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용 의원 흉기에 찔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이철용 의원 흉기에 찔려...

정치테러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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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마하지 마’>

  지난 2월18일 저녁7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병원부근 ‘가을’카페 앞길에서 이철용(44.서울 도봉을 무소속)의원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이 휘두른 칼에 왼쪽 어깨와 팔을 찔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고 이 병원 116호실에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가을 카페에서 친구 여운교수(한양여전 응용미술과)와 만나기로 해 그리로 가는 도중 갑자기 왼쪽 어깨가 뜨끔해 뒤를 돌아보니 도리우찌(맹꽁이) 모자를 눌러 쓴 30대 중반의 남자가 재차 왼쪽 팔을 찌르면서 ‘출마하지 마’라고 말하며 달려들어 카페로 뛰어 들어가 구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 사건의 성격을 묻는 기자들에게 “범인이 출마와 관련된 말을 한 것으로 미루어 최근 내가 받은 협박편지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이 사건이 정치테러일 가능성이 있음을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철용 의원과 김원봉 보좌관 그리고 도봉구 일대에 ‘통합야당을 사수하는 전국연합애국청년회’ 명의의 협박장이 날아든 것은 지난 2월8일. 이들은 ‘배신자 이철용에게 경고한다’는 협박장을 통해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명대로 못 살 줄 알라. 의정활동 잘 했다는 여론만 믿고 폼을 잡다가는 죽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히고 “무소속 출마 운운하는 날엔 즉시 남쪽 칼잡이가 동원되어 너의 전신을 난도질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이 의원의 비리를 밝힌다며 “이철용 배신자는 방배동에 호화빌라, 수유리에 호화주택, 강남에 10층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봉구민 앞에서는 가난하게 사는 척하는 간교한 자”이며 “짐승 같은 이철용은 장애자들에게 동정을 사려는 간교한 수법으로 자신의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려 장애자처럼 행세하며 절룩거리고 다니는 악랄한 자입니다. 전국의 장애자들은 악랄한 이자의 수법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합니다”라는 등20여 가지에 달하는 소위 비리를 폭로했다.

  협박편지를 받은 이철용 의원은 2월11일 ‘괴문서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통해 “지난 4년의 임기동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느라 노력하였을 뿐 아니라 한쪽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임기동안 더욱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다”고 밝히고 “이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하고 깨끗한 정치가 발붙여야 할 이 나라의 정치풍토 조성을 위해서도 터무니없는 협박과 흑색선전은 당장 중단되어야 할 뿐 아니라 정치문화 발전에 정면 도전하는 이러한 괴문서의 작성자와 그 배후세력 및 그들의 반사회적 작태에 대해 수사기관은 즉시 범인을 색출해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를 막아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찰의 자작극 유도(?)>


  한편 이날 저녁부터 이철용 의원의 피습 사실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수사를 담당한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괴문서에 대 한 수사를 하고 있는 종암경찰서와 공조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부관계자는 “왜 하필 우리 관내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귀찮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저녁 60여명의 형사들을 사건 현장 부근에 집중 배치했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후부터 각 언론에 이 사건이 ‘또 다른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사건의 성격을 변질시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문의 보도태도도 바뀌기 시작해 19일 오전에 나온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는 이 사건이 ‘정치테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으나 이날 오후부터는 각각 ‘정치테러’와 함께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혀 이 사건이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경찰은 ‘초저녁인데도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고 상처가 크지 않으며(중앙 2.19) ‘이 의원의 진술 중 불분명한 점이 있고 목격자가 없음(동아 2.19)’을 들어 이 사건이 자작극일 가능성도 있음을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경찰의 이러한 수사태도에 대해 “사건발생 하루도 되기 전에 또 다른 가능성 운운하는 것은 경찰 자신의 무능력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2월초 이미 경찰에 협박편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음에도 형식적으로 처리해 결국 이런 사태를 빚고 말았다”고 경찰의 안이한 수사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혼탁한 정치현실 드러낸 사건>


  이 사건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테러까지 하기에는 동기가 불분명하지 않느냐”거나 아예 “누가 했던 간에 결국 범인을 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체로 부정적인 대답을 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리 그렇더라도 경찰에서 수사를 시작한지 하루도 안 돼 자작극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스스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저버린 것”이라고 경찰의 수사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철용 의원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 의원은 저돌적이고 직선적이지 그렇게 음모적인 사람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경찰의 보다 광범위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사건발생 다음날인 2월19일 ‘전국연합애국청년회’는 또다시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는 협박편지를 보내 “편지를 받았다고 유인물을 작성, 서울지역에 살포한 너의 괘씸한 행동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면서 재차 ‘출마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에서 정호용 전 의원에 대한 개인택시의 미행 그리고 구리 지역에서 출마를 결정했던 이주일 씨의 돌연한 출국 등 ‘정치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지 만 범인이 잡혔다거나 배후 세력이 밝혀진 경우 또한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흑색선전과 테러가 난무하는 등 마치 50년대 자유당시절의 무법천지를 연상케 하는 이번 사건은 3당 야합으로 이미 도덕성을 잃어버린 정권의 공작정치, 날로 갈등이 심해져 이제는 도저히 메울 길이 없어 폭발일보 직전에 이른 지역감정 등 혼탁한 정치문화를 여실히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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