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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소리] 바른 언론을 위해 국민이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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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참다운 민주주의가 이룩되려면, 먼저 모든 국민이 공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접하며 그것을 근거로 각종 사회적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언론은 바로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해 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언론을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사회적 공기"라고 일컫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공공성"은 선거시기에는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민 대다수는 입후보자에 대한 총체적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투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언론 현실은, 언론현실을 만들어내는 법과 제도적 장치는 한마디로 반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파행적인 언론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사례 1, 5공화국 시절의 보도지침 사건>
  5공은 출범 이후 언론기본법을 만들어 언론사통폐합과 함께 언론을 장악했고 기관원을 언론사에 상주시켰으며, 심지어 문공부 홍보조정실을 통해 각 언론사 간부들에게 매일의 보도지침을 시달했다. 학생시위 적군파식 모방으로 쓸 것(85. 11. 18), 국회예산안 날치기통과는 그 책임이 야당에 있다는 식으로 "날치기 통과"라 하지말고 "여 단독처리"라고 쓸 것(85. 12. 2),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보도하지 말 것, 민정당 전당대회에서의 대통령 치사는 1면 톱으로 보도할 것(86. 1. 15)등등.
  이 같은 보도지침은 한 양심적인 기자에 의해 폭로되었다. 당시의 폭압적인 분위기를 감안하면목숨을 건 용감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 기자는 "외교상 국가비밀 누설죄"라는 희한한 죄목으로 차디찬 감옥에 가야 했다.
  정권이 바뀐 지금, 당시 권력의 시녀노릇을 했던 언론은 이 사실에 사죄의 말은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례 2, 5공화국 말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대한보도>
  "북한이 금강산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여 물을 저장했다가 한번에 남쪽으로 홀려 보내면 서울여의도 63빌딩의 절반높이가 물에 잠긴다", "88올림픽을 앞둔 시기에 북한의 이 같은 위협은 파렴치한 짓이며 우리는 이에 대응하여 "평화의 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은 사실 확인은 생략한 채 정부의 일방적 주장만을 확대 보도해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는 한편 2백억 원이 넘는 성금을 거둬 정부에게 주었다. 정권이 바뀌어 수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금강산 댐 건설의 내용이 무엇인지 2백억이 넘는 성금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사실을 보도하고 성금을 거두어들인 장본인인 언론이 침묵으로, 뻔뻔한 직무유기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례 3, 92년 5월 민자당 전당대회에 관한 보도>
  지난 5월 19일 민자당 전당대회와 관련 KBS와 MBC는 낮 시간대에 스포츠중계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한 뒤 방송 도중 민자당 전당대회를 기습적으로 생중계 하였다. 또 이날 저녁 뉴스시간에는 KBS의 경우 김영삼 후보에 대해20여분에 걸쳐 대담식 인터뷰와 함께 87년 수영만 유세 당시 TV에 보도되었던 자료화면 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모인 자료화면을 내보냈고, MBC의 경우에는 김영삼 후보의 경력소개와 함께 83년 김 후보의 단식장면을 내보냈다. 민주·국민당의 경우에 비해 이것은 일방적인 정부 여당 편들기 보도였다. 이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직접적인 국민의 항의에 언론은 또 침묵하고 있다.

<사례 4, MBC노조 파업에 대한 보도>
  MBC 노조가 파업 중이다. 사측에 대한 노조의 요구는 첫째 공정방송 관련 조항 관철, 둘째 해고자 복직 그리고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인상철회 등이다. 공정방송 관련 조항의 관철은실국장 임명에 대한 조합원들의 최소한의 동의를 의미한다. 이는 이미 89년 MBC 노사 양측이 합의한 사항이며 다른 언론사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해고자 복직 문제는 MBC노조 전위원장 안성일 기자와 전 사무국장 김평호 PD의 원상회복 문제다. 이들은 우루과이 라운드의 농촌개방으로 인한 농촌의 피폐화를 내용으로 한 PD수첩 "그래도 농촌 포기할 수 없다"는 프로그램이 최창봉 사장의 일방적인 방영중지 지시로 불방된 데 항의하다 "위계질서 문란"의 이유로 해고되었다. 그리고 일방적 임금인상철회는 단체협상 도중,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5% 인상한 채 협상을 중지한 데 대한노조의 대화와 협상 요구다.
  이러한 MBC 노조의 주장에 대해 MBC 경영진은 노조의 대화요구를 묵살한 채 마치노조가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한 듯, 배후불순세력의 조정으로 파업한 듯 거액의 돈을 들여 왜곡 선전하는 한편 노조 간부를 검찰에 고발, 7명을 구속시키는 비상식적 태도를 보였다.  M8C노조에 대해 타 언론은 한술 더 떠서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는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였다.
  침묵, 침묵, 그리고 또 침묵.
  이들 사례에서 보듯 우리의 언론은 치유 불가능한 중증의 병을 앓고 있다. 수많은 장애인 형제들이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구조의 벽을 혼신의 노력으로 허물어가며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반해 우리의 언론은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이 그저 권력과 자본의 지시에 꼭두각시처럼 따르고 있는 것이다. 치유 불가능한 장애상태에 놓여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언론이라는 인식이다.
  언론의 장애증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문과 방송을 포함한 모든 언론기구와 언론매체는 "언론상품"이기 이전에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확대시켜 주기 위한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을 선행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언론은 역사적으로 정치권력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도구로 또는 언론자본의 이윤확대를 위한 도구로서만 그 기능을 담당해 왔다.
  따라서 이제는 언론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서 파행적인 언론구조와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오랜 장애증상을 바로잡아 "국민의 뜻을 좇는 언론"이 되어 제구실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올바른 언론을 위해 국민이 나설 때다. 

작성자유종순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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