견하고 그러한 재능이 함께하고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의미롭게 쓰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탐색하게 된다. PATH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 속에서 재능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가족을 가지고 있거나 많은 지원자들이 있을 경우 유용하다.

MAPS는 6가지 진행과정(①스토리 듣기, ②꿈과 이상 이야기하기, ③피하고 싶은 미래 이야기하기, ④재능과 기여 이야기하기, ⑤기여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보기, ⑥실행계획 세우기)을 통해 세워진다.

사람중심계획은 당사자 스스로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알맞은 지원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접근이다. 또한 당사자가 계획의 전과정에 참여하고 새로운 의견에 대해 주도적으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계획이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의 위치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한다. PCP 계획과 실행을 통해 확보된 당사자의 존엄성은 지역사회 안에서 일상을 누리고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많은 조직에서 PCP의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PCP는 장애당사자의 선호를 인정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시설중심이나 서비스중심의 지원체계 안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발달장애인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 PCP의 활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면, 당사자들의 변화를 만들기에 앞서 조직의 변화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작성자글. 김희정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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