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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주인 되는 잡지를 위해

 작년 10월쯤, 전철 안에서 누가 보고서 선반 위에 얹어둔 "장애인복지신문"을 펼쳐 본 것이 "함께걸음"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을 졸업하고서 3년 간은 참 많이도 헤맨 기간이었다. 80년대 중반 정치적인 대학분위기 속에서 아예 공부하곤 담을 쌓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여유도 가지지 못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무엇 무엇을 해야 한다는 당위감을 가지고 이곳저곳 몸을 담은 곳은 많은데 툭툭 튕겨 나오기만 했다. 게다가 결혼까지 했으니 평생 내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자구 초조했다.
 어릴 적 버릇은 못 고친다고 제일 나한테 맞음직은 일은 글을 읽거나 쓰는 일 같았다. 도서관에 가서 잡지책을 뒤지며 기사들을 읽다보니 다시 힘이 빠졌다. 흥미 위주의 글을 쓴다는 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어쨌든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면서도 관심은 온통 그런 데 쏠려 있었다. 어느 날 손에 집힌 장애인복지신문을 보고 놀랐다. 장애우들도 열심히 사는구나! 신문보다는 잡지에 관심이 있었기에 친구를 통해 알아보니 잡지가 있단다. 내용이 좋았다. 한번 가보자!
 그냥 가기가 염치없어서 무얼 싸서 갈까 고민하다 마침 텔레비전에서 한 적이 있는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을 생각해냈다. 그 프로그램은 지체 장애우 정수화씨의 삶을 그린 "비가 오면 비를 맞는다"는 제목의 프로그램이었다. 본 그대로 감상문을 썼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배우고 생활하면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를 꿈꾸며 내 주변의 장애우들을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함께 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말을 덧붙여서.
 어쨌든 이러한 계기로 올 2월부터 함께걸음에 "우리이웃"란을 맡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 쓸까 하는 고민은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미숙하고 거칠은 감도 많다. 그러나 함께걸음 덕분에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명랑해지고 있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이제 조금씩 부담이 되는 것은 아까 내가 한 약속이다.
 하지만 크게 머리 싸맬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옆에 장애우가 있고 장애환경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내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것인데, 장애우 문제는 내 문제의 하나인 것이다.
 머리 속은 이렇게 정리되지만 얼마나 몸이 따라와 줄지는 모르겠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충고를 받게 된다면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독자들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좋은 잡지가 됐으면 좋겠다.

글/오숙민

 

작성자오숙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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