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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위한 독일의 국가기본계획

독일의 UN CRPD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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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구체적 정책 가이드라인을 가져오며 당시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종합 정책이 부재했던 독일에 국가기본계획(Nationaler Aktionsplan, 이하 NAP)을 수립할 계기를 마련했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장애인협회들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비준 과정에서부터 연방 정부에게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위한 종합 대책으로써 국가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주정부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에서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선택의정서 비준으로 독일 내 효력이 발생한 후인 2009년 9월 장애인보고서에 즈음한 입장문에서 연방 정부에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대표자들과 주정부들의 연계 하에 국가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실질적으로 연방 정부의 공약 실천 사항 역할을 하는 제17대 연정협정(Koalitionsvertrag)에서 국가기본계획(NAP)을 연방 정부의 중요한 정책으로 합의했다. 이로써 독일은 아래로부터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회 전 영역에서의 inclusion(인클루젼)이라는 비전을 담은 국가기본계획을 수립한다. 2011년부터 제1기 국가기본계획(NAP 1.0) 이행에 착수하고 2013·2014년 평가를 거쳐, 2014~2016년까지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제2기 국가기본계획(NAP 2.0)을 수립했고, 2016년 6월 연방 내각의 의결 후 실행하고 있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은 2018년 중간 평가에 해당하는 중간보고서 제출을 통해 실행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핵심 의제들을 명확히 해 후반기 사업들에 매진하고 있다.

 

제1기 국가기본계획의 수립과 실행

제1기 국가기본계획은 2010년부터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의 참여하에 설계되고 이 참여 과정의 결과에서부터 나왔다. 추진 기구가 설치된 연방노동사회복지부 (Bundesministerium für Arbeit und Soziales, BMAS)는 국가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2010년 2월과 4월 사이 장애를 가진 당사자는 물론, 유관 부처와 기관 그리고 주정부와 시민사회 등과 수차례 준비 회의를 했다. 그중 국가기본계획의 구조와 실행 분야에 대한 내용과 실행 분야를 초월한 주제들에 관해서는 장애인협회들과 공동으로 2010년 3월 워크숍을 통해 토론하면서 설계를 구체적으로 진전시켜 나갔다. 논의가 구체화 됨에 따라 좀 더 확대된 형태의 논의 구조가 요구됐고 연방노동사회복지부는 2010년 6월과 11월에 각각 300명 이상의 장애를 가진 당사자, 주정부 관계자, 시민사회 관계자, 유관 부처들의 참가하에 국가기본계획에 대한 기존의 논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포럼 형태의 회의를 개최해 각 실행 분야를 관통하는 비전과 목표 그리고 핵심 의제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최종적으로 2011년 봄 국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위원회와 장애인협회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주정부들의 토론에 의해 국가기본계획의 초안이 설계되고 그해 6월 연방 내각에 의해 심의·의결됐다. 국가기본계획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쉬운 언어’ 버전과, 점자와 수어, 영어 등 ‘장벽 없는 버전’으로도 제공됐다.

국가기본계획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이행을 위한 장기적인 종합정책으로서 1차적으로는 향후 10년간(2021년까지) 진행한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5조부터 제32조까지의 실천 내용을 담고 있는 제1기 국가기본계획은 12개 실행 분야, 총 242개 정책, 그리고 분야를 초월한 주제 관련 7가지 과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12개 실행 분야는 △근로와 고용 △교육 △재활과 돌봄 △아동과 가족 △여성 △노인 △건축과 주거 △이동 △문화와 여가 △지역사회로의 참여 △인격권을 포함한 사생활 보호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다. 분야를 초월한 주제 관련 7개 과제는 △젠더 주류화 △이주민 △장애의 다양성 △장벽 제거(자유로운 접근성) △스스로 결정하는 삶 △활동지원 필요성 △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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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AS, 2014 발제 구성)*이 외에도 연방외교부와 노동청 등 연방 부처와 유관 기관들이 실행 책임을 가지고 다수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

제2기 국가기본계획은 제1기 국가기본계획의 평가 1) , 유엔 장애인권리 전문위원회의 권고 사항, 연방 정부의 참여보고서(Teilhabebericht) 2) , 그리고 2014·2015년에 개최된 대규모 포럼인 ‘Inclusion의 날(Inklusionstage)’을 통한 대중적인 의견 수렴 등을 기반으로 수립됐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에는 기존 12개 실행 분야에 13번째로 ‘의식 함양/인식 개선’이 추가됐다. 총 13개의 실행 분야에 175개 신규 정책과 83개의 제1기 사업을 포함한다. 연방노동사회복지부는 제2기 국가기본계획에서 inclusion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데 가장 우선하는 보편적 원칙으로 세우고, 어디에서 누구와 살지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의 재능과 역량으로 성장하며 자유롭게 선택한 일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강조한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은 장애인평등법 개정과 사회통합부조(Eingliederungshilfe)의 개혁을 포함한 연방참여법(Bundesteilhabegesetz)과 같은 중요한 법의 재개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제1기 국가기본계획과 차이가 있다. 연방노동사회복지부에 의하면 제1기 국가기본계획이 실행되는 동안에 정책은 법제정 상황과 현실 사이에 간극을 메우는 데 중점을 뒀다면, 제2기 국가기본계획은 장애가 있는 사람의 참여 기회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법 재개정을 근본적으로 상정한다.

 

국가기본계획의 평가

2018년 제2기 국가기본계획에 대한 중간보고서가 제출됐다. 중간 평가는 175개의 신규 정책과 제1기 국가기본계획으로부터 이월돼 이행되는 정책 83개다. 이미 제2기 국가기본계획 정책의 61%가 성공적으로 이행됐다. 35%는 현재 진행 중이다. 4% 정도만이 아직 착수되지 못했다. 이미 많은 주정부와 지역, 대학교 그리고 조직과 기업에서 독자적인 기본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며, 비전과 동시에 실천 과제인 inclusion은 지역사회 속에서 핵심적인 실천 의제로 자리잡고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수립과 실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인식된다. 이는 제2기 국가기본계획의 총 258개 정책의 60%에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것에서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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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Work forum on the implementation of the UNCRPD - Bundesministarium fuer Arbeit und Soziales(2016)

모니터링 기구가 설치된 독일국가인권연구소(Deutsches Institut für Menschenrechte)에 따르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은 전 국가적인 책임이며 이것은 유엔 전문위원회의 권고에서도 명확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 신규 정책으로 연방 정부 내에서도 모든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이 관련된 주제를 이행하게 됐다. 이는 ‘장애 주류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인권에 근거한 장애인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전제로 정확한 데이터를 꼽고 있다. 실효성 있는 국가기본계획을 마련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기 국가기본계획은 각 실행 분야마다 연방참여보고서(Teilhabebericht)의 데이터와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생산됐다는 데에서 높이 평가된다.

 

1) 제1기 국가기본계획에 대한 평가는 2013년과 2014년 전문 적인 평가 기관인 프로그노즈(Prognos)를 통해 진행했다. 

2)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지역사회의 모든 삶의 영역에 서 inclusion이 관철되는지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는 연방 차원의 실태조사로 2013년과 2016년에 실시됐다. 

 

작성자이명희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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