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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연중기획 장애우와 함께하는 삶의 공간(2)]지하철,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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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 분석
정도 6백년을 자랑하며 세계 속의 국제도시로 자라나는 서울의 땅 밑 현실, 장애우의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서울 지하철의 그 불평등의 발전(?)을 되집어 본다.
박옥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 이성재)와 녹색교통운동(운영위원장 정윤광)은 장애우, 노인, 어린이 등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함께걸음 시민대행진’ 사업의 일환으로 3월 23일부터 20일간 서울 지역의 1기 지하철 95개 역사에 관한 장애우편의시설 설치여부에 관한 시태조사를 실시했다.
 연인원 약 2백여 명이 동원된 이번 조사는 1호선 9개, 2호선 34개, 3호선 15개, 4호선 19개 그리고 철도청 관할 18개 역사 등 총 95개 역사에 대해 아침 6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2인 1조로 조사대상역에 관해 현장조사와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엘리베이터, 학여울역 단 한곳밖에 없어 장애우 지하철 이용 가능한 역은 전체의 21%뿐>
 이 조사에서 장애우가 가장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은 계단으로 지적됐다. 지하철·전철 역사 내의 대부분의 계단은 가파르고 유도블럭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우를 비롯한 어린이, 노인, 임산부등이 이용하기에 적절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은 장애우나 노인의 지하철 이용을 제한하는 최초의 관문(?)이자 가장 불편한 시설로 손꼽히고 있는데 현재 운행중인 134개 서울 지하철 전체 역사 중 유일하게 엘리베이터 시설을 갖춘 학여울과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27개 역을 포함해 장애우의 지하철 이용이 그나마 가능한 역은 전체 역사의 21%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24개 역사에 141개가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역시 주로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또는 환승역의 경우 승강장에서 승강장까지 연결하는 지점에만 설치돼 있을 뿐 아니라 출·퇴근시간에만 운행되고 있어 장애우의 지하철 이용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고정형 휠체어리프트는 종합운동장역과 을지로입구역, 학여울역의 세 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나마 종합운동장역의 휠체어리프트는 고장 나 있었다. 또한 휠체어리프트를 운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안내요원이 없고, 있어도 운행방법을 알지 못하는데다 호출기로 불러도 업무가 과중한 역무원들이 빨리 나올 수 없어 이용이 불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부터 환승역을 중심으로 10여개의 역사에 20대가 설치된 이동형 휠체어리프트의 경우 8시간을 충전해야 30분 정도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불편할 뿐 아니라 경사가 심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위험을 안고 있는데다 호출 후 20분 이상 걸릴 정도로 속도가 느려 장애우 편의시설로서 가치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각장애우나 지체장애우가 계단을 이용하여 지상에서 대합실로 내려가는 계단에 손잡이가 없는 곳이 10%에 달하고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계단에도 약 8%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에 꼭 있어야 할 시각장애우용 유도블럭은 2호선 합정역사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계단과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도 늘 이용해야 하는 대합실의 편의시설 현황 역시 계단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역사가 매표소의 위치 등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특히 합정역을 제외한 모든 역에 매표소까지 유도블럭과 점자안내도가 없어 시각장애우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2>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입구에서 매표소까지 거리가 최소 5m에서부터, 지하 2층에 매표소가 있는 경복궁역의 경우처럼 70m가 넘는 곳이 1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우 뿐 아니라 일반시민의 경우도 매표소를 찾기 힘들었다.
 조사대상 역사의 대부분은 1~2개의 매표소가 가동중이었으며 자동발매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주자 고장이 날 뿐 아니라, 자동 발매기의 위치가 높고, 시각장애우를 위해 행선지와 요금을 확인할 수 있는 점자 표시가 없었다. 또한 기존의 자동발매기는 현금투입구와 행선지 버튼 등이 130cm 이상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우와 어린이가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높았으나 새롭게 설치된 자동발매기는 130cm정도 높이로 장애우나 어린이의 이용이 가능했다.

<표 1>계단과 관련한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현황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 1994. 4. 15 현재)


<쇠사슬에 묶인 비상 개찰구, 장애우 접근 봉쇄>
 한편 일반개찰구는 폭이 50cm 정도밖에 안될 뿐 아니라 가로막대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탄 채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비상개찰구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조사 대상 95개 개찰구 가운데 7곳에 비상 개찰구가 없었으며 70여개 비상개찰구 가운데 자동으로 되어 있는 곳은 25곳에 불과해 이용할 때마다 일일이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더욱이 94개 개찰구 가운데 안내원이 항상 있는곳은 19개 (20.0%) 역사에 불과했으며 호출을 해야 하는 곳이 41개(43.2%), 아예 안내원이 없거나 불러도 오지 않는 곳이 34개(35.8%)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용산역과 영등포역 그리고 시청역처럼 일부 역은 비상개찰구를 쇠사슬로 묶어 놓아 아예 이용할 수조차 없는 곳도 있었다.

<화장실 가기 위한 점자안내도, 유도블럭 설치 안돼 있어>
 장애우가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대합실에 들어가기도 힘든 현실 속에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의 설치 문제를 논하는 것은 얼핏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장애인 전용 전화기 설치여부에 관한 논의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장애우용 화장실과 전화기의 설치는 공공시설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표 2> 계단에서 매표소까지 거리

 

서울 특별시지하철공사가 올 4월 발표한 화장실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시지하철공사소속 113개 역 가운데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19곳(17%), 세면기가 설치된 곳은 6곳 (5%)에 불과할 뿐 아니라 대부분 외곽지역이나 개찰구 안에 있어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신도림역 (철도청 소속)의 경우 화장실 턱이 약 20cm나 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계단 폭이 40cm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화장실이 실내에서 휠체어가 회전할 수 있는 최소공간 반경 150cm에 미치지 못해 휠체어가 들어갈 돌릴 수 없는 구조였으며 화장실을 가기 위한 점자안내도나 유도블럭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우 이동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화장실 계단·턱


<표 4> 승강장 장애인 안전시설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 1994. 4. 15 현재)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넓어 위험>
 승강장의 경우 열차의 출입이 빈번한 곳이라 바닥이 미끄럽거나 울퉁불퉁해 장애우가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경우 큰 사고가 날 우려가 있는데 전체 반 이상의 승강장 바닥이 미끄럽거나 울퉁불퉁한 것으로 밝혀져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승강장의 광고판이 너무 크고 밝아 일반 안내판의 내용 식별이 어려웠는데 외국의 경우 승강장의 조명을 밝게 하고, 광고판의 조명도 없애고, 안내 표지판에 조명을 넣어 이용객의 편의를 돕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승강장애 추락 방지용 난간 설치가 되어 있고 (91%), 접근금지 표지가 되어 있었으나 (84.1%) 유도블럭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82.4%) 시각장애우는 추락위험에 노출돼 있었으며 안내 요원이 정해진 시간 (23.6%)에만 있거나 없는 경우 (65.1%)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역이 도시철도 건설기준 5cm(1호선은 7.5cm)보다 넓어 발이 빠질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동대문역의 경우 넓이가 22cm나 돼 발은 물론 휠체어 바퀴가 빠져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승강장과 전동차의 높이가 서로 다른 경우도 많았는데 용산역의 경우 전동차가 승강장보다 17cm 높았으며 서울역(4호선)의 경우 12cm, 길음역의 경우 5cm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 이용시 발이 걸리는 등 위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 5> 승강대와 전동차 사이 간격


 한편 역과 역 사이를 연결하는 환승로의 경우 역시 유도블럭과 점자안내도가 없었으며 곳곳에 계단이 철치 돼 장애우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환승역과 역 사이의 거리가 5분을 초과하는 역사가 23% 될 정도로 불필요하게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성자박옥순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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