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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영세민과 함께, 장애우와 함께

대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본문

<컴퓨터는 내 친구>

 대구시 월성동에 살고 있는 척수장애우 최정환(41)씨는 요즘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최정환씨는 봉제회사에서 제단일을 하다가 1980년도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척수에 손상을 입어 허리를 제대로 못쓰고 거동조차 힘들어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27살의 패기만만한 나이에 장애를 입게 된 그는 봄이 오면 낫겠지, 낫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티었고, 그렇게 십수 년을 흘려보내며 어쩔 수 없이 중도장애우라는 것을 인식해야 했다. 생활보호대상자 1급 대상인 최씨는 차량이나 목욕, 이발 등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집 근처 복지관의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최씨는 몇 년 전 한 자원 활동자의 도움으로 컴퓨터를 구입, 독학으로 기능을 익히면서 컴퓨터의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고 또 집에만 있어야 하는 장애우들에게 컴퓨터는 사람 이상의 친구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특히 요즘은 통신을 통한 교신으로 말벗까지 얻을 수 있어 장애우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정환씨는 월성종합사회복지관의 남창현 과장으로부터 ‘컴퓨터 교실’을 개설하자는 제안을 받고 초창기에는 강사로 참여한 적이 있다. 그렇게 시작된 월성복지관 ‘장애우 무료 컴퓨터 교실’은 아주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는 않지만 다른 어떠한 프로그램보다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월성복지관은 처음에는 2층이었던 컴퓨터실을 휠체어장애우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1층으로 옮기고, 강사로 자원 활동자를 이용하여 매일 1시간 이상씩 교육하고 있다.

<영세민 자립 위한 프로그램에 주력>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에 있는 월성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종만)은 대구지역 총 13개의 종합사회복지관 중에서도 영세민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월성 3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영세민 가정이 1천 4백 82세대, 그 중 11.5%인 장애우 가정은 1백 71세대에 이른다.

 월성복지관은 영세민 아파트단지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청소년이나 장애우,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으로 대구지역에서 평판이 나 있다. 그 중 하나가 ‘영세민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 및 교육사업’. 이 사업의 주 내용은 양재, 홈패션, 미용, 의류수선, 피부 관리, 포장 기술 등이다.

 “교과목이 다소 구식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좀 색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각 직종의 전문적인 기능을 철저히 익혀 커튼사, 피부 관리사, 컷트 전문가 등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단순히 배워서 썩히는 직업이 아니라 월수입 1백만 원 이상을 보장하는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는 것이죠.”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종만(43) 관장은 “영세민의 자활을 돕는 것이 바로 복지관의 사업방향”이라고 말한다.

 월성복지관의 직업기능훈련 중 미용분야는 실제로 구청으로부터 직업고용촉진 실시 인정기관으로 공인을 받을 정도, 현재 3기까지 배출했는데 총 24명이 기능자격을 얻었고, 피부 관리사 역시 취업률이 매우 높다.
 월성복지관은 지역주민간의 위화감을 해소하는데도 큰 역점을 두고 있다. 영리 위주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주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예나 꽃꽂이, 영어회화 등의 수익성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것들을 적절하게 잘 배치하여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영세민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이 후원은 수강생들의 직접 참여와 동의로 이루어진다.

<직원들에게 해외연수 기회제공 계획도>

 월성복지관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운영 이외에 더욱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복지관 사업이 다소 미시적이고 지엽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직원들인 사회복지사들의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김종만 관장은 “사회복지사들이 폭넓은 안목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직원어학연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소년, 소녀 가장 지원 사업의 하나로 ‘해체 가정 통합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입양의 형태가 아닌 양육만을 담당하는 결연사업과 가정보호위탁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새롭게 시도하는 이 사업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부족한 예산, 장기적인 전망의 부재, 실무경험의 부족 현상 등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복지관이 안고 있는 어려운 실정 가운데서도 영세민, 자애우, 노인 등의 소외계층 및 약자들을 위한 서비스 정신을 잃지 않는 버팀목이 되기를 월성복지관에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 것 같다.

작성자김주연 (대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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